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잠시, 다시 도전하는 조민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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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으로 대학원을 설명하는 조민상 동문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으로 대학원을 설명하는 조민상 동문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으로 대학원을 설명하는 조민상 동문

대학원은 연구자로서 첫발을 내딛는 과정이다. 학부생에게는 설렘과 함께 걱정으로 다가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스트신문>은 현재 G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민상(물리·광과학과, 박사과정) 동문을 만나 대학원 과정을 해쳐 온 이야기를 들었다.

고체 같은 플라스마 연구하는 물리학자
조민상 동문은 GIST 물리·광과학과(물리전공)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지금은 같은 과 박사과정에 17학번으로 재학 중이다. 조민상 동문은 대학원에서 고밀도 플라스마를 연구한다. 플라스마는 기체에 에너지를 가해 전자와 이온 등으로 분리한 물질의 4번째 상태다. 플라스마는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데, 여기에 압력을 높이면 마치 고체처럼 행동하는 고밀도 플라스마가 형성된다. 고밀도 플라스마는 지상에서 쉽게 관측되지는 않지만, 행성의 특성이나 핵무기 등을 연구하기 위해 중요한 학문이기 때문에 최근 들어 많이 연구되는 학문이다.

그는 물리학도인 만큼 고밀도 플라스마의 성질에 초점을 두고 연구한다. 하지만 그는 “물리학과는 플라스마에 대한 물리적인 지식을 충분히 탐구하므로 그것에 담긴 창의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응용을 더 넓게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응용을 소홀히하지 않는다고 했다.

학부생 때는 몰랐던 대학원 생활
조민상 동문은 대학원 생활에 대해 해당 분야를 계속 공부할 것이라면 대학원 공부는 할 만하다는 것, 그리고 대학원의 연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언급했다.

그는 대학원 공부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걸리는 시간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학원 공부는 해당 학문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이며, 석·박사 학위는 일종의 자격증의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원에서는 시간이 빨리 갈뿐더러, 나중에 보면 10년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대학원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더라도 공부는 피할 수 없다”며 대학원 지망생을 격려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자신이 정말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긴 대학원 생활을 이겨내려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즐기는 부분’에 대해 “논문과 같은 성과가 나오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실험 기구를 직접 조작하면서 새로운 것을 관찰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나는 새로운 것을 알거나 보지 못했던 관점을 보는 것을 즐긴다. 즉, 각자의 흥미 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셋째로 대학원 생활에서는 생각보다 배울 것이 많고, 그렇기에 시간 또한 많이 소비된다고 했다. 단순해 보이는 작업이라도 뜯어 보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플라스마를 레이저로 분석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플라스마에 레이저를 쏴서 분석하려면 우선 레이저를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여기에만 거의 한 학기가 소요된다. 그리고 시료를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 레이저로 시료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실험 하나를 제대로 배우는 데만도 1~2년이 들어간다.”

인간관계는 실험실 선택의 중요한 기준
조민상 동문은 학부 시절에 인턴을 하거나 주위의 선배 또는 교수님께 조언을 구해서 가고 싶은 랩의 분위기를 미리 알면 좋다고 했다. 대학원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트러블은 연구의 즐거움보다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중간에 대학원을 나가는 사람의 7~8할은 인간관계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랩을 고를 때는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간관계 중 가장 중요한 교수에 대해서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교수를 찾아가는 것을 권했다. 인성에 문제가 있거나 부정이 있는 교수는 걸러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자신과 성향이 다른 교수를 만나면 트러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출퇴근 시간, 연구 스타일, 미팅 시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자신과 맞는 교수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정보는 해당 랩실의 선배에게 묻거나 인턴을 하면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주변 대학원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소 말을 아꼈다. “랩실 사람은 9~10명 정도 되는데, 그중 한 명이라도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힘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한 명 한 명 다 알아볼 수도 없으므로 복불복이다.”

그는 교수가 목표라면 논문 실적 등도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다. 교수 임용을 위해서는 논문 실적이 중요한데, 대학원 시절의 논문 출판은 지도교수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원생은 아무리 잘해도 지도교수를 뛰어넘기는 어렵다. 대학원생의 논문 출판은 지도교수의 지도 능력에 많이 좌우된다. 최근에 타대 대학원생이 네이처 본지에 논문을 실었는데, 그 대학원생들의 지도교수는 그 분야의 대가였다. 물론 해당 연구는 대학원생의 결과물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도교수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고 의견을 말했다.

제2의 KAIST가 아닌 GIST
조민상 동문은 3C1P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융합적 사고를 강조하는 GIST 대학의 교육이 폭넓은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 시기는 논문 작성 등에 집중해야 할 때라서 그곳에 매몰되기 쉬운데, GIST 대학 출신 대학원생은 인문사회 과목 수강 등으로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고 20대 때 챙겨야 할 것들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표현했다. “성공과 실패는 단순히 시간을 얼마나 투자했는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물론 최소한의 시간 투자는 필요하지만, 거기에 매몰되면 풍요롭고 다채로운 삶을 방해한다. 그런 면에서 자대 출신 대학원생은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그래서 장기적으로 보면 연구도 더 잘 한다고 생각한다.”

GIST 대학의 전공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일부 학부생의 의견에는 대학원까지 넓게 보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공 지식에는 한계가 있고 대부분 박사 1~2년 차에는 한계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것이 1~2년 정도 늦는다고 해도 전혀 문제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석사 1~2년 차에는 타대 출신 대학원생이 시험 성적도 잘 나오고 해서 뒤처지는 느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곧 지식의 한계에 도달하게 되고 그 뒤로는 직접 새롭게 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원을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할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전공 교육 강화는 GIST 대학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전공 교육을 강화하면 제2의 KAIST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제2의 KAIST가 되면 안 되는 이유가 뭐냐는 의견에는 “이것은 다양성의 문제로 봐야 한다. 지금 KAIST의 교육이 좋아 보인다고 모든 과기원이 KAIST를 따라 하면 다 같이 성장할 수도 있지만, KAIST의 교육이 잘못됐을 경우는 다 같이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교육 모델을 적용하며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조민상 동문은 마지막으로 인생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형적으로 가는 길을 알아는 두되, 반드시 그 쪽으로 갈 필요는 없다. 지금은 익숙한 길도 처음 그 길을 간 사람에게는 특별한 도전이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나설 필요도 있다. 그러니까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고 도전하기 바란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