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안게임에 첫 도입된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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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스타크래프트 II 조성주 선수, 리그오브레전드 최우범 감독, 이재민 코치, 고동빈 선수, 김기인 선수, 한왕호 선수, 이상혁 선수, 박재혁 선수, 조용인 선수 (사진 출처 = 한국e스포츠협회)

많은 관심 속 다양한 문제 나타나…

왼쪽부터 스타크래프트 II 조성주 선수, 리그오브레전드 최우범 감독, 이재민 코치, 고동빈 선수, 김기인 선수, 한왕호 선수, 이상혁 선수, 박재혁 선수, 조용인 선수 (사진 출처 = 한국e스포츠협회)
왼쪽부터 스타크래프트 II 조성주 선수, 리그오브레전드 최우범 감독, 이재민 코치, 고동빈 선수, 김기인 선수, 한왕호 선수, 이상혁 선수, 박재혁 선수, 조용인 선수 (사진 출처 = 한국e스포츠협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하며 우수한 결과를 얻었으나, 경기 진행에 있어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e스포츠의 첫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이전부터 불안해…

첫 번째 문제점은 급박하게 이루어진 선수 선발 과정에 있었다. 원칙적으로 아시안게임에는 대한체육회 소속의 회원단체만 참가할 수 있는데, 선발 당시 한국e스포츠협회(KeSPA)는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KeSPA는 대전체육회에서만 인정단체로 최종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수 상황을 고려해 대한체육회는 KeSPA에 임시로 준회원 자격을 부여했고, 급히 짜인 e스포츠 선수명단은 명단 제출 마감일에 제출됐다.

한편 이번에 KeSPA에 부여된 준회원 자격은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따라서 다음에 치러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최소 9개 이상의 시·도체육회에 속해 회원단체로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빵과 물로 해결하는 국가대표의 식사
3개의 스테이지 중 방송 가능한 것은 단 하나

경기 내·외적으로 지적된 문제도 많았다. 경기 외적으로 지적된 가장 큰 문제는 스테이지 상황과 선수들의 식사다. 현지 3개의 스테이지에서 조별리그가 진행됐는데, 방송 송출은 메인 스테이지에서만 가능했다. 그 외 2개의 서브 스테이지는 중계도 되지 않았고 선수들에게 독립된 부스를 제공하는 여타 e스포츠 리그들과 달리 개방된 무대에서 진행됐다. 대표 선수들에게 제공된 식사도 논란이 있었다. 8월 27일 리그오브레전드 경기는 오전 10시와 12시 30분에 연달아 진행됐다. 이날 해당 선수들은 일정상 다음 경기를 준비하며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어야 했는데, 도핑 문제로 선수 6명에게 준비된 식사는 빵 세 봉지와 물뿐이었다.

경기 내적으로는 네트워크 관련 문제가 가장 부각됐다. 부실한 네트워크로 인해 메인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조별리그에서 경기가 총 3번 중단됐다. 특히 마지막 경기중단의 경우, 30분을 넘는 경기 중단으로 게임 시간을 되돌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또한 과도한 네트워크 문제로 인해 대회 서버를 옮겨야 했고, 게임 시간을 되돌리는 크로노브레이크(Chronobreak)까지 적용됐다. KeSPA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이런 환경은 처음일 것이다. 아마 연습장 환경보다도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스포츠가 되기 위한 e스포츠 도전기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등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정식 스포츠가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흥행하던 한국 e스포츠의 몰락
몰락 후에 나타난 다양함

한국 e스포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00년대 e스포츠의 인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는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 10만 명의 관중이 모인 것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이 리그는 추락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2010년 블리자드사(Blizzard Entertainment)와 한국e스포츠협회(KeSPA) 간의 저작권과 관련된 방송권 분쟁이다. 스타크래프트는 단순한 CD게임에서 수백, 수천만, 그 이상이 즐기는 게임이 되며 프로리그를 송출하는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했다. 이를 블리자드사에서 영리적 활동으로 규정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다른 이유로는 승부 조작이다. 당시 유명 프로게이머들과 구단에서 승부조작을 실행했고, 이 사실이 밝혀지며 여러 매체에서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이 나왔다.

가장 커다란 e스포츠 시장이 몰락함에 따라 다양한 게임으로 진행되는 e스포츠 경기들이 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 등 다양한 게임들이 새로이 거대한 e스포츠 시장을 형성했다.

커지는 관심 속의 e스포츠
높은 성장세의 중국

다양한 게임으로 확장해가는 e스포츠 시장을 향한 세계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각국의 대학, 축구 구단, 기업 등에서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전 세계의 여러 고등학교와 게임 아카데미 등지에서도 학생들을 프로게이머로 육성 중이다. 중앙대학교는 2015년부터 리그오브레전드, 피파 프로게이머를 e스포츠 특기생으로 선발했으며, 미국 해리스버그 대학은 e스포츠 팀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축구 구단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헤르타 베를린은 e스포츠 아카데미를 설립해 피파 게임 팀을 운영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발전이 눈에 띈다. 그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중국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LPL)다. 중국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는 높은 실적을 가진 프로게이머와 코치, 감독들을 영입하며 팀의 실력과 리그의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야구의 MLB, 농구의 NBA와 같이 각 스포츠의 최고 리그로 여겨지던 한국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LCK)소속 선수들을 제치고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e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남아있다. 첫 번째는 e스포츠의 바탕이 되는 게임이 사유재라는 점이다. 다른 스포츠는 누군가가 소유하지 않은 공공재기 때문에 자유롭게 경기할 수 있지만, e스포츠는 게임회사의 저작권을 고려해서 경기해야 한다. 두 번째는 게임이 게임회사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게임의 발전과 지속성을 위해 게임회사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는데, 이는 게임플레이에 큰 변화를 주기도 한다. 세 번째는 형평성의 문제다. 정식 스포츠들을 보면 간단한 도구를 가지고 가능한 운동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e스포츠는 인터넷 인프라, 컴퓨터 장비 등 다양하고 고가의 도구와 환경이 필요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제공하는 세계 주요국의 인터넷 이용 현황과 시사점을 보면 인터넷 인프라는 특정 국가들에서만 뛰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열악한 환경의 국가는 e스포츠로의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점 속에서도 e스포츠는 예상도 못 할 규모로 확장되어나가고 있다. 2015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은 전 세계에서 3600만 명이 시청했는데, 이는 NBA 결승이나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결코 적은 시청자 수가 아니다. 선수들의 연봉 또한 20년 사이 몇백만 원에서 몇십억 수준까지 늘어났고, 각 대회에서 주는 상금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e스포츠 시장에 대한 관심과 그 규모는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박정현 기자 pjhyun980309@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