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숙사 벌점제도 논란, 개정안 도입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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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2일 지스트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49명의 학생이 징계를 받았다. 기숙사 내 흡연, 여름학기 호실 무단점거 등의 이유로 9명이 징계를 받았고 40명은 가을학기 조기입사 건으로 징계가 내려졌다. 조기입사로 적발된 학생은 벌점 3점과 경위서 및 사과문 작성 및 게재라는 징계를 받았다. 반면 흡연으로 적발된 학생은 벌점 2점과 신상공개 1주일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이에 일부 학생은 조기입사가 기숙사 내 흡연보다 높은 벌점과 징계가 부여되는 것에 문제를 지적했다. 주말을 포함하지 않은 입사 일정, 그리고 조기 입사자로 벌점이 부과된 40명이 모두 남학생이라는 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하우스(HOUSE)는 지스트대학 기숙사의 시설관리(입사·퇴사), 행사진행 등을 맡고 있는 학생 자치기구이다.

주말 없는 입사일정

석민희(신소재전공·14) 총하우스장은 “이전까지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의 이사와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의 입사의 기간이 같다 보니, 자신이 들어가야 할 방에 아직 짐이 빠지지 않아 짐을 옮길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상황을 없애고자 퇴사 및 이사 기간과 입사 기간을 구분 지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입사하는 학생들을 위해 입사 기간에 주말을 포함할 수는 없었냐는 질문에, 석 총하우스장은 “방학 때 기숙사를 청소하기로 되어 있던 청소업체에서 본래의 일정보다 늦게 청소를 하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다른 일정들이 미뤄졌다. 이에 따라 입사 기간에 어쩔 수 없이 주말이 끼지 않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부득이한 사정상 조기입사를 하려 했지만 조기입사 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일부 학생의 주장에 대해 석 총하우스장은 “조기입사 권한은 원래 하우스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 측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기입사에 대해 공지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따로 문의 메일을 보낸 학생들에게는 학사지원팀에 연락하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학사지원팀 측에서는 랩미팅, 교수와의 면담 등 업무상 조기입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에 한해 조기 입사를 허용했고, 이번 가을학기에는 13명의 학생이 조기입사 허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짐이 많아 부모님이 입사를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 입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석 총하우스장은 “학교 측에서 사정은 이해하지만 짐을 가져온 뒤 창고나 택배실에 짐을 놓고 입사 기간에 방에 옮겨달라고 답변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기입사가 아님에도 조기입사자로 벌점이 부과되고 징계가 내려진 경우도 있었다. 하우스 측은 이런 경우가 7명 정도 되며, 이 학생들에 대해 벌점을 취소하고 이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사과문을 게시하거나 개인적으로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기입사자 40명 전원 남자, 하우스의 형평성 논란

석 총하우스장은 “실제로 여학생 중 조기입사자들을 적발했고 그에 대한 명단 또한 있었다. 하지만 여학생 측 방을 검사한 하우스 위원들이 증거자료인 사진을 찍지 않아 징계위원회에 명단을 넘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진관(기계공학전공·14) G하우스장은 “해당 하우스 위원들에게는 충분한 충고를 해준 상태이고 하우스의 일 처리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지만 누구는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한다기보다 허가없는 조기입사는 안된다는 규정 자체에 주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찾기 힘든 규정, 불합리한 징계

석 총하우스장은 정식으로 적용되고 있는 규정은, 학내 커뮤니티인 지스토리에 올라온 개정안이 아니라 학내 홈페이지의 ‘지스트포탈→매뉴얼 규정집→학사지원팀’에 있는 <대학생활관생활수칙>이라고 밝혔다. 석 총하우스장은 “이번 징계는 지스트포탈에 있는 수칙에 따라 처리된 것이다. 현재 하우스 측에서도 현 규정의 여러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여러 방면에서 개선된 개정안이 승인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개정안이 승인된 후에는 현재 벌점이 있는 학생들에게 새롭게 적용되어 벌점과 징계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흡연자보다 조기입사자의 벌점이 더 높다는 문제점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석 총하우스장은 “개정안은 빠르면 이번 학기 말, 늦으면 내년 1학기 초에 승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스트포탈에 별도로 게시되어있는 <대학생활관점검수칙>에는 조기 입사 시 벌점이 아닌 벌금 5,000원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이진관 G하우스장은 “<대학생활관점검수칙>에 있는 벌금 5,000원은 방문투숙인에게 적용되는 항목이다. 지스트 학생들은 지스트 내부인이므로 <대학생활관생활수칙>에 따른 벌점을 받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생활관점검수칙>의 해당 항목이 외부인에게 적용되는 항목인지 내부인에 적용되는 항목인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하우스는 이에 대해 하우스 내부적으로 확립된 기준이며, <대학생활관생활수칙>의 개정이 끝나면 <대학생활관점검수칙>도 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석민희 총하우스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벌점을 준 상황에 대해 벌점이 과하다는 말은 이해하지만, 작년에 비해 조기 입사이외에도 방 무단 점거 등 규정을 안 지키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벌점을 안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규정을 지키도록 노력해줬으면 한다. 또한 하우스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wldnjs8012@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