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14일, <지스트신문>과 빠띠, 인문사회과학부의 협업으로 <2025 GIST 과학인의 대화>가 개최됐다. 행사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이 짝을 이뤄 1시간 동안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학인의 대화>란
<과학인의 대화>는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건강한 공론장 마련을 목표로 기획됐다. 대화 주제는 현대 과학인들이 고민하는 주제를 크게 4개로 나눠 선정됐다. 첫 번째 주제로는 AI 기술이 선정됐다. 최근 AI를 이용한 가짜 뉴스와 과제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올바르게 AI를 사용할 방법에 대한 주제가 선정됐다. 또한 과학기술과 사회 불평등의 연관성, 우리 삶에 현재진행형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 위기와 과학의 가치중립 또한 주제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과학인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와 ‘기후 위기 앞에서 과학이 중립을 지킬 수 있는가’,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 불평등의 연관성과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엘리트 교육’에 관한 세부 질문을 통해 과학과 사회를 연결하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 협업한 빠띠는 1대1 대화 ‘독일이 말한다’의 한국 프로젝트인 ‘한국의 대화’를 한겨레와 함께 진행했다. 또한 사회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별별 대화’ 등의 시민 대화 행사를 주최했다. 지역 사회의 다양한 사람이 무작위로 모인 앞선 행사들과 달리 이번 행사는 GIST 학생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차별을 둔다. <과학인의 대화>는 주제에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끼리 1대 1로 대화하는 행사로, 빠띠의 은하투표 시스템을 통해 상대가 매칭된다. 대화 시작 전, 정해진 주제에 대해 참가자들이 은하투표를 진행하면 은하 시스템 통해 의견이 비슷한 정도를 이미지로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하나의 별로 표현되며, 의견이 비슷한 사람은 가까운 위치에 별이 생성된다. 쟁점에 대한 답변을 비슷한 사람끼리 모아 만든 5개의 별 무리를 은하라고 부르며, 서로 다른 은하에 있는 사람끼리 매칭해 각자의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과학인의 대화>는 쟁점을 가진 찬반 토론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듣고 생각해 보는 기회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토론 형식의 대화가 되지 않도록 그라운드 룰을 적용했다. <과학인의 대화>는 근거와 함께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토론과 달리, ‘왜 이런 의견을 가지게 됐는가’, ‘타인의 의견은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하는가’와 같이 가치관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대화의 자리다. 이를 위해 그라운드 룰은 상대의 배경과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한 대화를 기본 전제로 하며,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임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질문을 통해 의견을 많이 공유할 것, 상대의 말이 끝난 후 발언을 진행할 것 등의 규칙이 적용됐다.
<과학인의 대화> 진행
행사는 <지스트신문>의 김민석 편집장(화학, 24)과 인문사회과학부 김건우 학부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김민석 편집장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라며 “거창한 토론이라기보단 생각을 공유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행사를 시작했다. 김건우 학부장은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공격적인 언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또한, 행사를 통해 마음을 열고 서로 가까워지며 자신을 재확인하는 취지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화로 생각이 변하지 않아도 생각의 의미를 알게 되고,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축사를 남겼다.
대화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그 후 30분가량 후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가 끝난 후, 다시 모인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상당수가 행사에 만족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견이 변하지 않았거나 행사에 만족도를 낮게 투표한 학생도 대화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고, 이런 자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외에도 다양한 관점을 접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학생의 54%가 ‘매우 그렇다’, 41%가 ‘그렇다’, 4%가 ‘보통이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참여 학생 절반 이상이 새로운 관점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생각의 변화가 생겼냐는 질문에는 83%, 다른 의견에 대한 공감도와 이해도가 증가했냐는 질문에는 91%가 긍정의 답을 남기며 행사 목표에 부합하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에 권혁진 학생(화학, 21)은 내년 도전탐색과정 과목으로 이러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고, 이에 박현영 학생(전컴, 22)은 앞선 의견과 비슷하게, 전공을 선택한 고학년생들이 학과 커리큘럼이나 개설 과목, 전공 제도 등을 학과에 자유롭게 건의하고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평소에는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친구와 다루게 된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의도적으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 좋았다”라는 후기를 남겼다. 인터뷰에 참여한 조아영(신소재, 23) 학생은 “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할 때 엄밀한 내용을 다뤄야 하는가,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풀어서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과학자의 입장과 입문자의 입장 양쪽에서 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우리 학교가 과학기술원인 만큼 학생들이 이러한 관점을 공유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지스트신문>에서 빠띠, 인문사회과학부와 협업해 진행한 <과학인의 대화>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과학인의 대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GIST에 더 많은 건강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