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4대 과학기술원(GIST, KAIST, UNIST, DGIST)의 경쟁률이 급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라진 분위기 속,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 공학 인재 위기
대한민국 과학기술계는 자연계 학생들의 과도한 의약학 계열(의과대학, 치과대학 등) 선호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러한 입시 분위기는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수 감소로 이어졌다.
KISTEP(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이공계 기피와 학령 인구 감소가 겹치면서 현재 약 4만 5천 명 수준인 이공계 석사과정생이 2050년에는 2만 2천에서 2만 7천 명 수준으로, 약 4만 1천 명인 박사과정생은 2만 2천여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실제 연구를 수행할 석박사급 인력의 손실이 막대해졌다. 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역시 “인공지능, 반도체 같은 첨단기술 분야도 인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의대 쏠림은 한국 산업의 기반을 흔드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과학기술원 지원율, 경쟁률 상승
이러한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올해 4대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이 역대 최고 지원율과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4대 과기원의 작년 대비 지원율 상승세를 보면 GIST의 경우 12.8%(377명), KAIST는 7.6%(491명), UNIST 20.6%(377명), DGIST도 23.4%(1,172명)로 큰 변화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GIST는 모든 전형에서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늘어 경쟁률이 상승한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전형별 경쟁률은 일반전형 12.64:1, 학교장추천전형 14.55:1, 특기자전형 17.5:1, 고른기회전형 22.6:1을 기록했다.
반면 2026학년도 의약학 계열 수시 지원자는 전년보다 21.9%(3만 1,571명) 감소해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입시생 수가 과거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학 계열 지원율은 하락하고 과기원 지원율은 상승한 것은 과기원에 대한 선호도 및 관심의 상승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과 기업의 움직임의 영향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실제 정부 정책과 기업의 움직임이 크게 작용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시행과 함께 AI,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원 정원 규제 완화와 특성화 대학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연구자 처우 개선을 위해 2025년부터 석사 월 80만 원, 박사 월 110만 원 이상의 수입을 보장하는 ‘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이는 R&D 참여 인건비와 연계돼 대학원생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실질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정부는 2025년에 이어 2026년도 정부 R&D 예산을 증액 기조로 유지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 육성을 위한 ‘국가 과학자’ 제도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구상하며 과학기술계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대우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핵심 분야의 박사급 입사자에 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자사주 지급 및 복리후생을 강화하는 등 보상 체계를 다각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에서 2024년 임금인상률 전년 대비 최대폭 상승을 보여주며 이공계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공계에 집중된 관심도와 지원율 증가는 기초과학, 공학, 응용과학 분야의 분위기 반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기원 입학 정원 증가 등 추가적인 정책과 맞물린다면, 인재 풀(pool) 확대로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