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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한 준법은 왜 투쟁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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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차량정비단의 건물.
호남차량정비단.

지난 11월 13일, 광주송정역에서 전국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의 선전전이 시작됐다. “SR 정비차량 부족으로 돌려막기 운행! 열차안전이 위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 사람들이 플랫폼으로 향하는 복도에 줄지어 있었다. 14일 저녁, 필자는 그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불과 10분 뒤 SRT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자리에서 기자 명함을 건네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며칠 뒤 호남차량정비단에 직접 방문할 수 있었다.

 

SRT, 반년간 11건 고장… ‘가벼운 고장 아니다

호남차량정비단은 GIST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정비단 앞에 도착하자 거대한 선로를 떠받치는 기둥과 건물들이 보였다. 호남차량정비단 문진모 지부장의 안내에 따라 철도노조 호남고속차량지부실로 들어갔다. 칸막이가 세워진 작은 휴게 공간에 컴퓨터 한 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파와 탁자 정도가 있었다. 자리에 앉아 관련 자료를 받았다. 종이를 넘기자 ‘24년 6월 이후 최근까지 고장이 총 11건 발생’, ‘정비편성 축소’, ‘업무외주화’, ‘무리한 운행’ 같은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간략화된 철도노조 요구사항과 준법투쟁으로 인한 영향을 주로 다루던 기존 뉴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였다.

“2015년도에 SRT가 생긴 건 KTX와 경쟁시켜 보다 질 좋은 철도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문 지부장은 2000년대부터 민영화에 맞서왔음을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2005년 KTX가 개통한 이래 철도 민영화 시도는 지속됐다.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철도경쟁체제 도입이란 취지로 주식회사 SR을 출범, 새로운 고속철도 운영사가 등장했다. 문 지부장은 “SR이 22편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12편성은 코레일에서 대여해주고, 유지 보수 같은 정비도 코레일에서 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6월부터 최근까지 SR차량에서 주요 부품 고장이 11건이나 발생했다”라며 본격적으로 안전 문제를 언급했다. 문 지부장은 원래도 고장이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주요 부품(축상베어링, 모터감속기, 트리포드 등)에 문제가 생긴 것은 심각한 사안으로, 대책 마련 필요성을 느껴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것이 이번 준법투쟁의 이유라고도 덧붙였다.

 

무리한 운행과 정비 외주화, 지금껏 운이 좋았을 뿐

열차를 너무 많이 돌리고 있어요. 원래 고속차량은 정비편성을 잘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정비할 때가 됐는데도 그걸 충분히 안 하고 그냥 최대한 많이 운행하고 있는 겁니다.”

본디 고속열차는 정비편성을 운영해 정비 매뉴얼에 따라 각 부품을 일정 주기마다 점검하고 수리해야 한다. 그런데 2023년 9월 SRT 운행노선 확대에 따라 SRT의 정비편성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부품중정비주기(TBO)를 지킬 수 없게 됐다는 것이 문 지부장의 설명이다. 제때 정비를 받지 못하니 고장이 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SR은 야간에도 부품주기교환작업을 추가 시행했다. 하지만 이는 정비단의 업무과중으로 이어졌고, 충분치도 않았다.

더 큰 문제는 SR이 주요 부품의 정비를 외주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문 지부장은 말했다. 고속차량의 부품은 대체로 수입품으로 매우 고가다. 물론 최근 개발되는 고속차량들은 국내 기술의 비율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전부터 운행된, 즉 대부분 열차의 주요 부품은 여전히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정비와 교체에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SR은 이 비용을 절감하고 열차를 빠르게 운행하기 위해 주요 부품 수선을 외주화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 외주화가 잦은 고장의 주된 원인이었다. 외부 업체에서 수선한 부품들이 고장을 일으키고 있던 것이다.

이게 트리포드라고, SR 차량 아래에서 돌아가고 있는 동력전달축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다리에요, 다리. 이게 기차가 시속 300km로 달리는 와중에 떨어져 나간 겁니다. 차량에서 탈락돼서 근처 논밭 어디서 주웠대요. 그렇게 바로 선로 밖으로 떨어지면 다행이지, 선로랑 차량 사이에 낀다고 생각해보세요. 탈선이에요. 재난입니다.”

SR열차의 손상된 하부 부품. 축의 표면이 긁히고 뜯어져있다.
손상된 하부 주행장치의 일부.
SR열차의 손상된 하부신호장치. 나무파편이 드러나있다.
손상된 하부신호장치.

실제로 사고가 났던 차량의 사진을 보게 됐다. 표면이 긁히고 뜯긴 하부 주행장치, 밑면이 부서져 덜렁거리는 나무 파편. 트리포드가 떨어져 나가며 열차 밑면과 충돌한 결과다.

정비가 필요한 열차 부품. 녹이 슬고 마모되어있다.
정비의 손길을 기다리는 부품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정비 현장으로 안내받았다. 뉴스로만 보던 현장이 눈앞에 있었다. 10m는 훌쩍 넘을 것 같은 높은 공간에 묵직한 레일과 철골이 세워져 있었다. KTX와 SR 차량이 세대쯤 세워져 있었고 간간이 직원들이 지나갔다. 문을 하나 지나자 크고 작은 부품들이 줄지어 있었다. 녹이 슬고 부식된 부품들이었다. 아까 사진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생긴 것도 있었다. 문 지부장은 이렇게 노후화된 부품들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정비단에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외부 업체에서 이 작업을 하게 되자 곧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20일의 일이다. 부산행 SRT가 천안아산역에서 1시간 지연됐다. 뉴스에는 ‘동력차 하부 공기압력이 떨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라고 보도됐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없었을 뿐, 이처럼 지연된 열차들에서 발생한 사고들은 운이 나빴다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다고 문 지부장은 설명했다.

외부 업체에게 정비받아 고장난 부품에 대한 책임은 외부 업체가 지긴 했어요. 그런데 인명피해가 안 나서 다행이지, 만약 큰 재난으로 이어졌으면요? 사람이 죽으면 그건 누가 어떻게 책임집니까?”

고속열차의 사용 연한은 중간 대수선을 거치면 최장 30년이다. 현재 국내 고속열차들은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이미 노후화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정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아직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경각심이 없을 뿐, 현장의 직원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우리는 알아요. 이제껏 큰 사고가 없었던 건, 그동안 운이 아주 좋았을 뿐입니다.”

 

안전을 위한 준법은 왜 투쟁이 됐나

현재 코레일과 SR측은 철도노조의 준법투쟁을 태업으로 공지하고 있다. 문 지부장은 태업이라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설명을 이었다.

준법 투쟁은 정해진 매뉴얼을 지켜서 일하는 거예요. 그 정비 매뉴얼은 사측에서 규정한 겁니다. 그런데 그 규정을 지키면 지금 인력으로는 도저히 열차의 운행 스케줄을 맞출 수 없어요. 그래서 그동안 무리를 해온 거죠. 이런 상황에서 충원도 안 해주고, 매뉴얼을 지키면 운행 스케줄이 안 맞으니 태업이라고 하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철도공사와 차량본부는 인력효율화계획에 따라 271명분의 인력을 감축하고 외주화를 추진 중이다. 철도노조는 이러한 인력감축 중지와 SRT 안전 관리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이의를 제기했지만 대부분의 대처가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었다고 문 지부장은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정비편성 수정이다. SR은 정비편성을 늘리기 위해 주말에 2량을 붙여 운행하던 열차를 분리해 한 량은 정비단으로 보내고 한 량만 운행했다. 하지만 “이건 전혀 실질적인 해결이 안 된다. 주말에는 정비 직원들도 휴일이다. 주중 정비편성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문 지부장은 비판했다. 노조의 안전 문제 제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11월 13일, 광주송정역에서 매일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 진행되는 선전전과 준법투쟁이 시작됐다. 12월 5일까지 사측이 협의 의사를 밝힌다면 응하겠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총파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 철도노조의 입장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호남차량정비단을 나오며 뒤를 돌아봤다. 인터뷰를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이곳에 올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밖’에 있는 사람들은 위험의 사전 신호를 알아차릴 수 없다. 무슨 일이 난 뒤에야 경각심을 느낀다면 그 사고는 대체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이제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

 

[만평] 청년 취업 스펙 경쟁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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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스펙 경쟁 과열

“미래 진로를 생각하면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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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상담자의 「토닥토닥」

 

대학에 오고부터 진로에 관해 계속 회의감이 들어요.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다들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한 것 같고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잘 해 가는데 제 관심은 그것에 비할 바가 못 돼요. 연구에 재미도 못 붙일 것 같은데 나중에 랩실 인턴 등을 하게 되면 어떻게 인간관계나 다른 것들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막막하고요… 관심 분야 관련 논문이나 연구실을 찾아보지도 않는 이런 얕은 흥미만 가지고 있었으면서 연구에 몸 담아야겠다 생각한 제가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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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관련된 일 만큼 불명확한 건 없다 보니 큰 불안감과 부담을 느끼고 계시는 것 같네요. 더구나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미래 계획에 회의가 드는데 주변 사람들은 문제 없이 나아가는 것 같은 상황이니 더 초조해지시는 것 같습니다.

역설적으로 들리실 수는 있겠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이럴 때 어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조바심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왜 내가 과학기술원이라는 곳을 선택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었고 어디에 흥미가 있었는지, 수업 중 재미있었던 것들은 있었는지 찬찬히 살펴보시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학기 중이 바빠서 힘들다면 휴학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언젠가 한 번은 하게 될 중요한 고민인 만큼,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데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숙고해 보아야죠. 가족들, 고향 친구들과 편안히 지내다 보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수도 있고요.

혹은 과학자 이외의 진로로 나아가신 선배들의 경험을 듣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희 학교의 졸업자 모두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과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창업, 해외 기업 취업, 여타 전문직 등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는 길을 폭넓게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모두 랩실에서 졸업 논문을 쓰고 가신 분들이기도 하니, 랩실 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에 대한 해소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꼭 지금의 선택대로만 삶을 살아가진 않아도 된다는 것,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진로가 뚜렷하면 물론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나쁘거나 안 좋은 것은 아니잖아요? 교수님들 중에도 심지어는 박사후연구원 때 전공 및 연구 분야를 바꾸신 분들이 더러 계시니 말이에요. 선택을 내리시는데 부담이 된다면 조금 편하게 마음을 먹으셔도 되지 않을까 해서 덧붙여 보았습니다.

아무쪼록 이 고민의 시간들이 가치 있길, 후회가 적은 선택을 내리시길 그리고 결국엔 꽃길을 걸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상담자 : 은행나무

(윤만성(물리), 또래상담자 6기)

과학기술기본법 입법 예고… 예타 폐지 보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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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윤세림 기자

지난 10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을 위해 11월 18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기본법(이하 과기기본법) 개정안은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대체하기 위한 심사 제도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가사업의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예타는 올해 6월 R&D 사업에 대해 전면 폐지 발표됐다.

삽화=윤세림 기자

과기기본법 개정 배경은?

과기부는 이번 과기기본법 개정 배경을 예타 폐지 발표 이후 사업 관리 난도가 높고 필요 예산이 많은 ‘구축형 연구개발사업’의 심사 필요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번 개정안에서 구축형 연구개발사업의 범위를 규정하고 사업 특성을 감안한 심사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구축형 연구개발사업에는 대형 가속기, 우주 발사체 등의 사업이 포함된다. 이러한 사업은 “실패 시 막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하며, 수행 중에도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필요해 사업 추진 전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대규모 공공투자사업과 국가 R&D 사업에 대한 예산 편성을 위해 기획재정부장관 주관 아래 실시하는 제도로, 1999년부터 시행됐다. R&D 분야가 예타 제도에 포함된 것은 2008년이며,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국가연구개발사업이 해당한다. 하지만 올해 5월 17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사업 수행의 신속성을 위해 R&D 분야의 예타 폐지가 발표됐다. R&D 분야는 신속성이 요구되지만, 당시 기획부터 예타 통과까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돼 예타 제도의 개선이 요구됐다. 6월 4일 과기부는 올해 예타 폐지 발표에 대한 세부 추진 방안으로서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 투자․관리 시스템 혁신방안’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으며, 폐지 이행을 위해 기획재정부에서는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 특정 연구 위한 평가 제도 추가한다

과기기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구축형 연구개발사업 범위 규정 ▲계획변경심사 실시 ▲기술성평가 제도 폐지 등이 포함된다. 구축형 연구개발사업 심사 필요성이 대두되며 이번 개정안에서 해당 사업 범위를 규정했다. 계획변경심사는 구축형 연구개발사업 도중 사업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 실시하는 심사다. 필요 예산이 많고 사업 수행 중에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필요한 구축형 연구개발사업의 특성상 사업계획 변경 시 실시한다. 기술성평가 제도는 본래 예타 대상 사업으로 신청한 사업에 대해 예타 대상 여부를 평가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는 R&D 사업 예타 폐지로 인해 필요성이 사라져 폐지된다.

 

예타 폐지, 우려와 환영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표한 ‘R&D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관련 주요 쟁점’에 따르면, R&D 예타 폐지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과 반기는 입장이 공존한다. 예타 폐지를 우려하는 측에서는 예타 제도가 재정투자의 효율화에 기여한다고 본다. 예타 시행으로 작년 말까지 요구된 총사업비인 58.0조 원을 32.2조 원까지 절감했다는 것이 주요 논거다. 또한, 예타 제도를 폐지하더라도 충분한 보완 제도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국가 재정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는 예타 제도의 폐지를 보완 정책이나 기타 법률 개정 전에 발표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더불어, 예타 폐지로 인해 사업을 쪼개서 신청하거나 다른 기관에서 중복된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였다. 반면, 예타 폐지에 찬성하는 측은 예타 신청 사업 중 최종 시행 결정되는 사업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또한 예타 조사 기간은 원칙상 7개월이지만 최근 평균 8.3개월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정부에서 예타 폐지의 대안으로 내세운 과기기본법 개정안은 입법 예고 기간에 기관, 단체 또는 개인에게 의견을 받는다. 의견이 있다면 11월 18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의견을 제출하거나 의견서를 서면으로 작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우편으로 제출할 수 있다. 의견서에는 예고 사항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과 이유가 포함돼야 한다.

광주의 돌아온 봄,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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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작가 한강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강은 노벨상 수상 후 첫 공식 석상에서 “많은 분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작가 한강

한강은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시로 등단했고, 2005년 단편 《몽고반점》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이어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국내 저명한 문학상을 휩쓸며 국내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6년 5월 《채식주의자》(2007)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주 4.3을 소재로 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지난해 11월 프랑스 메디치 외국 문학상, 올 3월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당시 메디치상 심사위원단은 한강을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한강의 작품 세계

한림원은 한강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생애의 유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강은 작품에서 육체와 영혼, 삶과 죽음의 간극을 고유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장을 통해 현대 산문의 개척자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한강이 역사적 트라우마를 다룬 대표적인 두 작품은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소년이 온다》(2014)는 5월의 광주에서 계엄군의 발포로 숨진 동호의 친구와 끝내 목숨을 잃은 동호,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림원은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증언 문학’이라는 장르에 접근한다며 “신원 미상의 주검, 묻힐 수 없는 주검을 보며 ‘안티고네’의 기본 모티브를 떠올리게 된다”라고 소개했다. 노벨문학상 위원회 안나카림 팔름 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소년이 온다》는 인간의 삶과 죽음이 어떻게 얽혀 있으며, 그 트라우마가 어떻게 여러 세대에 걸쳐 인구 집단에 남아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라며 한 작가의 매우 부드럽고 정확한 산문은 그 자체로 잔인한 권력의 소음에 대항하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작별하지 않는다》(2021)는 제주 4.3 학살 사건 전반을 다룬 이야기다. 한림원은 “응축된 듯 정확한 이미지로 현재에 대한 과거의 힘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집단적 망각 상태를 드러내고 트라우마를 공동 예술 프로젝트로 전환하려는 친구들의 끈질긴 시도를 추적”한다고 언급했다.

 

한강과 광주의 봄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되는 광주, 전남 지역이 들썩였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철학과)는 “기적이다. 문학과 예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한강 작가가 가장 고통받은 존재들의 고통을 예민한 감수성으로 섬세하게 귀 기울여 온 것을 세계 문학계가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제 5.18도 함께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아파하는 사건이 됐다”라고 말했다.

5.18 희생자 유가족들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10월 11일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84) 씨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5.18 막내 시민군’으로 불리는 문 군은 초등학교 동창 양창근의 사망 소식을 들은 뒤 시위에 참여했다. 문 군은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 작전 때 친구 안종필 군과 함께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한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 만나러 온 적이 있다”라며 “그동안 5.18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광주가 노력했지만 큰 성과가 없던 상황에서 한 작가가 크게 도움을 주니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라고 심정을 털어놨다.

오월어머니집 회원들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10월 16일 오월어머니집 회원 10여 명은 한강에게 응원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전달하기로 했다. 5.18 당시 자녀와 배우자, 형제자매 등을 잃은 회원들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강의 작품이 전 세계에 알려지며 5.18이 알려질 수 있어 기쁘다”라며 “한 작가나 작품 관계자들과 협의해 5.18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소년이 온다》 속 문장처럼 광주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재조명되기를, 오월의 정신이 폄하되거나 혐오 받지 않기를 기원한다.

2024년 노벨상, AI의 물결과 기초 과학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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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홉필드의 연구: 인공 신경망의 에너지 최소화 원리와 기억 저장 메커니즘

2024년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이 모두 인공지능(AI)과 깊은 연관이 있는 연구로 수여됐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번 수상으로 AI의 중요성이 증명됐다고 보는 시각과 동시에 전통적인 기초과학의 경계를 논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노벨 물리학상: 인공지능 기여 논란

노벨 물리학상은 기계학습의 기초를 연구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인공 신경망과 기계학습의 초기 모델을 고안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홉필드 교수는 1980년대 혁신적인 인공 신경망 모델 ‘홉필드 네트워크’를 제시했으며, 힌턴 교수는 이를 발전시킨 ‘볼츠만 머신’을 고안했다. 두 모델은 사람의 뇌 신경망을 모방해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기계학습의 기초를 닦았다. 노벨위원회는 기계학습과 물리학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인공 신경망이 물리학에서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원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존 홉필드의 연구
: 인공 신경망의 에너지 최소화 원리와 기억 저장 메커니즘

존 홉필드의 연구: 인공 신경망의 에너지 최소화 원리와 기억 저장 메커니즘

존 홉필드는 홉필드 네트워크(Hopfield Network)라는 연관 기억 모델을 제안해 인공 신경망이 정보를 저장하고 복원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이 네트워크의 작동 원리는 물리학에서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과정과 유사하며,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을 ‘에너지 지형 속에 계곡을 형성하는 것’에 비유했다.

네트워크가 훈련되면, 학습된 각 패턴은 가상 에너지 지형 속에 고유한 계곡으로 자리 잡는다. 이러한 계곡은 각각의 패턴이 에너지 최소점으로 안정된 상태에 저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마치 시스템이 에너지가 가장 낮은 안정적인 상태로 수렴하는 물리학적 원리와 유사하다.

훈련된 네트워크에 왜곡되거나 불완전한 패턴이 입력될 경우, 홉필드는 이를 마치 “볼을 언덕에서 굴리는 것”에 비유했다. 왜곡된 입력이 주어지면, 네트워크는 그 입력을 에너지 지형에서 가장 가까운 계곡으로 굴려내듯, 가장 낮은 에너지를 가진 패턴으로 이동시킨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는 불완전한 입력을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저장된 패턴을 복원해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이 에너지 최소화 과정은 뇌의 연관 기억 방식과 유사하며, 홉필드 네트워크는 불완전한 정보에서도 원래의 기억을 효과적으로 복원하는 능력을 가진다.

 

제프리 힌튼의 연구: 홉필드 네트워크의 확장과 볼츠만 머신

제프리 힌튼의 연구: 홉필드 네트워크의 확장과 볼츠만 머신

제프리 힌튼은 홉필드 네트워크의 개념을 발전시켜 볼츠만 머신(Boltzmann Machine)을 개발했다. 홉필드 네트워크가 에너지 최소화를 통해 기억을 저장하고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면, 힌튼은 이 개념을 확장해 인공 신경망이 복잡한 패턴을 학습하고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볼츠만 머신은 물리학에서 볼츠만 분포를 차용해 네트워크가 데이터 간의 확률적 관계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복잡한 데이터 패턴을 기억하고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볼츠만 머신은 네트워크의 가능한 모든 상태에 대한 에너지를 계산하고, 볼츠만 분포를 통해 각 상태의 확률을 할당하여 최적의 해답을 찾는다. 여기서 ‘에너지 상태’란 네트워크가 표현할 수 있는 특정 데이터 구성의 에너지를 의미하며, 이를 최소화함으로써 안정적인 데이터 패턴을 찾는다.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안정적인 상태로 수렴하는 방식으로 학습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가시 노드(visible nodes)와 숨겨진 노드(hidden nodes)로 구성되며, 가시 노드는 관찰 가능한 데이터를 나타내고 숨겨진 노드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새로운 패턴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볼츠만 머신은 데이터 간의 복잡한 관계를 모델링하고,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시스템이 온도를 낮추며 안정적인 에너지 상태에 도달하는 물리학적 과정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볼츠만 머신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 패턴을 유도하고, 복잡하고 불완전한 데이터에서도 최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

 

홉필드 네트워크는 피드백을 통해 기억을 저장하고 복원하며, 이를 확장한 볼츠만 머신은 확률적 접근으로 복잡한 패턴을 학습하고 생성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에너지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상태를 찾으며, 인공 신경망의 학습과 패턴 생성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두 모델의 물리학적 기여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 기법이 물리학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이를 기초과학의 본질적인 발견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AI 연구가 물리학인가?

이번 사례는 기존의 실험적 또는 이론적 물리학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수상이 오히려 노벨 물리학상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AI와 관련된 이론적 토대가 물리학의 본질적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지이다 물리학의 본질은 자연 현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고 이를 실험과 수학적 모델로 증명하는 데 중점을 두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AI와 기계학습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물리학적 원리와 수학적 개념을 차용했을 뿐, 전통적 의미의 물리학적 발견을 이루어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물리학이라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조너선 프리처드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물리학과 교수는 인공 신경망과 기계학습을 물리학의 발견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노벨위원회가 AI 과대광고에 넘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벨 화학상: 단백질 구조 예측과 AI

노벨 화학상은 AI의 도움을 받아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고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한 연구가 선정됐다. 수상자는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데미스 허사비스 영국 구글 딥마인드 CEO,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이다. 베이커 교수는 2003년 아미노산을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의약품, 백신, 나노물질, 초소형 센서 등으로 쓰일 수 있는 단백질을 잇달아 만들었다. 허사비스와 점퍼는 2020년에 알파폴드2라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발표한 후, 이를 활용해 약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성과를 이뤘다. 노벨위원회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직접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은 인류의 가장 큰 혜택”이라며 이를 선정 이유로 밝혔다.

알파폴드2는 기존의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는 생물학과 의학 연구에서 큰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알파폴드2는 AI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단백질의 구조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의약품 개발, 질병 치료, 생명공학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AI와 화학의 융합

화학에서의 AI 활용은 분자 수준의 복잡한 계산을 단축하고, 새로운 물질 개발의 효율성을 높여 발전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알파폴드2의 성공은 단백질 구조 예측뿐만 아니라 새로운 단백질의 설계에도 적용될 수 있어, 생명 과학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커 교수는 AI를 이용해 단백질을 설계하는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 시스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의 연구는 전통적인 생물학적 접근법을 뛰어넘어, 생명체의 구성 요소를 직접 설계하고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분석 도구를 넘어 생명체의 기본 단위를 이해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노벨상은 전통적 방법론에서 벗어나고 있는 최근 과학계의 경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AI 연구가 물리학적 발견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뜨겁다. 하버드대 맷 스트라슬러 전 교수는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는 물리학, 수학, 컴퓨터 과학, 신경과학을 아우르는 학제 간 연구였다”고 평가하며, 융합 연구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노벨상 수상 발표는 과학이 기존의 경계를 넘어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북 관계의 현주소: 변화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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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국제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한 외교적 이슈다. 역사적 배경과 최근 동향을 통해 남북 관계 변화와 도전 과제를 살펴봤다.

 

남북 관계의 시작과 군사적 대치

남북 관계는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극단적인 대립 구도에 들어섰다. 1953년 정전 협정 이후 남북은 군사적 긴장 속에서 대립했고, 남북 간 대화는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1970년대 들어 교류 시도가 시작돼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에서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을 통일 원칙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잦은 대화 중단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KAL기 폭파 사건 등에 의해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탈냉전 이후 북핵 관련 갈등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의 붕괴는 북한에도 영향을 미쳤다. 남한과 중국의 국교 수립으로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됐으며, 이를 계기로 유엔 동시 가입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남북은 긴장 속에서 갈등을 이어갔다. 1993년과 2002년 북핵 문제는 남북 및 북미 관계에 큰 갈등을 초래했고, 북한은 핵 확산 방지 조약(NPT)을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북한의 핵 개발 의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핵 위협에서 기인했다. 1956년 북한은 소련에 과학자들을 파견해 핵무기 연구를 시작했고, 1962년 영변에 원자력 연구소를 세웠다. 북한은 이후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주장했으나, 사실상 핵 개발을 이어갔다. 1990년대 들어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안보 문제로 부상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북·미는 영변 핵시설 동결에 합의했으나 양국 간 불신과 합의 불이행으로 협정은 지속되지 못했다. 2002년에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드러나면서 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고 2006년 첫 핵실험을 감행하며 본격적으로 핵 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학생운동과 남북 관계 회복 노력

6월 항쟁과 같은 민주화 운동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으로 이어졌다. 1988년 전후에 ‘북한 바로알기 운동’이 활발히 진행됐고, 남북한 대학생 간 공동체육대회와 국토순례대행진 같은 통일운동 제안이 이어졌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3년 8월엔 평양서 남북 대학생 통일대회가 열렸다. 서울-평양 남북 대학생 축구 경기도 개최됐는데, 이처럼 학생들은 남북 관계를 이해하고 화해를 촉진하는 중요한 매개체였다.

 

최근 남북 관계의 변화와 군사적 긴장

2023년 12월 말,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한국과 같은 괴이한 족속과 통일 문제를 논하는 것은 우리의 국격과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발언했다. 이로써 북한은 남북 관계를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닌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공식화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전쟁 상황이 다가온다면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2024년 초 북한은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해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군사적 도발로 간주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북한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남북의 통일 현실성

남북 관계는 현재까지도 긴장과 대립 속에 놓여 있다.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적 위협과 남한의 경제적 우위, 그리고 국제사회의 복잡한 외교적 관계는 한반도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북의 지속적인 협력과 통일 현실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지스트신문>은 GIST 기초교육학부 박명규 교수에게 물었다.

Q. 통일이 한국 사회에 가져올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인가?

A. 통일은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군사적 긴장과 분단으로 인한 정치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인구와 자원을 아우르는 더 큰 역량을 갖춰 국가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남북이 연결되면 유럽까지 이어지는 육로 접근이 가능해져 한국의 지정학적 역할도 커질 것이다.

Q. 남북의 정치, 경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면?

A. 남북한은 각기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어, 서로의 익숙함에서 오는 불안과 긴장이 클 수 있다. 통합과정은 다차원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초기에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공감대를 넓혀가고,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을 통해 서서히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통일이 경제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A. 통일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부담을 수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더 크다. 동서독 사례처럼 남한이 경제적으로 많은 부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지만 서로 다른 자원을 보유한 남북한의 경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Q. 통일이 이루어지면 주변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A. 남북의 통일을 원칙적으로 반대할 권리는 없지만, 통일 과정에 국제정치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분쟁 요소에 따라 각국의 반응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정교한 외교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제 사회는 남북의 통일을 민족 자결권의 관점에서 지지해주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통일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Q.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통일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야 할까?

A. 통일 과정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경제, 복지, 정치적 요소와 함께 다층적으로 다뤄야 한다. 북한 주민이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하게 접근하여 긍정적인 통일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Q. 남북 관계가 긴장 상태인 지금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지원했다고 알려져있다. 어떤 영향이 있을까?

A. 현재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보는 없지만(2024/10/24 기준 공인됨), 북한이 자발적으로 러시아에 협력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북-러 군사동맹 체결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관계에서 군사 기술 지원을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

과열된 스펙 경쟁, 스펙 다이어트가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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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교육의봄에서 청년 취업 부담 해소를 위한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을 진행한다.

청년 취업 준비 비용이 치솟고 있다. (삽화=최정은 기자)

치솟는 청년 취업 부담

최근 기업의 채용 방향이 학벌, 스펙 위주에서 실질적인 직무 활용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취업 부담은 크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취업 준비 비용은 월평균 약 23만 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 8월 기준 44만 원까지 증가했다. GIST 재학생 및 휴학생 1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취업, 혹은 대학원 입학을 위해 지불한, 또는 지불할 예정인 비용이 40만 원 이하(41.2%), 90만 원 이상(32.4%), 50만 원 이상 60만 원 이하(14.7%) 순으로 높았다. 취업, 대학원 입학을 위해 지출하는 시간과 비용에 대해서는 약간 부담스럽다(32%), 보통이다(25.2%), 부담스럽지 않다(22.3%), 매우 부담스럽다(20.4%)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년 취업 부담은 금전적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느라 졸업을 미루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취득한 오버 스펙을 직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교육의봄, ‘스펙 다이어트캠페인 열어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취업준비생이 필요한 부분만을 준비하자는 취지의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교육의봄은 청년 취업 부담은 기업 인사지원서의 불필요한 스펙 기재란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며 스펙 다이어트를 위한 세 가지 세부 사업(▲청년-기업 간 미스매치 심각성 보도▲스펙 다이어트 기업 발굴▲스펙 다이어트 기업을 위한 서명 운동 전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교육의봄은 두 차례의 분석 보도로 과도한 스펙 경쟁의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6월 진행된 1차 보도에서는 국내 1,000대 기업의 입사지원서를 분석해 기업의 과잉 스펙 요구 실태를 밝혔다. 또한 취준생이 인사담당자보다 스펙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함을 스펙 경쟁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교육의봄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은 ‘대내외 활동’, ‘봉사활동’, ‘해외 경험’ 등 인사담당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항목은 직무상 꼭 필요하지 않다면 제거할 필요가 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지난 7월 교육의봄SPACE에서는 기업과 취준생의 채용 실태 파악을 위한 포럼을 개최해 기업의 스펙 기재란 문제를 지적하고 실질적인 역량 향상에 관해 논의했다. 교육의봄 전선희 연구팀장은 기업이 입사지원서에 직무에 불필요한 스펙 및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스펙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동근 교육의봄 부대표는 기존 입사지원서의 보완책으로 직무에 대한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구분해 작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교육의봄은 청년의날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며 취업준비생의 현실적인 의견을 듣고, 취업 고통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캠페이너스를 모집하는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취업 부담에 대한 학생들의 지속적 관심 필요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은 입사지원서에 필요한 항목만을 기재하는 ‘스펙 다이어트 기업’ 100개 확보, 캠페인 및 스펙 다이어트 응원 서명 3만 명의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주체인 취업준비생, 나아가 대학생 단체의 관심과 활동이 절실하다.

데브나잇, 개발자의 열정이 빛난 실습과 네트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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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개최된 ‘GIST Developers’ Night(데브나잇)’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데브나잇은 2022년 시작해 올해 3회를 맞는 광주전남지역 학생-현업 개발자들의 컨퍼런스다.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개발 지식을 공유하고 실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네트워킹과 실습을 통해 깊이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발표·네트워킹 세션의 새로운 구성

이번 데브나잇은 발표 세션과 다양한 네트워킹 세션을 동시에 진행했다.참여자가 여러 세션에 참여하면서 원활히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장소를 오룡관으로 이전해 개최했다는 점이 작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장소 이전으로 외부인 방문도 더욱 편리해졌다. 데브나잇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작년 행사에서는 발표 세션이 끝난 후에 네트워킹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발표와 네트워킹을 동시에 진행해 관심 있는 발표에 집중하면서도 자유롭게 네트워킹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발표 세션에서는 참가자가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적으로 청강했고, 네트워킹 세션에서는 연사자와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발표 직후 네트워킹이 이어져 실시간으로 발표 내용을 깊이 탐구하고, 실습 중 생긴 궁금증도 바로 해결할 수 있었다.


참여자의 생생한 경험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조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학년 민혜린 학생(이하 민 학생)은 행사 참여 경험에 대해 “학과 단체대화방에서 행사 정보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발표 중 실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배운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실습 중에 오류가 발생했는데, 발표 후 네트워킹 세션에서 연사자와 함께 오류 해결 방법을 찾는 과정이 매우 유익했다”라고 전했다. 민 학생은 특히 “실습을 통해 이론을 몸소 체득하는 과정이 좋았다. 이론으로만 배우던 내용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었고, 연사자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욱 깊이 있는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실습이 단순한 발표보다 훨씬 더 학습 효과가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학교 같은 과 김영은 학생은 이번 데브나잇이 이론과 실무의 접점을 배우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김 학생은 “평소 수업에서 데이터 처리와 관련 이론을 배우면서도 그 이론이 실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번 발표에서 연결 고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발표와 실습을 통해 실무에 적용되는 방식까지 배울 수 있어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라고 밝혔다.

같은 학교 같은 과 장서연 학생은 파이썬 백엔드 개발 관련 발표를 들으며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키웠다고 전했다. 장 학생은 “이론으로만 접했던 내
용을 실습하면서 실무 감각을 익힐 수있었다. 특히 발표 이후 연사자와의 질의응답에서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질문하고, 실습에서 겪은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실무 중심 발표와 자유로운 네트워킹

이번 행사에서는 발표와 실습의 유기적 연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발표가 끝난 후에도 연사자와 참가자가 자유롭게 모여 실습 중 발생한 문제나 개발 관련 다양한 주제에 관해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네트워킹세션에서는 실시간으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발표자가 참가자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며 지식을 나누는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데브나잇 준비위원회는 네트워킹 세션의 역할을 강조하며, “발표 세션이 끝나면 참가자가 자리를 옮겨 자유롭게 연사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실습 중 발생한 오류나 의문점을 바로 해결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식 교류가 이뤄졌다. 특히 참가자가 연사자와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며, 지식을 습득하는 데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성장을 기대하며
이번 행사는 작년보다 발전된 형식으로 개발자의 실질적인 배움과 소통의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브나잇 준비위원회는 “이번 행사는 발표와 네트워킹의 결합을 통해 실질적 지식 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앞으로도 개발자가 자유롭게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실무 지식과 경험을 쌓고,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개발자들과 인연을 맺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향후에도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GIST 및 호남권 대학 간의 개발자 커뮤니티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더욱 활발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GIST 수리과학과, 수학 주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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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부터 9월 6일까지 GIST 기초교육학부에서 ‘GIST 수학 주간’을 운영했다. 수학 간담회, 학생 강연, 수학 특강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교수와 학생 소통의 장, 수학 간담회

지난 9월 2일, 대학 A동 115호에서 열린 수학(부)전공 희망 학생 간담회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GIST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수리과학과 신설에 관한 내용도 언급됐다. GIST 기초교육학부 최정옥 교수는 2025년 2월까지 설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진행 중인 조직개편에 따라 12월 이사회 승인을 받게 되면 자연과학대학 안에 수리과학과로 설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실제 전공 운영은 실무적인 준비로 인해 늦어질 수 있으나, 전공 운영 시점과 학과 신설 시점 간 시간 차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산 수학부터 AI까지, 다채로운 수학 특강

9월 3일에는 이언(전컴, 21) 학생이 해외 수학 REU(Research Experience for Undergraduates) 경험과 관련한 발표회를 진행했다.

연이어 9월 4일에는 뉴욕대학교 박진영 교수의 특강이 열렸다. 박진영 교수는 이산수학 분야의 난제인 칸-칼라이 추측을 증명해 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칸-칼라이 추측은 실제 임곗값과 비슷하다고 예상되는 기대 임곗값을 구하는 방법을 제시한 추측이다. 많은 수학자가 칸-칼라이 추측이 거짓이라고 생각한 것을 뒤집고 박 교수는 해당 추측이 참임을 증명했다. 강연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서 박 교수는 “무작위 그래프 이론에서는 당신이 믿는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에 증명할 수만 있다면”이라고 전했다.

9월 5일에는 기초과학연구원 이산수학 연구그룹을 이끄는 엄상일 교수의 특강이 진행됐다. 엄상일 교수는 AI와 인터넷 시대의 수학 증명에 관해 강연했다. 수학에서의 증명이 어떤 의미인지 언급하고 컴퓨터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해결한 사례, AI를 이용해 수학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통해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국 수학의 새 지평: GIST의 수리과학 도전과 기회

행사의 마지막 날인 9월 6일에는 오룡관에서 여러 연사를 초청한 ‘한국 수학의 새 지평: GIST 수리과학 도전과 기회’ 행사를 개최하며 수학 주간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에서 GIST 수리과학과 발전 방향에 관한 여러 제안이 있었다. 전 대한수학회 회장 금종해 교수는 GIST의 수리과학 분야가 인공지능 시대 수리과학 연구의 주역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 대한수학회 회장 박종일 교수는 “지금은 국가전략 기술 육성 방안에 포함되는 AI와 관련된 수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여러 수학 과목을 언급하며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수학 과목을 반드시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GIST 수리과학 발전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차기 대한수학회 회장 곽시종 학장은 수학은 100년을 앞서가고 물리 및 R&D 정책은 30년 앞서간다고 말하며 기초과학 필수 인력의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임을 언급했다. 또한 수학 중심 AI 기초연구, 융합연구 및 교육의 중심으로서 GIST 수리과학과가 빠르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수학 주간을 마무리하며

이번 수학 주간은 행사마다 60명~많게는 9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광주과학고를 포함한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 전남대 학생 및 교수 등 외부 인원도 참여했다. 2024년 처음 계획된 수학 주간 행사는 여러 형태의 행사를 제공하려는 다양한 의견이 모여 개최됐다. 2024년 GIST 수학 세미나는 총 6회 진행됐고, 11/20~11/21에는 명사 초청 특강 및 간담회가 예정됐다. 최정옥 교수는 수리과학과를 신설하게 되면 ‘수학 콜로퀴움 시리즈’, ‘수학 세미나 시리즈’, ‘초청 연사 특강’ 등 정기적으로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학 주간과 같은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만한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수학은 수학 그 자체로 즐겨도 좋고, 각자의 전공 분야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공부해도 좋다. 물론, 어떤 수학이 언제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를 미리 계획하기는 어렵다. 수학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다양한 수업과 행사를 통해 기회를 많이 접하길 권한다”라고 전하며 GIST 수학 주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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