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B동 황산 발열 반응, 긴급대피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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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오후 2시경 GIST 대학 B동의 한 연구실에서 실험에 사용한 황산이 발열반응을 일으켜 건물 내 모든 사람들이 대피했다. 연구자들의 신속한 발견과 대응으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차와 경찰차 여러 대가 출동했지만, 이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조치가 취해진 상태였다.

사건 발생 원인은 중화처리 되지 않은 황산을 폐기하는 과정에 있었다. 황산의 경우 폐액 처리를 할 때 중화 과정을 거쳐 폐액 수집 용기에 담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연구자가 실수로 중화되지 않은 황산 용액을 질산, 염산 등이 담겨있던 폐액 용기에 그대로 넣었다. 이 때문에 버려진 황산이 산화돼 유독가스가 발생하고 용기 내의 온도와 압력이 상승한 것이다.

이후 한 연구자가 폐액 용기에서 냄새와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해 연구안전센터에 신고했다. 이번 사고는 황산 용액의 반응에 의한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폭발이나 황산 유출 등 2차 사고에 대비해 광주 119 특수구조대가 출동했으며 대학 B동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연구실에 있던 한 대학원생과 연구실안전환경관리자가 유독가스의 피부 접촉, 흡입 등을 방지하기 위해 화학보호구를 입고 실험실에 들어갔다. 이들은 천장에 달린 배기구를 이용해 강제 환기를 시켰다. 배기구로 빠져나간 공기는 옥상에서 정화돼 밖으로 방출됐다. 이후 특수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용액들의 반응이 끝난 폐액 통을 수거해 폐수처리장으로 옮겼다.

이번 사건에서 부상자나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신속한 발견과 빠른 대피, 체계적인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구안전센터 박종영 씨는 “이번 사건은 얼마든지 더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위험했다”고 말했다.

현재 GIST의 사고 대응 체계는 크게 ‘사고보고, 사고 대응, 사고조사,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실행, 사후 관리’의 다섯 단계로 이뤄져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소식이 연구실책임자, 연구실안전환경관리자를 거쳐 총장에게 보고된다. 그다음 연구활동종사자, 연구실책임자, 연구실안전환경관리자가 사고에 대응한다. 이후 연구실안전환경관리자가 사고의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실책임자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향후 안전관리에 반영한다.

한편, GIST에서는 위와 같은 연구안전사고 대응책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책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매년 1회 이상의 정기적인 안전점검, 연구실 안전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연구안전센터 박종영 씨는 “GIST의 사고 대응 체계가 잘 구축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기본 수칙을 지켜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연구실 안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연구안전센터에서는 사이버 교육과 더불어 안전교육장 체험, LMO(Living Modified Organism), 화학공학, 레이저 등 사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의 집체교육, 안전 연극 등 다양한 안전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