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GIST 학생이 창업한 ‘에스오에스랩’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점차 GIST 출신 창업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지스트신문>은 에스오에스랩의 정지성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GIST에서 코스닥까지, 정지성 대표이사와 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이사(이하 정 대표)는 GIST 정보기전공학부(현 기계로봇공학부 및 전기전자공학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기계공학부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휴학해 창업을 시작했다. 이때 같은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하던 동료 4명과 ‘에스오에스랩’을 공동 창업했다.
에스오에스랩(SOSLAB)은 ‘스마트 옵티컬 센서스 랩(Smart Optical Sensors Lab)’의 줄임말로 2016년 6월에 설립된 기업이다.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하는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이하 라이다) 센서 전문기업으로, 로봇, 자율주행,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라이다 센서를 통해 세상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자는 비전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빛을 쏘고 받아 거리를 측정해 어두울 때도 사용할 수 있고 개인정보 침해를 하지 않아 보안 목적으로도 사용되는 라이다 센서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스오에스랩이 GIST 내에 있는 이유
현재 에스오에스랩의 본사는 GIST 산업협력연구단에 위치한다. 정 대표는 GIST 학생 시절에 창업을 시작해 학교 학생으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현재 120명가량의 직원 중 31명이 GIST 출신일 만큼 인력 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정 대표는 이곳이 인력 충원과 실험 조건 확보에 적절하다고 답했다. GIST는 고가 장비 인프라, 기술 자문,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어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최적의 환경이다.
정 대표의 창업 여정과 GIST의 역할
정 대표는 GIST의 한국형 I-Corps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창업을 시작했다. 한국형 I-Corps는 국내외에서의 창업 교육으로 사업 아이템을 다듬고 투자유치 기회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 대표는 이를 통해 단순히 제품의 구매 여부가 아닌 고객이 겪는 어려움을 묻는 고객 인터뷰를 하며, 그 어려움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했다. 이 경험으로 “미국에서는 똑똑한 친구들이 창업하고 이 분위기가 곧 한국으로 넘어올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당시 인터뷰했던 ‘라이다’ 아이템이 충분히 가능성 있음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생각했다.
정 대표는 창업을 진행할 때는 GIST 창업보육센터 입주를 위해 공간, 장비, 멘토링, IR 피칭 지원 등을 받았고, 산학협력과제, 교수님들의 기술 자문 등도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창업진흥센터의 담당자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창업지원에 관한 일을 하던 담당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소통을 통해 여러 프로그램 등의 정보를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중 GIST의 CCC(Campus CEO Challenge)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CCC 프로그램은 예산을 받아 연구개발, 전시회 방문 등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정 대표는 이를 통해 고객, 투자자와 대면하며 초기 사업 계획을 검토할 수 있었다.
창업 초기에 맞닥뜨렸던 가장 큰 위기와 극복 방법
정 대표는 창업 초기의 위기로 첫 대규모 투자와 개발의 어려움을 꼽았다. 투자 계약 이후 자금이 지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급여 등 필요한 자본이 부족했지만, 기업 멤버들의 도움으로 문제를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기술 측면으로는 2D, 3D, 기계식, 고정식 등 여러 종류의 라이다를 동시에 개발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정 대표는 “사장과 사기꾼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투자금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상황에서 계획이 있고 의도가 좋았어도 결과를 내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랬기에 최소한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가지에만 집중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회사의 주요 제품 및 기술적 차별점
에스오에스랩의 핵심 기술은 빛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이다. 설립 이후 계속 2차원, 3차원 라이다를 개발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거의 50억에 달하는 매출을 냈다. 제품은 크게 세 가지로 ML 시리즈, GL 시리즈, Data Solution 분야가 있다. ML 시리즈는 3D 고정형 라이다로 자율주행 차량, 로봇, 보안 분야 등에 사용된다. 그중 ML-U 제품은 정밀도와 색상 정보까지 제공하며 CES 혁신상을 받았다. GL 시리즈는 2D 라이다로 물류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등에 활용된다. Data Solution은 라이다로 찍힌 카메라 데이터를 인지, 판단, 가공하는 기술이다.
정 대표는 에스오에스랩 제품의 기술적 차별점으로 컴팩트한 구조와 저렴한 가격, 그리고 쓰임에 따라 맞춤형으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라이다의 데이터를 AI 학습으로 복원해 안개가 끼고 어두운 환경에도 카메라 데이터처럼 복원할 수 있는 기술도 강점이다.
코스닥 상장 이후 현재 목표
정 대표는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 기술이 의미가 있음은 증명했는데, 이 기술이 양산돼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풀어보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올리는 SNS가 있는 것처럼 라이다가 범용 센서가 돼 이를 기반으로 하는 킬러앱이 나오는 것을 그다음 차세대 비전으로 생각한다며 향후 목표를 내비쳤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에스오에스랩은 라이다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모바일 로봇용 라이다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한국공항공사와도 계약을 체결해 김해공항, 인천국제공항, 청주공항 등에 빈 주차면 안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정 대표는 GIST와도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광주 내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광기술원 등과도 협력했다고 밝혔다.
GIST 창업 관련 제도의 개선할 점
정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는 후배들의 고민이나 궁금증을 서로 나누고 조언을 줄 수 있는 교류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지금도 실제로 하고 있지만, 선후배들이 서로 창업 이야기를 나누고, 투자자와 연결도 해주면서 실질적인 멘탈 케어도 해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라며 기대를 표했다.
후배 GIST 학생들과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는 조언
정 대표는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을 반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GIST라는 우물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며 GIST 밖으로 나왔을 때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정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도전 가치도 강조했다. 창업을 하면 10년 뒤에 실패하더라도 그만큼의 경험은 큰 자산이 되고 남들보다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 대표는 “창업이든 학업이든 GIST에서 열심히 한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교내에서는 상대적인 편차가 크지 않겠지만 밖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라고 응원했다. 뒤이어 “너무 교내에만 갇혀있지 말고, 외부 경험도 쌓을 필요성이 있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추가로 정 대표는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학생들이 있다면 자신의 이메일(stopstar@soslab.co)로 문의해 달라고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