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특집] 캠퍼스에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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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5.04.30. 23:17 ]

오는 5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로의욕을 더욱 높이기 위한 날이다. 우리 학교 안에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해주는 이들이 있다. 자주 마주치지만, 스쳐지나가기 쉬운 학내 근로자 분들을 만나보았다.

<사진 = 기숙사 A동 청소를 맡고 계신 임명숙(왼쪽), 채점덕(오른쪽)씨>

기숙사 A동의 청소를 도맡고 계신 채점덕(52).

Q. 근무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과기원에서 일한지 올해로 15년이 되었어요. 대학원 기숙사에서 10년 동안 일했고, 대학교 기숙사가 지어지고 나서는 이곳에서 일했네요. 아침 8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4시 반에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요.

Q. 학생들이 인사는 잘하나요?

A. 잘 하는 학생들은 인사를 꼬박꼬박해주어요. 새내기들은 수줍고 어색해서 인사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우리가 먼저 인사를 하기도 해요. 다들 내 자식 같아서 정이 가요.

Q. 일하는데 보람이 있다면?

A. 가정에 보탬이 되니깐. 자식들에게 용돈을 조금이라도 더 주면 맘이 편하잖아요. 또 젊은 친구들이랑 있으니깐, 아들 둘이 있어서 남학생들이 참 예쁘더라고요. (웃음)

Q. 기억 남는 일화가 있다면?

A. 대학원에 있을 적 이야기에요. 집나와 밖에서 살다보면 가끔 엄마 밥이 그리울 때도 있잖아요. 저도 자식 둘이 있다 보니, 대학원생들에게 가끔씩 밥을 해서 먹이곤 했어요. 그런데 그 학생들이 어버이날에 꽃바구니도 주고, 요즘 들어서는 그 학생들이 잘 되어서 가끔씩 안부전화가 오는데 참 고마워요.

Q. 식사와 휴식은 어떻게 하나요?

A. 신관 101호에 장애인실이 있는데, 비어있어 그 곳에서 쉬고 있어요. 반찬은 따로 가져오고 밥만 거기서 해서 먹어요.

Q. 힘든 점이 있으시다면?

A. 이곳 기숙사 A동이 원내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고 해요. 학생 수가 늘어나서, 월요일에는 쓰레기봉투 100L들이로 12개가 나올 정도에요. 그런데 올해 들어 이곳을 담당하는 미화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어 일이 고될 때가 많아요. 구관이 신관에 비해 동아리방도 청소해야하고 일이 더 많은데, 꼭 직원을 3명으로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학교에게 바라는 점은?

A. 용역계약으로 일하다보니, 우리는 학교에 목소리를 낼 힘이 없어요. 교직원 노조는 있지만 우리는 용역이라 노조가 없는데다가, 매년 계약을 갱신하거든요. 그래서 오래 일한다고 해서 임금이 올라가는 경우도 없어요. 근로자의 날이면 학교에서 배려차원으로 회식 자리라도 마련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어서 섭섭한 점이 있긴 해요.

그런 점은 둘째치더라도, 무엇보다도 구관 분리수거장도 신관처럼 바꾸어주었으면 좋겠어요. 구관 분리수거장은 위의 천장이 짧고, 분리수거 구분이 잘 되어있지 않아요. 그래서 아침마다 분리수거장의 쓰레기들을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데, 비가 오면 비를 그대로 맞아야하고 겨울이 되면 또 손이 시려 처량하기도 해요.

Q.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A. 분리수거에 조금만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조금만 신경써주면 우리가 일이 편해져요. 그리고 주말에는 우리가 쉬는 날이라 월요일이 되면 쓰레기가 정말 많이 쌓여요. 그러다보니 월요일 아침부터 기진맥진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주말에 버릴 쓰레기를 금요일 오전 전에 쓰레기를 미리 버려준다면 고마울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작은 소망이 있다면?

A. 전원주택을 지어서 노후를 건강하게 잘 보내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면 소망이에요. 지금은 생각대로 준비가 차곡차곡 돼가고 있어 기뻐요.

대학 기숙사 관리 일을 맡고 계신 정성태(63)

Q. 근무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처음 일했던 날을 정확히 기억해요. 201121일이었어요. A동 기숙사가 처음으로 지어졌을 때였죠. 올해로 만 43개월이 다되어가네요. 다른 선생님과 2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어요.

Q.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A. 작년에 한 학생이 베트남을 갔다 와서 조그마한 선물을 준 적이 있어요.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해준 것도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죠.

Q. 힘든 점이 있다면?

A. 특별히 힘든 것은 없어요. 다만 학생들이 너무 인사를 잘해서 그게 문제에요. (웃음) 학생들이 마주치면 99.9%는 인사를 하다 보니 나가기가 부담되어 일부러 바닥을 보고 걸을 정도에요.

Q.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 생활 수칙을 잘 준수해주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650명이 넘게 사는데도 이렇게 말썽 없이 분위기가 좋은 대학 기숙사는 몇 없을 거예요. 모난 학생이 없어요. 그저 지금같이 하던 대로 잘 해주었으면 해요. 덕분에 과기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요. 다만 관리인으로서 가장 불안한 것이 화재에요. 아직까지는 크게 불이난 적은 없지만, 방 안에서 전열 기구는 사용하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꿈은?

A. 내 나이가 60이 넘었어요. 젊을 때는 삶에 큰 목표가 있었겠지만, 우리 나이가 되면 은퇴할 나이이고, 명예를 쌓고, 돈을 버는 시기는 이미 지났죠. 작은 소망이라면, 그저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거예요.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고, 인격을 쌓고 싶어요.

대학 A2층과 4층 청소를 담당하시는 서복희(61).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A. 아침 7시 반까지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강의실과 화장실 청소에요. 아침에 학생들이 오기 전에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강의실을 쓸고 닦는답니다. 그리고 숨 돌리면 점심시간이에요. A동 지하 1층에 용역실이 있는데, 거기서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가지고 끼니를 해결해요. 그러고 나서 4시 반까지 일하고 퇴근한답니다.

Q. 일하는데 보람이 있다면?

A.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공부를 잘 도울까 생각하며 일하고 있어요. 비록 청소부이고, 몸이 고달프긴 하지만, 과기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또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일한다는 점과, 앞으로 큰 인물이 될 친구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또 행정직원 분들이 살갑게 대해주어 고맙네요.

Q. 힘든 점이 있다면?

A. 청소하는 게 제 일이니까 일이 고되긴 하지만 괜찮아요. 다만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물을 꼭 내려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아침에 오면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학생들이 깨끗하게 쓰는 편이에요.

Q. 학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실수로 물건을 두고 가는 학생들이 많은데, 학생들이 바빠서 그런지 찾아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잃어버린 것들을 바로바로 찾아갔으면 좋겠네요. 또 재활용통이 구분이 잘 안되어 있어서 재활용이 잘 되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음료수나 커피를 강의실에 카펫에 흘리면 잘 닦이지 않고 자국이 남으니 조심해주었으면 해요. 지우개 가루의 경우는 바닥에 뿌리지 말고 책상에 놔두면 허리를 덜 숙여도 되어 고맙겠어요.

Q.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우리는 최저시급 5580원을 받고 일해요. 한 달에 110만원 남짓을 받는 거죠. 용역업체를 2번 거치다 보니 그래요. 나라에서 최저시급을 조금이라도 올려주었으면 좋겠어요. 매년 계약을 갱신하다보니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거든요. 또 정년이 60세까지인데, 연장을 조금 해주면 좋겠어요.

Q. 작은 소망이 있다면?

A. 건강이 허락한다면,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비록 하찮은 일일 수도 있고, 사회의 밑바닥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대학 건물을 관리하시는 허복용(62).

이곳에서 일한지는 4년이 되었어요. A동 건물을 지은 1110월부터 일하기 시작했어요. 맡은 일은 대학 A,B,C동의 시설물, 기자재 관리와 점검이랍니다.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 9시까지 일해요. 1시부터 5시까지는 휴식시간이긴 한데, 보통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Q. 학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건물을 깨끗하게 쓰는 편이에요. 다만 부탁을 하자면, 강의실과 독서실을 사용할 때 뒷정리를 잘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쓰레기를 조금 치우고 불을 끄고 가면 다음 사용자가 기분 좋게 쓸 수 있잖아요. 또 자전거를 정문 앞에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내문을 붙이고서는 그런 경우가 많이 줄긴 했지만요. 학생들이 지나가는 통로인데, 안전사고가 나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서는 물을 꼭 내려주세요. (웃음)

Q.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학생들이 다들 착해서, 부딪히고 싸울 일이 없어요. 덕분에 학생들이 학교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봉사한단 마음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답니다.

Q. 작은 소망이 있다면?

A.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학생들을 위해서 일했으면 좋겠네요.

백승혁 기자 bsh3681024@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