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식당의 가장 큰 문제 ‘식단의 다양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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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정현준 기자

<지스트신문>은 원내 4개의 식당업체에 대한 GIST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학생식당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설문응답자는 대학원생 413명, 학부생 228명으로 총 641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설문조사는 99%의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4.22% 이다.

최근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스트신문>이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 1, 제 2학생회관 1층 식당에 각각 전체 학생의 32.0%, 60.2%가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내 4개의 식당 및 기타 항목을 이용 빈도를 묻는 문항에는 가장 많은 학생이 기숙사, 배달 등의 ‘기타’ 항목을 1위로 답했다.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식단의 다양성 부족’으로 4개의 식당업체 중 3개 업체의 불만족 이유 1위를 차지했다. 제 1학생회관(이하 1학) 1층의 경우 34.3%, 1학 2층의 경우 26.6%, 2학생회관(이하 2학) 2층의 경우 25.8%가 ‘식단의 다양성 부족’이 학생식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높은 가격’ 또한 제 2학 2층을 제외한 3곳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2학 1층의 경우 3월 1일에 학식의 가격이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됐지만 가격대비 음식의 질이 전보다 크게 나아진 점이 없는 것에 많은 학생이 불만을 표했다. 1학 1층과 2학 1층은 음식의 양에도 불만을 가진 학생이 많았다. 설문에 응답한 한 학생은 “학식의 양이 적어 점심을 먹고 1~2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프다”라고 답했다.

삽화 = 정현준 기자
삽화 = 정현준 기자

제1학생식당
“학생과의 소통창구 개설할 것”

대학원생이 주로 이용하는 1학 1층 식당의 경우 2학 1층 식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약간 불만족(17.3%)’, ‘매우 불만족(14.7%)’을 선택한 학생들의 비율이 32.0%였지만 ‘약간 만족(16.5%)’, ‘매우 만족(3.3%)’을 선택한 학생들의 비율은 19.8%였고, 가장 많은 인원이 18.3%의 수치로 보통에 응답했다. ‘매우 불만족’, ‘약간 불만족’을 선택한 학생들이 고른 불만족의 주요 이유는 ▲식단의 다양성 부족(34.3%) ▲높은 가격대(19.2%) ▲영양(9.2%) ▲적은 양(8.%) 순 이었다.

식단 다양성에 대한 불만에 제 1학생식당 김재진 영양사는 “올해 3월 2일부터 새로 업무를 시작해서 정확한 답변을 하기 어렵지만 현재는 선호도를 조사하는 중이며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어와 같이 영양을 생각한 식단이 나오면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측면에서는 “학생들이 지불하는 금액에는 식재료비뿐만 아니라 전기, 수도, 임대료 등의 관리비도 포함되는데, 최근 인건비와 식재료 값이 상승하여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서 주관식 응답으로 제출된 기타 의견에는 주요 반찬이 조기 품절되어 제육볶음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불만이 여럿 있었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짜고 자극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김재진 영양사는 “인수인계를 받을 때 제육볶음의 기호도가 가장 높다고 들었다. 그래서 메뉴 조기품절을 대비해 제육볶음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맛에 대해서는 “현재 하고 있던 검식을 강화하고, 국의 경우는 염도계를 사용하여 최대한 표준 입맛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김재진 영양사는 “업무지가 GIST로 바뀐 후 ‘GIST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불만사항 등을 점검했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창구에 대해서는 “현재는 없다. 그러나 곧 개설할 계획이니 많은 의견 부탁한다”고 말했다.

제2학생식당
“학교 지원 없어 재정적 부담 큰 상태”

학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2학 1층 식당의 경우 1학 1층 식당보다 만족도가 낮게 조사됐다. ‘약간 불만족’, ‘매우 불만족’을 선택한 학생들의 비율이 60.2%로 높은 반면 ‘약간 만족’, ‘매우 만족’을 선택한 학생들의 비율은 9.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제 2학생식당에 불만족을 드러낸 학생들은 주된 문제점으로 ▲높은 가격대(31.2%) ▲적은 양(27.0%) ▲식단의 다양성 부족(18.2%) 등을 언급했다. 특히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설문에 응답한 한 학생은 “처음 풀무원이 입점했을 당시와 비교해 음식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 최근 가격까지 4500원으로 올랐는데, 그 비용을 지불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음식을 먹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2학생식당 서영은 매니저는 “현재 제2학생식당이 재정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서영은 매니저는 “가격 인상은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이 가장 크다. 중식 3 코스를 유지하려면 각 코스당 약 3명, 보통은 13명의 상주 인원이 필요한데, 전체 지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던 인건비가 갑작스럽게 16%나 올라서 현재 큰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영은 씨는 “학교 측은 지원을 아예 해 주지 않는다. 한 달에 수관 비용이 400만원 가까이 나오는데, 몇몇 학교는 그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지만 GIST는 그렇지 않아 업체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GIST에 입점해 있는 4개의 식당 업체(각 학생회관 1, 2층)는 모두 일정한 금액의 임대료를 학교 측에 매달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제 2학생회관 2층 분식점처럼 소규모의 개인 업체와는 다르게 대형 업체가 입점해 있는 1층은 인건비, 수도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인원이 적은 GIST의 특성 상 학식을 먹는 학생들의 수가 적은 것도 문제점이다. 서영은 씨는 “현재 주말 식수가 조식 20명, 중식 80명, 석식 5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은 학생들이 외식을 하거나 배달긱 등을 통해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일이 잦아서 학생식당 이용자들이 더 줄고 있는데, 식당 입장에서는 상주 직원을 줄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게 악순환이다. 학생들은 가격 인상, 품질 때문에 학생식당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매출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일 수가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서영은 매니저는 “그래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메뉴와 식자재의 영문 표기에 대해서는 “3월부터 식당 앞의 메뉴판에는 영문 표기를 했었다. 4월 중으로는 어플에도 영문 표기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식 시간을 늘려달라는 의견에는 “조식 시간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신 4월 2일부터 조식 테이크아웃 시간을 9시 반까지 늘리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플 예약이 가능하게 해 달라는 의견에는 “전산 팀에 문의를 해 봤지만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서영은 씨는 “저단가 메뉴 고정, 배식 방식 변경 등의 의견도 많았는데, 제공 코너를 없애야 하는 일이라 쉽게 결정하기가 어렵다. 일단 논의는 할 것”이라며 학생들의 의견 반영에 적극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학교·학생·식당 간 이해 필요해

적자 누적으로 인해 학생 식당의 운영이 어렵다는 의견에 총무팀 학생식당 관리 담당자는 “상호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학교 측 담당자는 “그동안 학생식당 측과 지속적으로 식당운영 적자보전을 위해 임대료, 공공요금 인하 등의 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임대료의 경우 식당 입점 당시 최고가 입찰에 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변경 시 불공정 행위가 되기 때문에 수용이 곤란하며, 전기료를 제외한 기타 제세공과금, 수도료, 가스료, 전화료의 경우 사용자 부담 원칙으로 수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학교측에서 임대 계약을 변경하여 전기요금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학생식당 음식의 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yjpark0330@giat.ac.kr
오정원 기자 jungwon98@gist.ac.kr
최윤 기자 choiyoon@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