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에서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 허민아이’가 발견됐다. <지스트신문>에서 둘리사우루스를 처음 발견한 국립광주과학관 조혜민 연구원에게 이번 발견의 과정과 의의에 대해 들어본다.
아기공룡 둘리, 발견과 작명까지
지난 3월 19일,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미국 오스틴 택사스대 정종윤 박사팀은 국제 학술지 《Fossil Record》에서 대한민국 신안에서 조혜민 연구원에 의해 발견된 신종 공룡의 학명을 ‘둘리사우루스 허민아이’(이하 둘리사우루스)로 지었다. 국립광주과학관 조혜민 연구원(이하 조 연구원)는 “코리아노사우루스나 코리아케라톱스 같은 공룡은 한국에서의 발견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명을 딴 학명이 붙었다. 그러나 이번 발견에서는 발견된 표본이 아기공룡이라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에 화석의 생물학적 특징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둘리사우루스’란 이름을 부여했다”라고 밝혔다.
둘리사우루스는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도의 중기 백악기 일성산층에서 조 연구원이 발견했다. 전라남도 신안은 중생대 퇴적암이 발달한 지역으로, 이미 대형 수각류 공룡알 둥지가 발견된 적이 있다. 조 연구원은 “공룡의 알과 뼈가 화석으로 보존될 수 있는 환경은 매우 유사하다. 알 화석이 온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기에 근처에 뼈 화석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해 탐사를 시작했고 둘리사우루스를 발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둘리사우루스, 새로운 공룡으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
신종 공룡이 발견되면, 대개 뼈의 아주 일부분만이 겉으로 드러나 있어 어떤 공룡인지 바로 밝혀내기 어렵다. 과거에는 손수 화석을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현대에는 마이크로 CT 촬영 기술로 암석 훼손 없이도 내부 3차원 뼈 구조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들은 수집한 해부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교 분석표인 ‘형질 매트릭스’를 작성하고, 그 특징들을 기존 공룡들과 대조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종에서만 발견되는 고유파생형질(autopomorphy)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조 연구원은 신종 공룡 입증 과정에 대해 “개별 공룡 간의 화석 모양이 다르다고 해서 바로 신종이라고 단정 짓지 않는다. 이러한 해부학적 차이가 암수의 차이(성적이형성)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개체 간 단순한 변이인지, 성장 단계에 따른 변화인지 종합적으로 검토 검증한 이후에야 새로운 공룡으로서 인정받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울트라사우루스, 부경고사우루스처럼 우리나라에서 발견돼 새로운 이름으로 보고된 공룡들이 있었으나, 고유파생형질을 입증하지 못해 학계에서는 유효한 학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의문명으로 분류된 사례가 있다. 둘리사우루스는 23년에 처음 발견됐으나 3년가량 고유파생형질을 밝혀내 신종 공룡임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신종 아기공룡의 발견, 한국 공룡 연구 ‘청신호’
이번에 발견된 둘리사우루스는 최대 2살 정도의 매우 어린 개체로 확인됐다. 조 연구원은 “ 발견된 개체의 크기가 매우 작았고, 뼈의 단면에 나이테처럼 존재하는 성장선이 매우 어린 개체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어린아이가 뼈가 성장하지 않아 마디가 제대로 붙지 않는 것처럼, 이번 공룡 화석도 뼈가 성체의 것으로 융합하지 못한 ‘비융합’ 상태를 지녔기에 어린 개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코리아케라톱스도 비슷한 연구를 거쳐 8살 공룡임을 추정할 수 있었지만, 2살 남짓한 아기공룡이 뼈 화석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둘리사우루스가 어린 개체라는 점은 당시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둘리사우루스가 속한 테스켈로사우루스류는 북미, 아시아에서 주로 성체와 어린 개체가 함께 무리를 지어 생활했다. 이러한 점은 신안 압해도에서 아기 둘리사우루스뿐만 아니라 성체들도 함께 서식했을 수 있으며 이들이 추후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조 연구원은 “테스켈로사우루스류에 속한 공룡들은 흔히 땅을 파는 습성을 가졌다. 만약 둘리사우루스도 땅을 팠다는 습성이 있다면,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잘 보존된 이번 화석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나아가 앞으로 발견될 둘리사우루스 화석들이 잘 보존되어 있을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이 부분은 앞으로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둘리사우루스가 발견된 지역은 대형 수각류 알둥지 화석뿐만 아니라 최근 옹관울리수스 등 다양한 알 화석들이 보고된 지역이다. 조 연구원은 “압해도 인근에 다양한 공룡이 서식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추후 압해도를 중심으로 조사를 이어 나갈 것이다. 더불어 지층이 연장되어 나타나는 신안과 목표 주변 지역까지 조사 범위를 넓힐 것이며, 이 과정에서 둘리사우루스의 또 다른 개체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새로운 공룡이 발견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이외에도 둘리사우루스와 다른 화석들의 연관성을 분석해 중생대 시대 한국의 환경과 화석 종 간의 생태적 관계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