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응답자 62.5%, 전공교육 ‘부족하다’ 또는 ‘매우 부족하다’
GIST대학의 전공교육 부족에 대한 지적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이에 맞춰 GIST대학은 오는 2018년부터 전공선언 시기를 1년 앞당긴다. 그러나 전공전입시기 조절 이외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변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지스트신문은 이와 관련한 학생들
의 의견을 듣기 위해 ‘전공교육 만족도 및 전공 선언 제도 변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요원인으로 전공과목의 다양성 부족
전공교육 만족도에 대해 불만족(35%)과 매우 불만족(7.5%) 응답자의 합이 만족(17.5%)과 매우 만족(5%) 응답자의 합보다 더 많았다. 불만족에 응답한 주요 이유로는 개설된 전공 교과목의 다양성 부족(76.9%)이 압도적으로 뽑혔다. 뒤를 이어 격년마다 개설되는 강의(38.5%), 세부전공의 부재(23.1%), 50명 이상의 대형 강의(15.4%), 교수진과의 상호작용 부족(질의응답 등, 15.4%) 순이었다.
특히, “GIST대학의 커리큘럼은 전공교육을 충분히 제공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부족하다(55%), 적당하다(37.5%), 부족하다(7.5%) 순서로 응답했다. 이번 문항에서 ‘많다’와 ‘매우많다’에 응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GIST대학 전공교육, 타 이공계 대학에 비해 부족
실제로 GIST대학의 전공교육은 타대학(KAIST, POESTECH, 서울대학교)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전자컴퓨터 전공과 지구·환경공학 전공의 경우 비교에 적합한 전공을 선정하기 어려워 포함하지 않았다.
전공과목 이수학점을 비교했을 때, 세 학교의 전공 이수학점이 대부분의 학과에서 GIST대학의 전공 이수학점(변경 후 36학점~42학점)보다 많았다. 서울대학교는 모든 학과의 전공 이수학점이 60학점을 상회했다. POSTECH의 경우에도 전공 이수학점이 GIST대학과 10학점 넘게 차이 났다. 특히 신소재공학 전공은 68학점으로 전공 이수학점이 가장 많았다.
KAIST는 전공 이수학점이 서울대학교와 POSTECH에 비해 적었다. KAIST의 경우 서울대학교, POSTECH과는 다르게 2학년 때 전공 선언을 한다는 점도 전공 이수학점에 영향을 준것으로 보인다. GIST대학의 경우에도전공 선언시기를 앞당기면서 KAIST와같은 조건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같은조건의 KAIST도 전공 이수학점이 대부분의 학과에서 GIST대학보다 많았다.
전공 이수학점이 적다는 점 이외에타 대학과의 또다른 차이는 GIST대학에는 전공 이수학점에 상한선이 있다는 것이다. 최대 이수학점을 초과하여 수업을 들어도 최대 이수학점까지만 인정된다. 이는 전공 이외에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듣게 하기 위한 Rule of 12(변경 후 Rule of 14) 제도 때문이다.
개설되는 교과목 수의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신소재공학 전공의 경우에는 KAIST와 교과목 수가 같았지만 POSTECH, 서울대학교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서울대학교는 GIST대학보다 두 배 가량 교과목 수가 많았다. 기계공학 전공의 경우에 차이는 더 뚜
렷하게 나타났다. KAIST, POSTECH, 서울대학교 모두 GIST대학보다 교과목 수가 훨씬 많았다.
GIST대학과 타 대학을 전공교육의 질적인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전공이수학점과 전공 교과목 수는 양적 측면에서 GIST대학 전공교육의 부족을 드러낸다.
전기전자컴퓨터 전공, 세분화된 과목 필요
GIST대학의 전기전자컴퓨터 전공은 전기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결합해 운영되는 학과다. 많은 다른 대학에서는 이 두 가지 전공을 구별하여 운영한다. 강동민(15,전전컴) 전기전자컴퓨터 전공자대표는 “전기전자컴퓨터 전공에 문제점이 있지만, EE(전기전자)와
CS(컴퓨터) 둘 다를 포함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외국에도 EECS를 하나로 합쳐 학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버클리와 카네기멜론 대학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분야와 컴퓨터 분야를 함께 배우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두 분야 모두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 양질의 교과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전기전자컴퓨터 전공의 교과목 수는 연구과목을 제외하고 20여 과목에 불과하다. 특히 전기전자와 컴퓨터 분야를 나눠서 보면 더욱 부족하다. KAIST 등 다른 학교와 학과의 교과목 수에 비해서도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강동민 전공자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다른 학교들에 비해 전공과목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기전자 또는 컴퓨터 전공 학생들이 배워야하는 필수적인 과목들은 있지만, 영상처리, 보안, 심볼릭 프로그래밍과 같은세분화된 과목들이 없다. 말하자면 다른 학교에서 4학년 때 듣는 과목들이 거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계공학 전공, 학과 특색 반영한 커리큘럼 있어야
김지우(15, 기계) 기계공학 전공대표자는 GIST대학 커리큘럼에 학과별 특색을 더욱 반영해야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rule of 12 제도가 기계공학과 커리큘럼에 부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지우 전공자 대표는 “본교 기계공학과 수업들은 비록 압축되었지
만 타교의 3학년 과정까지 담고 있다. 타교의 4학년 과정은 대학원 과목을 이수한다면, 조금 부족하지만 짜임새있는 커리큘럼이다. 문제는 이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기계공학과에서 개설된 모든 과목을 수강해야한다”고 말했다. Rule of 12에 따라 전공과
목은 36학점까지 인정되기 때문에, 기계공학과의 모든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졸업가능학점인 130학점을 초과한 140~15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어서 김지우 전공자 대표는 2년 기초교육학부 제도 역시 기계공학과 전공생에게 부담을 준다고 전했다. “3학년 때 4대 역학을 이수하면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기계공학과 전공생은 전공필수 과목이 조밀하여 SAP나 SURF와 같은 해외교류 프로그램을 참여하
기 힘들다. 기계공학과 전공생이 해외교류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위해서는 휴학이나 졸업유예로 필수 요건을 맞춰야 한다.”
김지우 전공자 대표는 졸업 요건을 채우기 위한 연구 6학점 역시 기계공학과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전공생은 졸업 논문과 졸업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하여 졸업요건을 충족한다. 많은 기계공학과 전공생은 과 특성상 졸업논문보다는 졸업
작품을 제작한다. 하지만 연구학점이 6학점으로 상향되면서 기계공학과 전공생은 졸업 작품제작과 함께 논문작성도 병행해야 한다. 김지우 전공자 대표는 “졸업 작품제작과 논문작성의 병행은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작품과 논문 두 가지의 질이 모두 떨어질수 있다”고 말했다.
글 = 이건우 기자 rjsdn4497@gist.ac.kr
정지훈 기자 jeongjihun@gist.ac.kr
삽화 = 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