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여학생회…GIST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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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오주영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서 성 평등 관련 논쟁은 혜화역 시위 등의 과격한 사회 활동이 벌어질 만큼 뜨거운 감자다.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전국의 대학에서도 여학생회가 큰 논쟁거리로 거론되는 가운데, GIST 대학의 여학생회는 2016년 이후로 공석이다.

지난 5월 24일, 연세대학교 여학생회가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했다. 일부 학생들은 은 씨가 개인 SNS에 십자가 모양의 자위 기구 사진을 게재한 사건 등을 근거로 들어 이 강연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들은 “기독교 학교인 연세대학교에서 십자가를 희화화하는 행위를 한 강사를 초빙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정대로 강연이 이루어지자, 해당 강연에 반대하던 학생들은 강연장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 다음 날, 학생들은 ‘총여학생회 재개편 추진단’이라는 기구를 꾸려 현행 여학생회 명칭 변경과 구성원 확대 등을 요구 사안으로 내걸고 서명 운동을 일으켰다. 그 후 6월 13일부터 사흘간 이루어진 여학생회 개편에 관한 학생 총투표에서는 80% 이상의 학생이 개편에 찬성표를 던졌다.

연세대학교에서 여학생회 문제가 논란이 된 반면, 타 대학들에서는 여학생회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 주요 대학들 중 여학생회가 남아 있는 대학은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POSTECH 정도다. 서강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는 여학생회가 폐지됐다. 중앙대학교와 KAIST의 여학생회는 각각 ‘성 평등 위원회’와 ‘학생-소수자인권 위원회’로 개편되었다. 경희대학교는 여학생회가 존재하지만 후보자 미등록으로 인해 여학생회가 공석이다.

삽화 = 오주영 기자
삽화 = 오주영 기자

GIST대학의 경우, 학생회칙 상 여학생 대표회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6년 제 6대 여학생대표 선거의 후보자 미등록 이후로 현재까지 오랜 기간 공석이다. 2015년 10월 8일에는 ‘여학생대표회, 지속되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공청회가 열렸고, 당시 여학생대표회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성평등위원회의 신설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해당 의견은 실현되지 않은 채 2016년의 제 6대 여학생대표 선거와 2017년의 선거에서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지금까지 공석이다.

여학생대표회의 핵심 논쟁은 ‘총학생회비를 여학생만을 위한 복지 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한가?’이다. 제 4대 여학생 대표를 역임했던 조희지(생명, 석사과정) 씨는 “우리가 활동을 할 당시에도 이러한 점을 많이 지적받았고, 결국 실제로 여학생들만을 위한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당시 성폭력 실태조사 등의 활동에 남학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 ‘여권 신장이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한쪽 성별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기구가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조 씨는 “우리 학교의 특징 상 소수 여학생들을 위한 발의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5년 공청회 당시 여학생대표회의 예산을 줄이고 의식 개선 활동 위주의 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학생 때는 차별을 느끼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졸업 이후 접하게 되는 사회생활에서 여성으로써 느끼게 되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상혁(지구환경, 16) 학생회장은 “여학생대표회 관련 내용은 현재 논의 진행 중에 있기에 정해진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장원식 기자 wonsicjang@gist.ac.kr
정희찬 기자 hchwjd2017@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