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기숙사 이사 문제, 관리강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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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윈터스쿨 일정으로 1월부터 임시로 대학기숙사에 거주하던 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구 정보통신공학부) 신입생들과 몇몇 대학원생들은 지난 2월 25일 교학팀으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당일 내로 모두 원내의 기혼자아파트로 이사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때는 이들이 한 주 전 대학기숙사 내의 다른 층으로 한차례 이사한 후였다. 지스트 학사과정 신입생들이 신입생캠프 일정으로 대학기숙사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교학처의 교학팀 관계자는 이사 공지가 급작스럽게 된 이유에 대해, 이들이 일주일 전에 한 차례 이사했다는 사실은 몰랐다며 “원래는 대학원 졸업생들의 대학원기숙사 퇴사가 끝나고 정리되는 3월까지 대학원 입학예정학생들을 대학기숙사에 임시 거주시킬 계획이었다. 개강으로 인해 대학기숙사에 자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사 요청 메일을 받은 46명의 대학원 입학예정자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당일(25일)까지로 통보받은 이사 일정을 늘려주기를 요구했다. 이에 이사 날짜는 2월 28일(일)까지로 연장됐다. 27일(토)과 28일(일)에는 학교 측과 이사 대상 학생대표와의 협의를 통해 이사에 트럭이 동원됐다. 하지만 앞서 25일(목)이나 26일(금)에 이사한 학생들은 차량지원 없이 대학기숙사에서 기혼자아파트까지 걸어서 짐을 옮겨야 했다.

당시 기혼자아파트는 도배와 청소는 끝난 상황이었지만, 가구는 배치돼있지 않은 상태였다. 교학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최소 한 학기 거주 보장과 2~3주 이내에 가구 지급을 구두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사이 ▲일부 대학원 졸업생이 퇴사 기간을 초과해 잔류했던 문제 ▲생활관비 3회 체납자 퇴사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던 문제 ▲기혼자아파트와 대학원기숙사를 이중으로 사용하던 문제 등을 교학팀이 해결하자 대학원기숙사에 충분한 공실이 생기게 됐다. 이에 열흘쯤 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기혼자아파트에서 대학원기숙사로 다시 한 번 이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미 이사를 두 번 겪은 학생들은 반발했다. 3월 11일에는 간담회가 열려 교학팀장과 교학팀 주거 담당자, 관련 대학원생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학생들은 물질적 보상, 대학원기숙사 8, 9동 입주 우선권, 선 배정된 대학원 신입생들을 포함한 기숙사 전면 재배정 등과 같은 보상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간담회 자리에서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이후 교학팀은 학생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이사를 희망한 10여 명의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원생들에게 가구를 제공하고, 최소 한 학기 동안 기혼자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기혼자아파트에서 가구 없이 생활한 3월 기숙사비 4만 원은 면제됐다.

현재 우리 학교의 대학원기숙사 시설은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대학원생 1,200명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 기혼자아파트를 포함하면 1,300명 이상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원 졸업생들은 규정을 어기고 졸업 이후로 기숙사 퇴사를 늦추려 하고, 대학원 신입생들은 정해진 기간에 맞춰 입주하려 하기에 매년 2월이면 일시적인 기숙사 부족현상을 겪어왔다. 지금까지는 이를 대학기숙사 시설을 통해 해결해왔으나 대학 신입생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 방법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는 결국 대학원 신입생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교학팀 관계자는 이사 대상자 대부분이 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신입생인 것과 관련해 “대학원 학생들이 입학에 앞서 1월 중에 기숙사에 입실할 때,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건물에 가까운 대학기숙사에 먼저 배정하였다. 이후, 3월에 신규 입실하는 대학원 입학생들을 우선 챙기느라 이미 입실해있는 학생들을 고려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전장수 교학처장은 “대학원기숙사의 공실파악과 퇴실점검을 빠르게 진행했으면 학생들이 두 번 세 번 이사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불편을 겪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이는 대학원기숙사와 대학기숙사가 분리 운영되면서 오는 의사소통의 한계와 용역업체에서 주관하는 기숙사 배정 관리로 인해 실태 분석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숙사 증실 사업, 차세대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한 기숙사 관리 전산화, 입주 및 퇴실 절차 강화 등의 단기·장기 대책을 수립 및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고, 학생들이 더는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개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익명의 한 학생은 “새 학기의 급작스러운 이사는 옛날부터 계속 있어왔다고 들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학교 행정의 책임 있는 모습을 기다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최철민 기자 ferror@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