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대화의 본질, 너와 나 사이에서 우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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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라는 단어는 Inter(~사이에서) + view(보다)로 이루어져 있다. 직역하자면 ‘너와 나 사이에서 보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너와 나 사이에서 무엇이 보일까?

두 사람이 대화하는 과정을 떠올려보자. 먼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마주 보는 상황을, Inter된 상황이라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 생각한다. 단순히 마주 보는 것을 넘어서서, 두 사람이 서로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진정으로 Inter되었다고 할 수 있다. 누구 하나가 경계심이나 적개심을 갖고 있다면, 절대로 두 사람 사이에는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하 ‘Inter’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너와 나 사이에 Inter 공간이 생겼고,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너와 나 사이 Inter 공간에서 무엇이 보일까?

 

너와 나 사이에서 무엇이 보일까?

대화는 너와 나 사이 Inter 공간에 서로의 단어를 채우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나의 단어와 상대방의 단어가 Inter 공간에 채워진다. 그렇게 어느 정도 서로의 단어가 채워졌을 때, 나의 단어를 바탕으로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다음은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은 나의 모습이 보이기 이전에도, 상대방의 단어가 존재하기에, 그 단어를 바탕으로 한 상대방의 모습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모습이 먼저 보이진 않는다. 나의 모습을 보는데 온통 정신이 팔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단어를 바탕으로 한 나의 모습이 먼저 보이고, 그다음에 상대방의 단어를 바탕으로 한 상대방의 모습이 보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알아가게 된다. ‘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서로의 입을 맞추어야 비로소 우리가 보인다.

Inter 공간의 채워진 서로의 단어를 바탕으로, 나의 모습과 상대방의 모습을 보았다. 그다음은 무엇이 보일까?

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됨에 따라, Inter 공간에는 서로의 단어들이 많이 채워져 있다. 이 공간에는 동일한 단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채웠고, 상대방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뜻은 사뭇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한 단어의 뜻은, 한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동일한 단어라도, 각자가 생각하는 뜻은 미묘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진정한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선, 서로의 단어를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이 과정을 ‘입을 맞추는 과정’이라 표현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서로의 단어를 넘어서서, 우리의 단어가 생기게 된다. 즉,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의 단어가 아닌, 우리의 단어가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입을 맞추는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비로소 ‘우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와 상대방의 비슷한 점, 그리고 다른 점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서로 비슷한 점에서 우리는 위안을 느끼고, 서로 다른 점에서는 깨달음을 얻어간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진정한 대화의 본질, Interview의 본질 아닐까?

Interview, 너와 나 사이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다. 당신은 진정으로 누군가와 Interview 해본 경험이 있나요? 이정환의 질문이었습니다.

이정환
(전컴,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