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하고 싶은 친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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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상담자의 「토닥토닥」

 

● 여름님의 사례

같은 모임에서 처음 A를 만났어요. 처음에는 A는 신기할 정도로 나와 잘 맞는 친구였어요. 그렇게 서로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지요. 그러나 지내다보니 알게 된 A의 질투심과 변덕스러움은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고,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이미 저와 A는 너무 많은 부분에서 엮여 있어요. 같은 동아리, 같은 수업, 같은 지인들까지… 흔히들 말하는 ‘손절’이라는 행위가 저와 A 사이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를 불편하게 하는 건 아닐까 많이 걱정이 돼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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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정리하기 어려울 만큼 가까워졌을 때 친구의 다른 모습들을 알게 되었고, 이 상황 자체가 많이 고통스러웠겠군요. 장기적으로 여름님을 위해서 이 관계를 끊어내야 할지, 여름님이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친구를 품어줘야 할지, 그런 것들 역시 참 어렵겠어요.

제 생각에는 여름님이 상대방을 많이 아끼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 더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마음 십분 이해가 돼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름님이 자신을 너무 갉아먹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짧은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사람은 살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마다 적절한 거리감을 가져가야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와 평생 문제없이 삶을 살아가는 건 큰 행운이겠지만, 그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 여름님도 잘 알 거예요. 누구나 서투를 때가 있고 연습이 필요한 법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여름님도 A님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거고요. 충분히 많이 고민하고, 선택을 내렸으면 해요. 여름님이 어떤 결정을 하든, 누군가는 여름님을 지지하고 이해해주고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지금 당장 힘든 이 순간이 서로에게 큰 자양분이 되는 날이 올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상담자 : 감자
(김민상(화학, 박사과정), 또래상담자 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