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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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상담자의 「토닥토닥」

 

저는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어요. 가족, 친구들의 많은 축하를 받으며 입학했어요. 그런데 다니다 보니 너무 힘들어요. 교수님이나 선배들은 관련 논문을 찾아 읽으라고 하는데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뭘 찾아야 하는지, 어떻게 검색하는지 조차도 모르겠어요. 내용도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도 당최 모르겠어요. 수업도 못 따라가겠어요. 명색이 석사 과정생인데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힘들다 보니 몸도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제가 석사과정을 마칠 수 있을까요? 자퇴만이 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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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박사과정 말년차를 보내고 있는 또래상담자입니다.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마음 한켠에 있을 것 같고, 막상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에 답답함도 많이 느끼실 것 같습니다. 저도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꼭 성공해서 가족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과, 내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현실의 충돌 때문에 한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님의 고민과 걱정이 더 와 닿는 것 같네요.

우선 조금만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이 어떨까요? 석사과정생이 되었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부여하고, 채찍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석사과정생의 모습을 조금만 뒤로 미뤄 주세요. 지금 당장 그 수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졸업하는 순간에, 혹은 그것보다 조금 빠르게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면 충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숨에 점프해서 어떤 수준에 도달하려고 하기 보다는 매일 순간순간에 님이 설정해 놓은 방향을 따라 나아가다 보면 도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님과 선배님들께 조금은 더 의지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 두발자전거를 타시던 때를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연구가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더라도 방법만 제대로 잡히면 그 이후는 님이 바라는 대로 어떤 연구든 할 수 있습니다. 혼자 해내야 한다는 본인의 독립심과 책임감이 오히려 독립적인 연구의 시작을 늦추고 본인을 상처 입히고만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님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사실 님이 큰 이상을 가진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학생이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큰 이상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상과 현실의 충돌에 크게 고민하게 되고,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일수록 혼자 온 몸으로 그런 충돌을 이겨내려고 하다 보니 상처 입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님은 훌륭한 석사가 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다만 석사과정에서 내가 너무 다치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과 건강을 조금 더 잘 보살펴 주시고, 힘든 일을 마주했을 때 나를 도와줄 사람과 함께 나아갈 사람들을 찾아 함께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파이팅입니다!

 

■ 상담자 : 망고빙수

(최윤호(융합, 통합과정), 또래상담자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