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가니 폭염 온다, 이어지는 ‘복합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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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청주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지난 7월 15일, 오송 지하차도가 극한 호우로 침수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수재민은 2만 명에 이르렀다. 게다가 폭우가 끝나자마자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령되었다. 앞으로 증가할 ‘복합재난’에 대한 경각심과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47명 사망, 3명 실종

지난 7월 15일 오전 8시 40분 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내린 폭우로 제방이 터져 인근 하천수가 궁평2지하차도로 쏟아졌다. 침수 사고의 사망자는 같은 달 18일에 발견된 마지막 실종자를 포함해 총 14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호우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사고 지역에 교통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아직도 사고의 책임을 두고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참사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침수 위험에 대한 신고에도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못한 관리 당국의 업무상 과오가 원인으로 지적된 만큼, 기후재난에 무력한 기존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해 피해는 오송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극한 호우가 이어졌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누적 수재민은 약 2만 명이었다. 게다가 사망자는 47명, 실종자는 3명이 발생했다. 산사태로 민가가 피해를 입는 등 시설 피해도 만 건을 훌쩍 넘었다. 농작물 침수와 가축의 폐사 신고도 잇따랐다. 복구가 더뎌져 도로의 통제가 길어지기도 했다.

수해는 호남 지역도 할퀴고 갔다. 가뭄에 시달리던 광주 동복댐은 7월경 저수율이 100퍼센트에 달했다. 7월 말에는 익산 용안면에 시간당 60mm의 폭우가 쏟아져 인근 시설과 농경지, 축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 끝나니 더위, 그 이름은 ‘복합재난’?

폭우가 끝나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지난 여름은 전세계적으로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최고 온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은 2년째 기온이 41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겪고 있다. 인도 북부와 미국, 일본에는 사상 최악의 폭우가, 캐나다에서는 수백 건의 산불이 일어나는 등 기후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런 기록적인 재난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는 “전체적인 강수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단시간에 좁은 지역에 극한 호우가 내리는 현상이 늘어날 것”이라며 홍수 대책도 바뀌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과거 장마와 다른 새로운 기후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에 대해서 “강수량에 대한 데이터는 매우 부족하고 기후 모델을 통한 분석에도 한계가 있어 정확한 원인을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극한 호우와 같은 현상이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며 주의를 요했다.

진정한 문제는 단순히 극한 호우같은 현상의 증가가 아니다. 올해 한국에서도 폭우 직후, 일 최고 체감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관측됐다. 윤 교수는 “학계에서는 복합재난(compound extreme)이라고 부른다”며, 이러한 재난이 앞으로 잦아질 것을 우려했다.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 일어난 사례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벌써 수차례 발생했다. “확률상으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거라 예상됐던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윤 교수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미래 세대의 목소리

최근 기후재난과 관련된 기사를 살펴보면 “이젠 끝났다”와 같은 자포자기식의 반응을 쉽게 볼 수 있다. 기후재난은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윤 교수는 “절대로 포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윤 교수는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0.5도만 막아도 많은 것을 지켜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2100년에는 평균기온이 최대 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윤 교수는 복합재난을 비롯한 기후 재난이 특정 지역을 정치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곡창 지대를 소멸시키는 등 예상조차 힘든 정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살아갈 세대, 즉, 10대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목소리다.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의체인 IPCC 보고서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세대 간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위기감에 명백한 차이가 남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6명의 청소년이 몬태나주 정부를 대상으로 화석연료 정책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을 걸어 승소하기도 했다. IPCC도 현 기후변화 대책이 소극적이거나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책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낸 건 청소년이었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탄소 중립과 기타 정책을 요구하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변화를 불러올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