최근 테슬라가 올해 안에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공개하겠다고 한 뒤,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GIST에서도 올해 말 자율주행 순찰차와 무인택배 배달차를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자율주행에 쓰이는 라이다 기술의 필요성을 두고 라이다가 필요없다는 ‘테슬라 진영’과 라이다가 필요하다는 ‘반테슬라 진영’이 대립하고 있다. <지스트신문>에서는 라이다가 무엇인지, 왜 이러한 논란이 생겼는지 다룬다.
라이다는 무엇인가?
라이다는 1960년 대기 관측 용도로 만들어진 센서다. 그러다 2005년 벨로다인의 라이다를 부착한 자율주행차가 다르파(DARPA) 자율주행 대회¹에서 우승한 이후 자율주행차에 쓰이기 시작했다.
라이다는 레이더와 같은 원리로 동작한다. 레이더와 라이다는 기본적으로 물체에 전자기파를 쏜 뒤 그 반사파를 분석해 물체와의 거리, 속도 등을 파악한다.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와 달리 라이다는 레이저를 쓰기 때문에 해상도가 더 높다.
레이저의 파장은 적외선, 가시광선 등 다양하지만 자율주행에서는 505nm, 1550nm 정도의 적외선을 주로 사용한다. 레이저는 단색성과 직진성을 가지고 있어 적외선을 그대로 이용했을 때보다 대기에 흡수되는 정도가 덜하다.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3D 인식 센서, 라이다
자율주행은 인식, 판단, 제어의 과정을 따라 진행된다. 각 과정은 인간의 신체 기관에 대응시킬 수 있다. 인식은 눈과 귀, 판단은 뇌, 제어는 팔과 다리에 해당한다. 이때 인식 과정에서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센서를 이용하는데 이 센서에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이 있다.
각 센서는 장단점이 있어 인식 과정에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 해상도는 파장이 짧을수록 높아지므로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순으로 높다. 색 인식은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카메라만 가능하다. 어둠이나 역광 등 환경적 영향에는 카메라가 제일 취약하고 라이다, 레이더 순으로 영향이 적다.
3D 인식은 라이다의 전문분야다. 레이더는 3D 인식이 가능하지만, 해상도가 낮아 대략적인 윤곽만을 감지할 수 있다. 카메라는 3D 인식을 위해 여러 대를 사용해 측정값을 조합해야 한다. 또한, 어둠이나 강한 빛 등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항시적인 3D 인식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두운 날 3D 측정이 필요한 경우 라이다가 필수다.
상용차에 쓰이지 못한 이유는?
이러한 장점에도 기존 자율주행차 업계는 라이다를 선호하지 않았다. 라이다의 비싼 가격과 크고 거추장스러운 외관 때문이었다. 2012년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에 부착된 라이다는 약 8천만원에 달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때 쓰인 구동형 라이다는 위아래로 정렬된 레이저가 수직축 중심으로 도는 방식이므로 데이터와 레이저 개수는 비례한다. 필요한 데이터량만큼 레이저를 설치해야 해서 센서의 크기가 크며 레이저들을 일일이 정렬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것은 연비에 악영향을 끼쳤고 자동차의 미관을 해쳤다.
소형화,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
GIST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라이다 기업 에스오에스랩(SOSLAB)은 라이다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SOSLAB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스캐닝라이다는 빛을 산란시키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거울(MEMS미러)와 다면거울(폴리곤미러)을 활용해 레이저 한 개로도 기존 라이다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표면방출레이저(VCSEL) 방식은 기존 측면방출레이저(EEL) 방식과 달리 반도체 판에서 기판에 수직한 방향으로 레이저를 쏘는 방식이다. VCSEL은 집적도가 높아 소형화와 대량 생산에 유리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현재 SOSLAB을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기업이 라이다에 VCSEL 기술을 적용해 고정형 라이다를 만드는 추세다.
1) 미 국방부 산하 연구 조직에서 주최한, 자율주행차로 사막을 건너는 대회
SOSLAB 정지성 대표이사 인터뷰
라이다 센서를 기반으로 창업하고 센서 연구를 통해 전반기 특허 기술상의 최고상인 세종대왕상을 받은 SOSLAB 대표이사 정지성 동문을 만나 라이다 기술과 창업에 대한 경험과 조언을 들었다.
본인과 회사 소개 부탁드린다.
SOSLAB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0년 GIST에 석사로 입학한 후 창업 휴학만 4년 했다. 현재는 박사 5년 차다.
우리 회사는 주로 자율주행차량에 들어가는 라이다 센서를 개발한다. 배달 로봇, 스마트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둔다. 기전공학부(현 기계공학부) 박사 과정 4명이 함께 2016년 6월 창업해서 GIST 석·박사 출신, 대기업 출신 직원 등을 포함해 50여 명이 같이 일한다.
GIST가 창업에 도움됐던 점
기술기반으로 스타트업을 시도했을 때 GIST는 괜찮은 발판이다. 외부에서 다른 학교에 밀리지 않고 충분한 연구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력도 뛰어나고 주변 인적 인프라가 훌륭하다는 점에서 창업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창업 지원사업의 혜택이 지역마다 분배되므로 수도권보다 광주에서 창업할 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은?
창업을 시작하기 전 외부 투자자에게 먼저 검증받아야 한다. 검증을 통해서 자신의 기술이 시장의 요구에 맞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처음에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창업하다 보니 매출을 내는 데 실패했다. 이후에 외부 투자자에게 시나리오나 데모 영상을 통해 평가받고 이후 방향 전환, 피봇팅 과정을 거치면서 투자 의사를 확인한 후 사업을 시작하니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후배에게 조언이 있다면?
몇몇 학생은 자신이 GIST라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봤자 우물 안이라고 낙담하겠지만 우물 밖으로 나오면 이 우물이 넓었음을 깨달을 것이다. 일부 학생은 이를 모른 채 GIST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러 곳을 돌아보니 어디서라도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 내 스펙은 생각보다 대단하지도, 좋지도 않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랩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사업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다. 그래서 창업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실험실, 연구실, 식당과 같은 반복되는 삶을 살면서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창업을 시작하는 순간 세상을 바꾸는 여러 단계 중 하나가 활성화된다. 스타트업을 하기 최적인 이곳, GIST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