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의 선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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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고사동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됐다. 2000년부터 시작된 전주국제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지스트신문>에서는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색다른 영화를 찾아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을 취재했다.

고속버스와 택시를 타고 2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영화의 거리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번 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은 전체 43개국 232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은 모두 82편에 달한다. 이번 영화제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광장에서 영화감독이나 배우와 함께 대화하는 ‘전주톡톡’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이 어우러진 공연 ‘전주조선팝’ ▲영화관 밖 거리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골목상영’ 등 풍성한 부대행사로 꾸며졌다.

독립영화 위주로 출발한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제작사나 투자자의 영향에서 벗어난 독립영화, 실험적인 시도가 담긴 예술영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네마천국’ 부문은 다양한 세대와 관객을 아우르는 영화를 다룬다. 한국 영화 부문에서는 세월호 10주기 등을 주제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았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프론트라인’ 부문은 도발적이고 새로운 시선을 다루는 영화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다루는 해외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어색하다면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영화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여 안녕>은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운 2001년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탱고 밴드의 활동상을 그린다. 매력적인 탱고 선율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는 아르헨티나 서민의 모습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영화제 영화 상영의 묘미 중 하나는 몇몇 영화가 끝난 뒤 진행되는 GV(감독과의 대화)다. 관객은 궁금한 점을 감독에게 직접 묻고 답변을 받으며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기자가 참여한 GV는 ‘국제경쟁’ 부문에 선정된 <양심수 무스타파(Oxygen Station)>로, 구소련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한 타타르인과 인권운동가 무스타파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영화가 끝나자, 이반 틈첸코 감독이 통역의 도움을 받아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관객이 영화 제목을 지은 이유를 묻자 “인간은 산소 없이는 살 수 없다. 무스타파가 없으면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다”라고 답했다.

“24시간 동안 영화 보기는 모든 영화광의 로망이다. 앞으로 한국에 안 들어올 영화라면 더더욱.” 함께 영화제를 찾은 이승필(전컴, 18) 학생의 말이다. ‘심야 상영’은 밤에도 영화를 보려는 영화광에게는 꿈의 장소나 마찬가지다. 지난 5월 4일 밤, 메가박스 전주객사 4, 5, 6관에서는 약 5시간 반 동안 영화 세 편이 연달아 상영됐다. 영화제 측은 관객 편의를 위해 좌석 간 공간이 넓은 리클라이너 의자를 갖춘 상영관을 준비했으며, 영화와 영화 사이 쉬는 시간에 다과와 물을 제공했다.

이승필 학생은 이번 심야 상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그녀는 코난>을 꼽았다. 이 학생은 “사람을 찢고 가르고 집어먹는 잔인한 연출, 개의 얼굴을 한 여자처럼 독특한 캐릭터와 서사를 활용해 새벽 3시에도 전혀 졸리지 않았다”고 심야 상영을 회상했다. 한편, 이 학생은 영화제 측의 섬세한 배려로 영화제가 처음인 사람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관람 후기를 공유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5월 초에 열린다. 이번 영화제의 일반 영화 관람료는 9천 원으로 책정됐다. 평소 영화관에서 관람할 때보다 저렴하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거나 이색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가 보자.

 

kimseongu22ug@gm.gist.ac.kr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