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스펙 경쟁, 스펙 다이어트가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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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교육의봄에서 청년 취업 부담 해소를 위한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을 진행한다.

청년 취업 준비 비용이 치솟고 있다. (삽화=최정은 기자)

치솟는 청년 취업 부담

최근 기업의 채용 방향이 학벌, 스펙 위주에서 실질적인 직무 활용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취업 부담은 크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취업 준비 비용은 월평균 약 23만 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 8월 기준 44만 원까지 증가했다. GIST 재학생 및 휴학생 1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취업, 혹은 대학원 입학을 위해 지불한, 또는 지불할 예정인 비용이 40만 원 이하(41.2%), 90만 원 이상(32.4%), 50만 원 이상 60만 원 이하(14.7%) 순으로 높았다. 취업, 대학원 입학을 위해 지출하는 시간과 비용에 대해서는 약간 부담스럽다(32%), 보통이다(25.2%), 부담스럽지 않다(22.3%), 매우 부담스럽다(20.4%)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년 취업 부담은 금전적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느라 졸업을 미루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취득한 오버 스펙을 직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교육의봄, ‘스펙 다이어트캠페인 열어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취업준비생이 필요한 부분만을 준비하자는 취지의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교육의봄은 청년 취업 부담은 기업 인사지원서의 불필요한 스펙 기재란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며 스펙 다이어트를 위한 세 가지 세부 사업(▲청년-기업 간 미스매치 심각성 보도▲스펙 다이어트 기업 발굴▲스펙 다이어트 기업을 위한 서명 운동 전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교육의봄은 두 차례의 분석 보도로 과도한 스펙 경쟁의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6월 진행된 1차 보도에서는 국내 1,000대 기업의 입사지원서를 분석해 기업의 과잉 스펙 요구 실태를 밝혔다. 또한 취준생이 인사담당자보다 스펙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함을 스펙 경쟁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교육의봄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은 ‘대내외 활동’, ‘봉사활동’, ‘해외 경험’ 등 인사담당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항목은 직무상 꼭 필요하지 않다면 제거할 필요가 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지난 7월 교육의봄SPACE에서는 기업과 취준생의 채용 실태 파악을 위한 포럼을 개최해 기업의 스펙 기재란 문제를 지적하고 실질적인 역량 향상에 관해 논의했다. 교육의봄 전선희 연구팀장은 기업이 입사지원서에 직무에 불필요한 스펙 및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스펙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동근 교육의봄 부대표는 기존 입사지원서의 보완책으로 직무에 대한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구분해 작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교육의봄은 청년의날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며 취업준비생의 현실적인 의견을 듣고, 취업 고통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캠페이너스를 모집하는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취업 부담에 대한 학생들의 지속적 관심 필요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은 입사지원서에 필요한 항목만을 기재하는 ‘스펙 다이어트 기업’ 100개 확보, 캠페인 및 스펙 다이어트 응원 서명 3만 명의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주체인 취업준비생, 나아가 대학생 단체의 관심과 활동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