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에는 어떤 향기가 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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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기주 ·출판사 : 황소북스 ·출간 : 2017.05.29
·저자 : 이기주 ·출판사 : 황소북스 ·출간 : 2017.05.29
·저자 : 이기주
·출판사 : 황소북스
·출간 : 2017.05.29

말 잘하는 사람이 높이 평가받는 시대다. 서점 자기계발 코너엔 화술에 관한 책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수십만 원을 들여 면접에서 잘 말하는 법을 배운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주목받는다. 유창한 말솜씨로 주변의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은 항상 인기가 많다.

그러나 겉으로 듣기에 번지르르한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얼핏 듣기엔 그럴 듯하나, 사실 상대를 상처 주는 가시가 숨겨진 말들이 있다. 입에 발린 칭찬이나 예의바른 듯 치장했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비꼬고 깎아내리는 말 등이 그것이다. 말 속에 듣는 이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것은 소음에 불과하다. 배려 없는 말은 결국 상대를 불쾌하고 상처받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소음’은 말하는 이의 품격까지 떨어뜨리고 만다.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의 품격’의 이기주 작가는 말에 고유한 향기가 있다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말의 향기는 개인이 지닌 고유한 인향(人香)에서 비롯된다. 친절하고 배려심 있는 품성을 가진 사람은 그의 성품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향의 말을 한다. 반면, 무례하고 난폭한 품성을 가진 사람의 말에서는 폭력적인 인향이 난다. 이는 화려하고 현란한 어휘로는 결코 가릴 수 없는 그 개인의 본성이다. 품격 있는 향기의 말을 원한다면 본인의 인품을 다듬고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하지만 말의 품격을 높이는 데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훌륭한 인품에는 그에 걸맞은 훌륭한 언어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향기의 꽃이라도 그림만으로는 그 향기를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향기로운 인품을 표현하기 위해선 언어라는 적절한 수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언어와 사람, 둘의 품격이 모두 갖춰졌을 때에야 사람들은 비로소 그의 품격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는 올바른 ‘말의 품격’을 갖출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신의 언어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저자는 언어 성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24개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앞서 언급한 ‘인향’을 비롯한 ‘공감’, ‘존중’ 등이 바로 그것이다. 각 키워드는 3,4장 정도의 짧은 글을 통해 독자에게 다가간다. 그 속에는 종종 일상적인 예시나 유명인들의 사례도 등장한다. 덕분에 독자는 책 내용을 쉽고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자신의 삶 속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누구나 품격 있는 말을 원한다. 그러나 품격 있는 말솜씨를 갖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품격 있는 말은 단순히 유창한 화술을 뜻하지 않는다. 올바른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본연의 보드라운 인향과 이를 담을 수 있는 적절한 언어의 그릇의 만날 때 말의 품격은 한층 더 올라간다. 이를 이루기 위해선 나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혼자서 이 모든 것을 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은 이 어려운 여정을 함께 해주는 책이다. 나만의 품격 있는 말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가현 기자 leegahyun@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