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대학 출신 첫 박사 탄생,
지구환경공학부 서장원 박사
지난 8월 17일, 오룡관에서 열린 ‘2018 하반기 학위수여식’에서 GIST대학 출신 첫 박사가 탄생했다. 바로 지구환경공학부의 서장원 박사다. 그는 2010년 GIST대학에 1기로 입학해 석·박사통합과정을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서관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 내내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서 박사는 “다들 하는 과정을 거쳤을 뿐 특별히 인터뷰할만한 게 없다”고 말하며 교수님과 동료들의 도움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가 GIST에서 보낸 지난 시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졸업을 축하한다. 졸업 이후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졸업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연구실에 출근하며 기존에 하던 일을 이어서 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여러 곳에 지원서를 넣었다. 하지만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어 기다리는 중이다.
1기로 GIST대학에 입학해 박사로 졸업하기까지, GIST의 역사를 함께해 온 셈이다. GIST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연구중심 학교라는 점이다. 특히 나 같은 경우엔 G-SURF 프로그램이 많이 도움이 됐다.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한 계기이기도 하다. 방학 기간에 G-SURF를 통해 연구실 생활을 체험하고, 연구는 대학 공부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원에 진학해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후 같은 연구실에서 인턴 과정을 거쳐 대학원 생활까지 이어가게 됐다.
G-SURF는 연구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GIST엔 다양한 연구실들이 있다. 하지만 막 대학에 입학한 학생 입장에서 이 연구실들이 각각 어떤 연구를 하는지 모두 알기는 어렵다. 그럴 때 G-SURF가 있어 대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GIST 내 연구실에 대해 알 수 있는 것 같다.
학교 차원에서 학생과 연구실을 직접 연결해주는 점도 좋았다. 학생 혼자서 모르는 연구실에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 점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GIST대학 1기로 입학했다. 아직 GIST대학에 대해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은 때였는데 진학을 결정한 이유가 있나?
마찬가지로 연구를 하기 위해서다. 어릴 적부터 과학자가 꿈이었기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GIST대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 덕분이었다. 이후 여러 자료 등을 통해 GIST의 연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낮아 교수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기숙사 제공, 저렴한 학비, UC버클리 여름학기 수학 기회 등 장점이 많아 지원하게 됐다.
그동안 어떤 연구를 진행해 왔나?
분리막 기반의 차세대 해수 담수화 공정을 연구했다. 해수 담수화란 바닷물을 정수해 마실 수 있는 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때 오염물질과 염분을 제거하고 물만 분리해내기 위해 분리막을 사용한다.
분리막은 모듈(module)로 만들어져 공정에 이용된다. 모듈은 정수기 안에서 주로 보이는 원기둥 형태의 필터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모듈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내부 구조에 따라 성능이 다 달라진다. 이 모듈을 전산유체역학을 이용해 모델링(modeling)하는 연구를 했다. 모델링을 이용하면 모듈 안에 흐르는 물이나 이온, 오염물질의 이동을 종합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듈 성능을 예측하고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아직 학부에 지구환경공학전공이 없던 때였는데, 어떻게 지금의 연구 분야를 택하게 됐나?
맞다. 물리, 화학, 생물, 전기전산 전공밖에 없던 때였다. 학부 땐 전기전산을 전공했었다.
지금의 연구실과 인연이 닿은 것은 2학년 때였다. 당시 난 컴퓨터로 무언가 계산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때문에 G-SURF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하는 연구실 몇 군데에 지원했고, 지금의 연구실에 배정됐다. 컴퓨터 모델링을 적용해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는 모습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이를 응용해 할 수 있는 일도 무궁무진해 보였다.
환경 분야는 이때 처음으로 공부하게 됐다. 수처리 분야도 처음 알게 됐다. 비전 있는 분야라고 느껴졌다. 물은 사람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물 부족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해서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4년 6개월 만에 석·박사통합과정을 끝마쳤다. 빠르게 학위 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교수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던 게 도움이 됐다. 특히 학생들이 방황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수님께서 시기별로 해야 할 것을 잘 얘기하고 도와주셨다. 대학원 생활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러한 지도를 잘 따르다 보니 좋은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또, 교수님께서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해주셨다. 덕분에 학회에도 자주 참석했고 교수회의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연구나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부분들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
연구실 사람들도 많이 챙겨주고 도와줬다.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생활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학원 생활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발표를 준비하거나 글을 작성할 때 예전 습관을 고치는 것이 어려웠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을 고려하여 내용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사실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이쪽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이 들었을 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교수님께서 여러 번 지적해주시고 고칠 수 있게 도와주셨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꼭 인턴을 해보길 추천한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의 연구실에 찾아가면 된다. 연구실 밖에서 듣는 대학원 이야기와 직접 인턴을 하며 보고 듣는 이야기는 차이가 크다. 물론 대학원에 입학한 후의 경험은 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입학 전에 미리 인턴을 해보면 나중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좋은 점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와 내가 이 연구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가 일치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막상 진학했는데 그 두 가지가 맞지 않으면 큰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연구실에서 시키는 것만 하지 말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대학원생들과 얘기를 나누면 관련 분야의 깊이 있는 정보를 얻기 쉽다. 해당 연구 분야의 비전 등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다닌 연구실에서 쭉 계속 공부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여러 연구실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자신과 연구실이 잘 맞는다면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해수 담수화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이를 시작으로 물 부족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
김예인 기자 smu04018@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