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새로운 에너지 시대로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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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란 수소가 주요 에너지원이 되는 미래 경제체제로, 최근 화석 연료가 고갈되고 환경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에너지로 변환 가능하며,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고 환경 친화적이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와 기술이 부족해 세계 각국에서 이를 연구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수소 산업 관련 정책과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 40년도까지 수소경제 구축 약속
정부는 2018년 8월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수소경제 추진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소의 제조·저장·운송·활용 기술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안전성 확보 및 국민 인식 변화에도 힘쓸 것을 약속했다.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 모빌리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승용차, 수소버스 등의 수소자동차 620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까지 연 10만대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수소 차 가격을 내연자동차 수준으로 하락시킬 것이라 밝혔다.

수소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도 기술 발전이 진행 중이다. 고압 기체·액체·고체의 형태로 저장방식을 다양화시키고, 안정적인 운송을 위해 튜브트레일러 및 파이프라인 활용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경제성을 위해 트레일러를 경량화 시키고, 장기적으로 전국을 연결하는 공급 라인을 구성할 계획이다.

안전 체제 시스템 또한 구축돼야 한다. 수소 안전관리를 국제 기준에 맞춰 제정하고, 안전성 평가 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 안전 가이드북 보급, 수소 안전 체험관 구축 등을 통해 수소 안전과 관련된 사회 인식을 변화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로드맵을 이수하여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을 약속했다. 수소 에너지는 에너지원의 다각화와 해외 의존도 감소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정부는 수소 산업이 2040년에는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2차 에너지로 적합한 수소에너지
1차 에너지란 태양열, 풍력, 석유 등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 2차 에너지는 1차 에너지를 변환·가공해 수송과 저장이 쉽도록 만든 에너지이다. 이런 2차 에너지는 일상생활이나 산업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전기, 도시가스 등이 그 예이다.

현대 문명은 특정 도시 지역에서 에너지를 높은 빈도로 이용한다. 따라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쓰기 어려운 1차 에너지를 이용이 편리한 2차 에너지로 변환시켜야 한다. 도시에서 사용하기 쉬운 2차 에너지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1차 에너지에서 생산 가능 ▲각종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 가능 ▲높은 에너지 효율과 접근성 ▲용이한 저장과 수송 ▲환경친화성 등의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이용하면 2차 에너지인 전기가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 전기는 다양한 1차 에너지로부터 쉽게 생산이 가능하고,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으며, 소비자가 이용하기 쉽다. 반면 대량 저장과 수송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는 수소로 보완이 가능하다.

수소는 기체, 액체, 고체(금속 수소화물)의 형태로 용도에 따라 저장이 가능하며, 장거리 수송이 쉽다. 또한 수소는 다른 분자들에 비해 몰 질량이 작기 때문에 다른 연료에 비해 단위 중량당 에너지 밀도가 크다. 마지막으로 수소의 연소생성물인 물은 생물에게 무해하며,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수소의 폭발성에 대한 오해가 있다. 하지만 폭발성이 높은 수소는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며, 이들이 폭발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수소는 경수소이다. 이들은 매우 가벼운 질량을 가지기에 방출되더라도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또한 연료전지에서는 폭발 반응이 일어날 정도의 온도를 구현할 수 없어 폭발의 위험성은 없다.

수소경제사회의 핵심, 수소연료전지
수소에너지를 생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수소연료전지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장치이다. 외부에서 음극으로 공급된 수소는 촉매를 통해 산화 반응하여 수소이온 H+와 전자로 분해된다. 분리된 수소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전자는 전선을 통해 양극으로 이동한다. 이후 양극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물이 발생한다. 즉, 화학반응을 통해 사용가능한 전기가 발생하고, 물은 외부로 배출되는 것이다.

연료전지의 이론 기전력¹은 1.23V이나, 전류를 흘리면 과전압이 발생된다. 과전압이란 전극에서의 반응에 대한 활성화 에너지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전압을 말한다. 과전압으로 인해 전지 반응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본래의 전극 전위보다 높은 전위가 필요하다. 이런 과전압을 낮추고 기전력을 높이기 위해 백금 촉매가 사용된다.

하지만 공기 중에는 일산화탄소가 10ppm 정도 포함돼 있다. 일산화탄소는 백금 표면에 흡착돼 촉매 표면적을 저감시키고, 이는 촉매 효율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는 주로 백금/루테늄 합금 촉매를 사용한다. 루테늄은 물을 수소이온과 수산화이온 OH-로 분해시킨다. 생성된 수산화이온은 루테늄에 흡착한뒤, 근처 백금에 결합한 일산화탄소를 산화시켜 이산화탄소로 만든다. 이러한 과정으로 이산화탄소와 수소이온이 형성되며 일산화탄소가 제거된다.

이러한 수소연료전지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수소 자동차이다. 충전시킨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물을 생성하고, 만들어진 전기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수소연료전지는 가정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주택용 연료전지의 경우 도시가스를 이용하여 수소를 제조하고, 외부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킨다. 이 때 전기와 함께 발생하는 열을 급탕과 난방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크기가 매우 작은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휴대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에 응용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수소경제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수소 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몇 가지 존재한다. 먼저, 연료로 사용될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화석연료인 석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CnH2n+1, n=8~15)를 높은 온도로 가열해 수소와 탄소로 열분해한 뒤, 탄소를 버리고 수소를 정제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제조 과정에서 공해가 유발된다. 현재 최종적인 목표는 원자력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 시켜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또한 원자력 발전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저장기술이다. 수소는 모든 원소 중에서 가장 작고, 실온에서 기체이다. 따라서 저장을 위해 수소를 액화시키려면 –270℃ 이하의 매우 낮은 온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액화 헬륨이 필요한데, 이를 이용하면 생산 비용이 너무 높아져 경제성이 떨어진다.

현재 사용 중인 백금 촉매 또한 개발이 필요하다. 연료전지를 장기간 가동하면 백금 입자가 응축돼 입경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촉매의 표면적이 저하돼 효율이 떨어지고, 이는 셀 전압 저하의 원인이 된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백금 촉매량 저감, 촉매의 지속성 향상, 백금을 대신할 대체촉매 개발 등이 필요하다. 나아가 수소의 제조, 운송, 저장, 이용과 관련된 기술이 개발되고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궁극적인 수소경제체제가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