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 여파, GIST의 현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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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GIST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연구실과 해외 파견 프로그램 등 예산 삭감 폭풍의 현실을 GISTian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봤다.

예산 삭감의 파장은 역시 연구실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한이삭(융합, 통합) 학생은 “예산이 줄어도 연구 진행을 위한 장비 구매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한이삭 학생은 “올해 예산이 복구된 것은 아니므로 연구실 내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현재 예산 삭감의 여파를 체감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연구실에서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과제를 따내 연구비를 얻기도 하지만 연초에 공고되는 과제 모집이 늦어져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또한 과제에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으며, 다른 연구실도 한 씨가 속한 연구실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진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 한이삭 학생은 “현재 정부 정책을 고려하면 연구원으로 취업하거나 교수가 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그런 경우, 해외로 간다거나 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고려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과학기술계의 카르텔을 지적하며 갑작스레 시행된 R&D 예산 삭감은 연구의 질뿐만 아니라 연구원의 열의도 떨어뜨려 대한민국의 과학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여름학기 해외대학 파견 학생은 2023년도 118명에서 2024년도 70명으로 약 40% 감소했다. 대외협력팀 박수연 씨는 파견 인원의 감축 원인으로 R&D 예산 삭감과 물가 및 환율 상승을 꼽았다. 더불어 2023년까지는 코로나로 인해 파견이 취소된 학생을 위한 추가파견으로 파견 인원이 증가했기에 올해의 인원 감축이 더욱 크게 체감된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파견 인원은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복구될 전망이다. 박 씨는 내년 여름학기 해외 파견 프로그램의 선발 계획에 대해 “전체 지원자 대상으로 파견 학생을 선발하나, 더 이상 여름학기 프로그램 파견 기회가 없는 내년 4학년 학생들을 우선으로 파견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앞으로 예산 상황이 안 좋아질 경우를 대비해 예산 대비 지원자 수가 초과하면, GIST와 개인이 함께 파견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해 전체 지원자를 파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과 같이 감축되기 전 예산을 확보해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GIST 사회공헌단 피움(PIUM)도 예산 삭감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피움단은 근교에 있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과학 랜선 멘토링을 진행한다. 중학생에게는 과학적 개념을 체득할 수 있는 과학 키트를 활용해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고등학생 대상으로는 자유형식으로 수업을 실시한다.

주서현(전컴, 22) 학생은 “작년에는 과학 키트와 관련 과학 도서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멘티 한 명당 지원금이 5만 원으로 줄어 키트 구매 비용만 충당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외협력팀 이영지 씨는 예산 삭감에 따른 지원금 감소를 과학 키트 구매 비용과 멘토 활동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처했다고 한다.

 

한편, 연례 여름 행사와 GIST 학생 축제를 기획 및 주관하는 자치 기구인 문화행사위원회(이하 문행위)도 줄어든 예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제14대 문화행사위원장 손준오(신소재, 22) 학생(이하 손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학생 행사 예산은 2023년 집행액 기준 8,650만 원에서 올해 약 1,870만 원으로 약 80% 감소했다. 각 행사 별 예산 기준으로 올해 여름 행사 ‘푸른 달, 가면무도회’는 379만 원을 사용하고, 축제(행사명 미정)는 약 1,500만 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축제에서는 약 8,400만 원을 사용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예산 삭감이 GIST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손 위원장은 “‘GIST 학생 축제’라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학생 축제에서 연예인 라인업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으나 예산 삭감에 따라 연예인 섭외가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다.”라고 전했다. 또한 “학우분들이 ‘축제’라고 하면 물론 다양한 부스와 먹거리, 그리고 각종 동아리 공연도 기대하겠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연예인 섭외 여부 및 ‘어떤 연예인을 섭외했는가?’일 것”이라며 예산 삭감으로 인한 축제 기획 및 운영에 대한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위원장은 “큰 폭으로 예산이 삭감되었으나, GIST 문화행사위원회는 학생 축제에 걸맞게 학우분들이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한데 모여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과 운영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축제 예산을 학생분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집중해 작년보다 더욱 즐거운 축제를 기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다가온 예산 삭감은 GIST 구성원에게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서현 학생은 “이렇게 예산 삭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상황이 생길 줄 몰랐다.”라며 예산 삭감으로 인한 변화를 피움단을 통해 예상보다 빠르게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당한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한이삭 학생과 손 위원장은 카르텔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는 교육환경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공계에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특히, 손 위원장은 “정부와 학계의 충분한 소통과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나아가, GIST가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해 학내구성원이 체감하는 예산 삭감의 영향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

 

한은지 기자

hej040509@gm.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