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일회용품,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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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김수경 기자

광주환경운동연합에서 11월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부터 한 달간 광주에서 열린 행사 30곳 중 29곳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했으며, 20곳에서 일반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섞어 배출했다. 이에 <지스트신문>에서는 GIST의 일회용품 사용 실태와 해결 방안을 알아봤다.

대학생활관 A동 분리수거장의 모습이다

GIST의 일회용품 사용 실태
GIST 학사 기숙사 쓰레기장에는 주말마다 거대한 쓰레기 산이 생긴다. 취재 결과 GIST에서 일주일 동안 발생하는 일반 쓰레기는 학사 기숙사 A동과 B동에서 100L 쓰레기 봉지 기준 약 290봉지, 대학동 건물들에서 약 72.5봉지다. 여기에는 기숙사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도 포함된다. 하지만 상당수가 배달 음식 쓰레기에 해당하며, 음료수가 들어있는 캔, 종이류,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등이 혼합돼 있다. 학사 기숙사 청소를 담당하는 미화원 한 명은 “최대한 (혼합된 쓰레기를) 분류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모두 끝내기 어려우며, 상당수를 분류하지 못하고 일반쓰레기로 배출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미화원은 “여름철에는 혼합된 음식물 때문에 분류 작업 시 위생에도 좋지 않다”라고 설명하며, GIST 학생들에게 음식물을 분류 배출할 것을 당부했다.

삽화 = 김수경 기자

GIST 구성원 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음식물을 포함한 채로 모든 쓰레기를 한 번에 버리거나 음식물만 분리한 채로 버리는 학생이 60% 이상이었다. 본 조사는 2024년 11월 29일부터 12월 12일까지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12.9%이다. “음식물만 분리한 채 모든 쓰레기를 한 번에 버린다”라는 문항에 “항상 그런다”라고 답변한 인원은 1명, “자주 그런다”는 21명, “보통이다”는 14명으로, 전체의 약 66.7%에 달했다. “음식물을 포함한 채 모두 일반쓰레기에 버린다”에 “항상 그런다,” “자주 그런다,” “보통이다”의 답변을 한 경우는 전체의 약 46.3%이며, 음식물을 따로 버린 후 플라스틱 용기와 같은 큰 일회용기만 분류하는 경우는 전체의 약 72.2%를 차지했다. 항상 음식물을 분리한 후 용기를 씻어 항목별로 분류한다고 답변한 인원은 없었으며, “자주 그런다”라고 밝힌 인원은 약 14.8%에 불과했다. 분류 배출을 항상 정확하게 하지 않는 이유로는 약 51.0%가 “귀찮아서”라고 밝혔으며, 약 9.8%는 “분류 배출 기준을 잘 몰라서”라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GIST 구성원은 1주일 동안 일회용품이 포함된 배달 음식을 평균 약 3.4회 소비한다. 배달 음식 이외에 카페 음료수 잔이나 편의점 음료수 등으로 소비하는 일회용품은 1인당 1주일에 평균 약 8.1개다. 2021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일회용기를 한 번 사용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상당량은 47.2gCO₂e다. 이를 고려하면 1인당 1달에 약 1,085.6gCO₂e를 배출하는 셈이다*. 이는 30년산 상수리나무 한 그루가 1달 동안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인 1,175g과 맞먹는다. 일회용기가 분류 배출되지 않고 일반쓰레기로 소각되면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학생 차원의 실천

GIST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류 배출 비율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움직임이다. 2021년 환경부에서 발표한 “탄소중립 생활 실천 안내서”에 의하면 분류 배출을 정확하게 실천하면 연간 인당 88.0kgCO₂e의 이산화탄소상당량을 감축할 수 있다. GIST에서 발생하는 일반쓰레기는 오염된 재활용품이 대다수인 등 분류 배출이 제대로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이물질이 묻은 재활용품은 재활용 시설에서 걸러지는데, 이물질이 묻어있는 재활용품이 많다면 수거 과정에서 주변의 다른 재활용품도 오염시킬 수 있다. 더불어, 환경부의 2022년 ‘공공 재활용 기반시설 반입량 및 협잡물량(잔재물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재활용 선별장의 쓰레기 중 연간 약 40만 톤의 쓰레기가 오염 등으로 인해 다시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설문조사에서 분류 배출을 항상 정확하게 하지 않는 이유로 약 9.8%가 “분류 배출 기준을 잘 몰라서”라고 답한 만큼, 분류 배출 요령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설문조사 응답자 40% 이상이 모르고 있었다고 밝힌 분류 배출 요령에는 ▲종이류를 버릴 때 플라스틱 표지와 스프링 등 다른 재질은 제거 후 버린다 ▲영수증, 파쇄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우유갑 등의 종이팩류는 종이류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물질을 모두 제거 후 깨끗이 씻어 버린다 세 가지가 있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용기에 표기된 재활용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 후 배출해야 한다.

추가로, 탄소중립 생활 실천 안내서에 의하면 일회용 배달 용기를 줄이는 것은 연간 인당 1.1kgCO₂e를,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은 연간 인당 3.5kgCO₂e를 감축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재생 휴지, 저탄소 제품 등의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기, 음식을 먹을 만큼만 담아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 학교 내에서 서로의 행동을 점검하며 함께 인식 변화를 도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교 차원의 움직임

학교의 도움이 필요한 방안도 있다. 분류 배출을 항상 정확하게 하지 않는 이유에 두 번째로 많았던 답변은 약 33.3%를 차지한 “분리수거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실제로 학사 기숙사에는 분리수거 시설이 항목별로 있지만 연구실이 있는 대학동 건물들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이나 분리수거 시설을 찾기 힘들다. 또한, 비닐류나 종이팩류는 학교 내에 따로 분류해서 버릴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모두 일반쓰레기로 처리된다. 학교에서는 추가적인 분리수거 시설을 마련할 계획에 대해 “현재 추가적인 분리수거 시설 마련 요청이 없어 마련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사회적 차원의 움직임

정부 및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다. 2021년 이로운넷 기사에 따르면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에서 시스템을 잘 설계할 것을 강조하며, “분류 배출하면 모두 재활용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소비자들이 열심히 분류 배출을 한다”라고 했다. 또한, 포장재 사용 규제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대와 네트워킹이 답이다. 각각의 주체들이 자율성과 필요성을 느끼고 순환 경제를 주도하면서 치고 나가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라며 개개인 역할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일회용품 소비와 분류 배출은 UN에서 발표한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2번째인 “책임감 있는 소비와 생산”에 해당하는 문제다. GIST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세계의 목표인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