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시인 나태주, GIST에서 말한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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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풀꽃>으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나태주 시인이 GIST에 방문했다. 나태주 시인은 ‘시를 통해 헤아리는 삶의 지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풀꽃의 시인, 나태주

나태주 시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1964년 공주 사범 학교 졸업 이후 약 43년간 초등교사로서 근무하면서 시인 활동을 이어갔다. 2007년 정년퇴직 이후 공주 풀꽃문학관의 소장을 역임하며 시인 활동에 전념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대숲 아래서〉로 등단한 이후 수십 권의 시집을 펴냈다. 대표작으로는 《풀꽃》,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등이 있다. 나태주 시인은 등단 이후 1979년 제3회 흙의 문학상, 2020년 제31회 김달진 문학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본인만의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꾸렸다.

 

나태주 시인이 전한 80년 삶의 지혜

나태주 시인은 11월 12일 GIST 오룡관 다산홀에서 ‘시를 통해 헤아리는 삶의 지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강연을 시작하면서부터 “여기 서 있을 수 있는 오늘이 선물이며, 내 말을 들어줄 수 있는 관객이 있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자 선물이다”라고 말하며 삶을 대하는 따뜻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문화 활동이 축소됐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본인의 건강 문제로 인한 삶의 위기를 함께 언급하며 “잃을 뻔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마치 안개가 자욱했던 세상이 밝고 깨끗해지는 것처럼 그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렇게 느낀 감사함에 대해 강조하며 모두가 작고, 약한 상태로 처음을 시작하게 되고 필연적으로 넘어지는 삶의 특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버림받은 순간에 시인이 됐고, 선택받은 순간 남편이 됐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꿈이었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좌절이 있던 삶을 되짚었다. 동시에, 고난의 시간 이후 삶이 발전했음을 강조하며 삶은 항상 성장을 요구하므로 버림받고 선택받는 과정에서 다시 일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문학과 삶의 연결고리

이어 그는 시와 삶을 연결하며 앞서 말한 삶을 대하는 감사한 태도를 부추기는 것이 바로 문학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장 성공한 삶은 “위태로울 때 쓰러지지 않고, 청소년 시절에 꿈꿨던 자신의 모습을 가슴에 안고 늙어 그 사람이 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꾸는 꿈들은 제각기 다르며 행복, 재산, 사랑 등 저마다 다른 가치를 소중히 하며 살아간다고 덧붙였다. 문학은 이러한 삶에서 완전한 중심이 되진 못한다. 하지만 결국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문학이 줄 수 있는 것은 “위로와 축복, 그리고 동행”이라는 감사함과 꿈을 북돋아 주는 수단이라고 그가 내린 삶의 해답을 공유하면서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이루어진 질의응답 시간 동안 그를 평소에 애정하는 독자들이 “상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열등감은 어떻게 대하시나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하나요?” 등의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고민을 공유했다. 나태주 시인은 “인생에서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제일 위태롭고 무서운 사람인 것이다. 작은 상실을 통해 배우며 큰 상실을 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본인이 삶을 통해 성장한 비결을 공유했다. 또한 “본인의 약함에 대한 인정은 필요하지만, 열등감은 포기해야 하는 요소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태도, 작은 일을 소중히 하며 나를 가꾸는 태도가 중요하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결국 본인을 성장시키므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질문에 답했다.

 

강연 초반, 나태주 시인이 강연 중 자신의 투병기를 회고하며 작성했다 밝힌 시 중 하나인 〈집〉은 나태주 시인이 삶의 위기를 넘기며 집과 자신의 삶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시다. 〈집〉을 감상하며 나태주 시인처럼 지난 삶을 돌아보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태도를 가졌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