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공동포럼, 오늘날 학생 자치 역할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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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의견 수렴과 활동 지속으로 효능감 키워야

지난 8월 26일, 한국대학총학생회 공동포럼(이하 공동포럼)이 서울특별시의회와 함께 ‘서울시 청년정책 및 학생 자치 활성화를 위한 대학생 토론회’를 개최했다. 9개 대학(▲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DGIST ▲GIST ▲KAIST ▲UNIST) 총학생회 전·현직 인사가 모여 서울시 청년정책의 실효성과 영향을 평가하고 오늘날 학생 자치가 맡아야 할 역할을 제언했다.

 

당사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행사 1부에서는 ‘서울시 청년정책 톺아보기’를 주제로 패널 토의가 이뤄졌다. 1부 발제를 맡은 봉건우 前 경희대학교 총학생회장은 “복지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책 방향을 토대로 ‘불균형 해소’와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좌장을 맡은 연세대학교 함형진(신학과, 19) 총학생회장은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청년의 구상에서 발전한 청년정책의 뿌리를 되돌아봐야 한다”라며 행사 1부를 정리했다. 박종진 비대위장은 정책 입안자가 바쁜 일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정책 당사자를 직접 찾아다닐 수 있는 행정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지은 前 회장은 “대학생이 밀집되기 쉬워 대학생 중심 정책이 많지만, 모든 청년이 대학생은 아니”라며 청년정책의 방향성에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부 행사에서 패널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무기력 속에서 흩어진 학생회

학생 자치는 학생들이 직접 학생회를 조직하고,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과거 강한 목소리로 뭉쳤던 학생 자치는 민주화라는 대업 달성 이후 나아갈 목표를 잃고 분열했다. 오늘날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후보조차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2부 주제는 ‘학생 자치 위기론에서 역할론의 전환’으로, 박현민 공동포럼 사무처장이 발제를 맡았다. 박 처장은 구성원의 공통 문제에 집중하던 과거 총학생회의 모습이 지금은 호응을 얻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과거 총학생회는 학생회장에게 비대한 권력을 줘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나, 그 외 의견이 무시당하기 쉬운 구조라는 해석이다.

학생 자치 위기의 원인을 학생에서 찾는 패널도 있었다. DGIST 김민성(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22) 총학생회장은 학생 자치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와 학생 자치 활동 자체에 대한 무기력함이 학생 자치 위기로 이어졌다고 발언했다. 한편, 양태규 비대위장은 “학생들이 목소리 내기에 여유가 없으므로 대표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학생 자치의 위기는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동체성 위기개인 의제로 풀어야

박 사무처장은 오늘날 총학생회의 역할로 개인의 일상 문제 해결과 현안 개선을 꺼냈다. 박 처장은 총학생회가 청년과 미래세대의 정체성을 가지는 대학생을 대표해 대학생의 이해와 요구에 맞는 정책과 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처장은 총학생회의 역할이 정책과 제도로도 확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부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KAIST 김성원(화학과, 23) 부총학생회장은 학생 참여를 늘리기 위해 의제마다 TF를 구성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DGIST 김민성 회장은 학생들이 학생 자치에 참여해 학교에 의견을 전달하고 그로부터 변화를 확인한 이후에는 학생 자치에 대한 분위기나 시각이 달라지고 참여도가 높아졌다며 변화 사례를 소개했다.

 

지속 가능한 구조 역시 중요

고려대학교 김서영(국어교육과, 21) 총학생회장은 “학생회는 1년 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며 학생 자치에서 ‘연결’을 강조했다. 김서영 회장은 장기 프로젝트 설정, 인수위원회를 통한 사업 집행과 의결 기능이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양태규 비대위장은 학교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진정으로 학생의 생활환경이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양 비대위장은 학생대표단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반대 의견도 수렴하는 민주적 운영이 가능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부 패널은 총학생회가 학생 의견을 모으고 전달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제도권에는 학생회 활동 지속을 뒷받침하는 노력을 요구했다. 김민성 부회장은 “앞으로 총학생회를 통해 많은 사람이 의견을 내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양 비대위장은 학생회 활동이 손해가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이 되길 바란다며 발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