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대학 계절학기, “원하는 강의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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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오정석 기자

<지스트신문>은 GIST 학부생의 계절학기 만족도 파악을 위해 ‘2018년 GIST 대학생 계절학기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는 지난 02월 04일부터 02월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총 대학생 12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서 ±8.17%이다. 복수 선택 문항은 명수로, 단일 선택 문항은 퍼센트로 표시했다.

학생, 계절학기 개설 과목 수 부족해
학교, 정규학기 중심 운영이 기본 방침

설문 조사 결과 대다수 학생이 계절학기에 관심을 보였다. 계절학기 수강 의향에 대한 질문에 82.5%의 응답자가 추후에 계절학기를 신청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남은 정규학기 때 학점을 적게 듣기 위해’가 78명, ‘학업 부담으로 수강하지 못했던 강의를 듣기 위해’가 57명으로 뒤를 이었다.

계절학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컸지만, 개설 강의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응답자 89.2%가 2018년 계절학기에 개설된 강의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불만을 표한 응답자 107명 중 106명이 그 이유로 ‘개설된 강의 수가 적다’를 꼽았다. 2018 계절학기에서 학부생이 들을 수 있었던 강의(창업진흥센터 개설 강의 포함)는 여름 학기와 겨울 학기 각 7개였다.

계절학기 개설 강의 추가 계획에 대한 질문에 학사지원팀 임성훈 팀장은 “정규학기에 교육을 집중하고 계절학기는 최소한으로 운영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교육 방침이다. 이는 방학 중 학생들에게 캠퍼스 생활 이외의 활동을 장려하고 재충전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기 위해서다”며 현 계절학기 운영 방침을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덧붙여 계절학기에 시행되는 국제대학 파견 및 해외 교류와 학점교류를 언급하며 이로써 원내 계절학기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 대학 학점교류는 복잡한 수강 신청 절차와 기숙사 문제 등 실질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어 학점교류 참여자가 많지 않다. 또한 학점교류에서 타대생인 GIST 학생이 들을 수 있는 강의는 한정돼있다. GIST는 작년 여름학기에 ‘UNIST, KAIST, 전남대학교’, 겨울 학기에 ‘POSTECH, UNIST, KAIST, 전남대학교’와 학점교류를 했다. 하지만 참여자는 여름 학기에 KAIST 4명, 겨울 학기에 KAIST 1명으로 총 5명에 그쳤다.

이에 학생팀 민경숙 팀장은 “강의에 대한 설정은 담당 교수님과 학부의 고유 권한이다. 이는 해당 강의의 특성, 적정 인원, 운영 사정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따라서 타대수강 불가 과목으로 설정된 강의의 개방에 대해선 우리 원에서도 강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GIST 학생들의 수강을 제한한 강의에 대한 개방을 해당 대학에 문의했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학생들의 이해를 부탁했다.

희망 계절학기 개설과목
계절학기 개설 희망 강의 중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것은 교양과목이었다. 전공선택, 기초과학이 그 뒤를 이었다. 교양이나 전공 선택의 경우 ‘정규학기 때 전공필수에 대한 부담으로 듣지 못했던 강의를 듣고 싶다’는 답변이 여럿 있었다. 특히, 교양과목은 자기 계발을 위해 듣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초과학 강의 개설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재수강을 언급했다. 학기에 따라 열리는 과목이 다른 일반물리나 일반화학의 경우 학생들이 재수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또한 기초과학 강의는 신입생의 원활한 수강 신청을 위해 재학생 정원을 제한한다. 한 응답자는 “1학년 때 기초과학 수강 신청을 놓치고 고학년이 돼서도 해당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가끔 있다”고 말했다.

전공필수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은 학기 중의 학업 부담 분산을 이유로 들었다. 한 응답자는 “듣고 싶은 과목이 많은 데에 비해 학기 중엔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이는 휴학생들이 진도를 따라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답했다. 듣고 싶은 타전공을 방학 중에 듣는다면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계절학기 영어 강의 개설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필수 강의의 수강 신청 경쟁이 치열하고, 영어2 과목의 경우 정규학기 중에 들으면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다.

학점에 비해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많은 실험과 예체능 과목이 그 뒤를 이었다. 한 응답자는 “예체능 수업을 정규학기에 듣게 되면 출석 횟수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 계절학기 때 예체능 과목이 개설되면 수강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숙련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성훈 팀장은 “특정 강의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의 명단을 학사지원팀에 제출하면 교과과정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강의 개설을 심의할 수 있다. 계절학기 운영은 대학의 기본 방침에도 불구하고 각 전공교육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각 전공에서 계절학기 강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할 경우 이를 지원한다”며 교과 개설이 유동적임을 밝혔다.

수강료 내서라도 희망 강의 듣고 싶어
정규학기보다 계절학기 등록금이 비싼 대다수 대학과 달리, 현재 원내 계절학기는 무료다. 2018년 3월에 발행된 <지스트신문> 기사 「GIST대학 교내 계절학기, “들을 과목 없어요”」에서 기초교육학부장 장진호 교수는 학부 계절학기 강의 추가 개설이 어려운 이유로 재정 문제를 들었다.

그러나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77.5%가 계절학기 수강료를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계절학기 적정 수강료로 ‘학점 당 3만 원 이하’가 30%로 가장 높았고, ‘무료’가 22.5%, ‘학점 당 5만 원 이하’가 20.8%로 뒤를 이었다. ‘수강료 상관없이 듣고 싶은 강의를 신청하고 싶다’도 12.5%나 됐다.

이에 대해 임성훈 팀장은 “장진호 교수가 들었던 재정적인 문제는 부수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학부 계절학기 확대를 하지 않는 이유는 정규학기 중심 운영이 기본 운영 방침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인포=오정석 기자
인포=오정석 기자

기타 의견란
기타 의견란에서 한 응답자는 “대부분의 강의를 전임 교수가 맡기 때문에 다양한 강의 개설이 어려운 것 같다. 시간강사를 고용해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임성훈 팀장은 “시간강사를 고용해 강의를 개설할 경우 강의의 질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타 과기원에선 시간강사가 인문사회 교육 대부분을 맡고 있어 과목개설 수와 교육의 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시간강사 채용을 늘리지 않는 까닭을 말했다.

영어 과목에 관한 불만도 많았다. 영어2가 개설되지 않음에 불만을 표하며 영어2의 개설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점을 지적한 응답이 다수 있었다. 한 응답자는 “계절학기 수강 신청 며칠 전에 언어교육센터에서 일방적으로 계절학기 영어 과목 개설 여부를 통보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업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언어교육센터 최정옥 언어교육센터장은 “해당 학년도 정규학기 동안 적정 분반 수를 운영하지 못했을 때만 계절학기에 해당 과목을 개설했다”고 전했다. 2017학년도까지는 강사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계절학기에도 강의를 개설했다는 것이다.

이어 최정옥 언어교육센터장은 “2017학년도 정규학기와 계절학기 영어2 분반 수가 각각 11개와 2개인데 2018학년도는 정규학기 분반 수만 13개다. 현재 인력으로는 2019학년도 계절학기에도 영어 과목을 개설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