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면 솔로왕’, 솔로 좌담회
연애는 삶의 선택지 중 하나일 뿐!
“연애 필수는 아냐”… “연애 시도하는 것조차 부담 많아”
수많은 젊은이들이 취업난과 사회적 압박에 불안해하며 연애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N포 세대’라고도 불리는 20대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지난달 20일 ‘우리는 왜 연애를 못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우리 학교 학생과 전남대 학생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왼쪽부터 연금술사, 마이콜, 사회자, 대한사랑, 황금미녀>
사회자: 연애경험은 얼마나 있나?
마이콜: 지금까지 연애경험은 없다.
황금미녀: 고등학교 때 1년 정도 사귀다 헤어졌다. 대학 와서는 사귄 적이 없다.
대한사랑: 모태솔로다. 남고를 나와서 이성과 교제한 경험도 없었고 대학 와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까 연애 생각이 없었다.
연금술사: 연애 경험은 네 번이고 가장 오래 사귄 것은 1년 정도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헤어졌다. 이별한지는 3개월 됐다.
사회자: 연애를 하고 싶진 않은가?
마이콜: 대한사랑 씨가 남고를 나왔다했는데 저도 남중, 남고에 대학도 공대다. 여자를 만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다. 시행착오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경험이 부족했다.
연금술사: 대시는 있었는데 나랑 안 맞았다. 개인적으로 생각이 깊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라면 연애하고 싶다.
황금미녀: 그래도 아무나 만나고 싶지는 않다. 수업 후에 호감이 있다고 번호를 달라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때는 당황해서 번호를 줬는데 괜찮은 분이었지만 좋아한다는 마음이 들진 않았다. 내가 좋아하게 되면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
마이콜: 연애하기 좋을 때가 중, 고등시절이라 생각한다. 좋은 시기를 놓쳐서 연애도 포기하게 된다. 군대도 가야하고 대학원도 진학할 계획인데 막막한 게 사실이다.
사회자: 연애를 하지 않는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황금미녀: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한다.
대한사랑: 미국드라마를 보거나 보드게임을 한다.
사회자: 그래도 외로운 순간이 있을 것 같다.
마이콜: 물론 있다. 내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할 게 너무 많고 연애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시도하는 것조차 부담이 많이 된다.
연금술사: 연애를 안 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다. 연애를 하려면 남녀가 있어야 하는데 새로운 이성을 만날 기회도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대한사랑: 사실 연애경험도 없어서 내가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회자: 지금의 20대를 ‘N포 세대’라고도 부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금술사: 사실 아무리 힘들어도 연애를 할 수는 있다. 다만 삶이 너무 팍팍한 것 같다. 취업률에 허덕이고 사회에서 성공에 대한 압박도 크기 때문에 연애를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사회 분위기와 현실 자체가 연애하기 힘들게 만든다.
황금미녀: 분명 삼포세대, 칠포세대 때문에 연애를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취업 준비생에게 더 와 닿는 것 같다. 또한 연애에 대한 가치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고 자신의 취미나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대한사랑: 저도 연애를 우선순위로 두진 않는다. 지금 내 삶에 너무 만족하고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기에 현재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연애하고 싶지는 않다.
사회자: 연애를 안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한사랑: 연애를 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비극이다. 극단적인 경우 여성을 혐오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계속 연애를 못하는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공격성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금술사: 동의할 수 없다.
황금미녀: 다양한 매체에서 여성혐오가 늘고 있다는 건 동감한다. 하지만 여성을 못 만나는 것이 이성에 대한 공격성으로 이어진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여성혐오가 일베 등 특정사이트를 통해서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사랑: 현재는 소수에게 해당되는 것이지만 이것이 대세가 될 수 있다. 또한 연애하지 않는 것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인터넷, TV, 등의 가상현실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현실이 잘못되도 ‘나는 가상의 여자친구를 만나 대리만족을 느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회자: 요점은 무엇인가?
대한사랑: 여성혐오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가상현실로의 도피가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결국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가 없어지고 변화도 일으키기 어려워진다.
마이콜: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연애를 못하는 것이 소통의 단절로도 이어질 수 있다. 연애를 못해본 사람끼리만 얘기하다보니 왜곡된 가치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시로 김치녀나 된장녀가 있다.
황금미녀: 하지만 오로지 개인의 책임으로만 넘길 수는 없는 문제다. 취업난이 너무 심하니까 공부에 목을 매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이다. 사회 구조상의 문제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것이다.
사회자: 연애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언제쯤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황금미녀: 아무 감정 없이 연애를 시작하기 보다는 내가 상대방을 좋아할 때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 그때가 되면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연애가 필수는 아니다.
연금술사: 가치관이 독신이 아니라면 결혼하기 전에 연애를 많이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자아성찰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연애하면서 사람을 아끼고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마이콜: 연애도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연애하게 된다면 잘 하고 싶다.
대한사랑: 동료들이 자아성찰이나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라고 설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애가 필수는 아니다. 조금 부족해도 혼자인 것이 편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정리 : 전남대 주의련 기자 wndml5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