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옛 전남도청이 5.18 전시관으로 정식 개장한다. 5.18 민주화운동의 최종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은 2023년 8월부터 복원을 진행한 후 지난 3월 시험 개장을 통해 전시를 준비했다.
옛 전남도청, 5.18 민주화운동의 최종 항쟁지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현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12.12 군사 반란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는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전국적으로 계엄군을 동원한 쿠데타에 대항하기 위해 다음날인 5월 18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이하 5.18)이 시작됐다.
신군부는 5.18을 반란 행위로 왜곡했고, 계엄군은 진압을 위해 총기를 동원한 폭력을 사용했다. 외부와 연결이 막히고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22일, 시민들은 전남도청을 점령하고 시민 자치를 시작했다. 22일부터 27일까지의 기간 동안 시민들은 정책 수립, 치안 유지, 치료 및 시신 수습, 식량 배급, 신문 발행 등을 도맡았다. 시민들과의 교섭이 결렬되자 계엄군은 27일 광주를 완전히 봉쇄하고 전남도청으로의 돌입 작전을 시작했다. 시민군은 최후의 방송을 울린 후 내부에서 저항했으나 결국 계엄군에 의해 진압돼 5.18은 끝을 맞이했다.
5.18이 끝난 이후에도 신군부는 진실을 숨기며 ‘폭동’이나 ‘북한의 공작’ 등으로 왜곡했다. 그러나 진실을 알리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으며, 1988년 7월 13일부터 광주청문회가 전국적으로 방영되며 본격적인 진상규명이 시작됐다. 1996년 2월 28일엔 수사가 종결되어 전두환을 포함한 16인이 재판에 부쳐졌다. 민주화운동으로서 복권된 5.18은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5월 25일 기록물 4,271권과 시각 자료 3,750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5.18 후 전남도청은 1993년 무안군으로 이전됐고, 옛 전남도청 터는 리모델링을 거쳐 2015년 11월 25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다시 개관했다. 그러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옛 전남도청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았고, 문화체육부 산하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조직돼 복원 공사를 맡았다. 지난 2월 28일 공사가 완료돼 시범 운영을 진행했고, 오는 5월 정식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역사를 담고 재탄생한 옛 전남도청
복원된 옛 전남도청은 6개의 전시관과 야외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은 도청 본관, 도 경찰국 본관, 도 경찰국 민원실, 도청 회의실, 상무관, 도청 별관(방문자센터)으로 이뤄졌다. 일부 허물어졌던 도청 건물은 당시 구조로 복원된 후 흰색으로 칠해졌다. 또한 외벽에 탄흔 의심 부분은 노란 액자, 탄흔 발견 부분은 빨간 액자를 붙여 진압 당시의 흔적을 강조했다. 전시관의 방은 2종류로, 사진이 남아있는 하얀 패널의 방은 당시 구조를 최대한 복원했고, 사진 자료가 없는 검은 패널의 방은 특정 테마의 전시로 5.18의 정보를 전했다. 전시관 외에 휴게 라운지, 도서관 등의 시설도 있어 5.18 관련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다. 도청 내 사망자 발견 장소엔 바닥에 추모 표지판을 만들어 기리는 뜻을 표했다.
시험 운영 기간에도 예약을 통해 해설자를 따라 전시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안내는 약 1시간 반 동안 5.18의 전개를 시간순으로 따르며 전 시설과 추모 표지판을 둘러봤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체험과 전시도 있었지만, 해설을 통해 전시된 내용 이상의 역사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강조된 전시물은 조사와 실험을 통해 발견된 9발의 탄두들로, 폭력적 진압 사실을 부정하는 왜곡을 바로잡는 증거로 중요하게 다뤄졌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모델이 되기도 한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기증품들도 이목을 끌었다. 그가 5.18 당시 사용했던 카메라와 출입증 등은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전하는 역사적 사료로써 보관됐다. 옛 전남도청에서 돋보인 것은 전시물뿐만이 아니었다. 도 경찰국 본관 1층의 주제 영상실에서는 홀로그램을 동원한 5.18을 설명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전시 해설의 마지막 장소인 상무관에도 영상이 재생됐다. 본래 체육관이었던 상무관 건물은 5.18 당시 사망자들을 안치하는 데에 사용됐는데, 그만큼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영상 재생을 통해 엄숙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옛 전남도청의 재단장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적은 과거를 남기는 것뿐만이 아니다. 5.18이 헌법에 기초해 국민 주권을 행사했던 사건인 만큼, 미래의 교훈을 남기고자 하는 목적 또한 있다. 전시관 곳곳엔 시민들이 민주주의 사회의 주권자라는 의식을 일깨우는 문구들이 진열돼 방문객들에게 전해졌다. 해설 역시 비극의 되풀이를 막도록 시민의 목소리를 유념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시민의 항쟁지이자 비극의 장소였던 옛 전남도청은 5.18의 역사를 기억하고 시민 의식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다시 지어졌다. 옛 전남도청의 전시가 성공적으로 운영돼 많은 방문자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