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6년 3월 18일, AMD CEO 리사 수가 취임 이후 12년 만에 첫 공식 방한에 나섰다. 리사 수 CEO는 방한 기간 중 네이버, 삼성전자 등과 회담을 갖고, 공동 기술 개발 등 다방면의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제 2의 엔비디아’ AMD를 탈바꿈한 리사 수
리사 수 CEO(이하 리사 수)는 MIT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IBM 등에서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았으며. 2014년 반도체 기업 AMD의 CEO로 취임했다. 이후 엔지니어링 중심의 조직 구조 개편과 고성능 제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AMD를 엔비디아에 이은 글로벌 메모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지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진규호 교수는 이번 리사 수의 방한 목적을 AI 가속기 개발에 필수적인 HBM*의 물량 확보와 자사 GPU 공급 생태계 확보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특히, 최근 삼성의 HBM4가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며 전통적으로 삼성 메모리를 사용해 온 AMD 측에서 HBM 물량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음을 들었다.
삼성전자·네이버 등 국내 AI·IT 기업 만나
리사 수는 국내 반도체, IT 기업 인사들과 회담을 가지며 기술 협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18일 리사 수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AI 메모리, 컴퓨팅 기술 협력과 관련해 MOU를 체결했다. 이 밖에도 리사 수는 AI 가속기에 장착되는 HBM4의 우선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를 선정하고, 삼성 파운드리**의 자사 제품의 위탁 생산을 검토하며 향후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리사 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회동을 가지며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 클로바 X에 대해 공동 연구를 추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AMD는 향후 하이퍼 클로바 X의 개발에 있어 고성능 GPU 공급을 약속했다. 이어 19일에는 국내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와 만나 국내 AI 산업과의 접촉점을 확장했다.
제한적인 협력 관계
다만 이번 리사 수의 방한이 국내 반도체·AI 산업 전반의 전환점이 될지는 아직 회의적이다. 진규호 교수는 “엔비디아 대비 AMD의 가장 큰 약점은 생태계 격차”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CUDA*** 기반의 견고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프레임워크와 라이브러리를 축적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방대한 기술적,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수요자가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어렵게 한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는 네이버를 포함한 수요 기업이 AMD 중심 생태계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전환 비용이 매우 크며, 그에 비해 경제적 유인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자원이 부족하고 불확실성이 큰 스타트업의 경우, AI 기술의 프런티어를 직접 개척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미 검증된 CUDA 생태계를 활용하는 것이 리스크를 크게 낮추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국내 AI 칩 개발사들과의 관계를 두고, 당장 AMD의 직접 경쟁자로 보기는 어렵지만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라는 점에서 협력할 만한 이유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협력이 국내 산업 구조를 크게 바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진규호 교수는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과 관련해 “HBM 시장이 공급자 우위 구조인 데다 현세대에서 삼성 HBM이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상당 부분 좁힌 만큼, 이번 AMD와의 협력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대 변수’라기보다는 오히려 제고된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답했다.
* D램 칩을 적층하여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적층 메모리. AI, 데이터 센터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로 평가받는다.
** 자체 생산 설비로 다른 업체에게 반도체 도면을 위탁받아 이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기업 또는 공장. 반도체 위탁 생산 서비스.
*** 엔비디아의 GPU 개발 프로그래밍 환경. 엔비디아 사 GPU 기준으로 AI 소프트웨어 등이 최적화되어 타사 GPU에 적용할 시 전환 비용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