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신문, 다짐, 그리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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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더운 기운이 돌았던 초가을에 시작했던 수습기자 생활을 나뭇잎이 다 떨어지는 겨울에 마무리했다. 서로 어색했던 동료 기자들과 어느새 다 같이 웃으며 즐기는 사이가 됐고, 그동안 내가 배웠던 것들은 다른 어떤 과목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것이었다.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배우지 못하는 값진 지혜와 교훈이 만든 이론이었다.

기자교육은 단순히 글을 읽는 것만이 아닌 직접 글을 쓰고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모두 담고 있었다. 이를 통해 나는 글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웠고, 나 자신과 글의 관계를 생각했다.
수습기자의 직위로 신문사에 입사하면서 양심에 따라 보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참 귀엽다. 글조차도 잘 다루지 못하면서 글이 갖는 힘을 잘 다루겠노라고 다짐했으니 말이다. 기자교육을 마무리한 지금도 글을 썩 잘 쓴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글에 대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는 알았다.

기자교육을 시작할 때보다 글을 더 잘 알게 된 지금, 신문사에 처음 들어올 때 가졌던 다짐이 달라졌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글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는 걸 기자교육을 통해서 더욱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다짐은 이전처럼 막연하게 글의 힘을 잘 다루겠다는 기자로서의 다짐을 넘어, 실제로 글을 잘 다루고 싶은 수습기자의 목표가 됐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할 일을 생각해 본다면,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 있다. 지금까지 기자교육을 받으며 신문사에서 성장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신문사의 일에 성실히 참여하며 글을 다룰 수 있는 나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자교육을 통해 나는 나의 글솜씨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신문사가 없었다면, 나는 이런 목표와 다짐도 없이 그 자리에 안주했을 것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신문사를 좋아한다면, 글을 좋아하고 잘 쓸 수 있구나”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처음의 목표를 달성한 미래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