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강의 시행 2개월… 현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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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이헌효 기자

오프라인과 비슷한 강의의 질
하지만 상호작용 보완 필요

코로나19로 인해 GIST는 2020년도 1학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전면 온라인강의에 혼란이 많았지만, 지금은 강의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강의의 질 개선 및 교육 혁신을 위해 GIST 온라인교육 정책연구팀은 4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학부 재학생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총 432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4%이다.

설문 결과 강의 과목은 대면 수업과 비슷한 교육 효과가 있었으나, 실험 과목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교수가 온라인강의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 학교가 온라인강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에는 다수가 공감했지만, 구성원 간 상호작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의 과목은 비슷한 교육 효과
실험 과목은 그렇지 않아

현재 수강 중인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과 비교해 교육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는 전공·교양 과목과 실험 과목의 반응이 엇갈렸다.

삽화 = 이헌효 기자
삽화 = 이헌효 기자

전공·교양 과목은 모두 ‘보통이다’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31.8%(136명), 40.0%(161명)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에 답한 비율(전공 33.7%, 교양 31.3%)은 ‘그렇지 않다’ 또는 ‘매우 그렇지 않다’에 답한 비율(전공 34.4%, 교양 28.7%)과 비슷했다. 이는 전공, 교양의 온라인강의는 대면 강의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실험 과목은 부정적인 응답이 우세했다. ‘매우 그렇지 않다’ 또는 ‘매우 그렇다’에 답한 비율은 72.0%(260명)인데 반해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에 답한 비율은 9.1%(33명)에 불과했다.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직접 실험 실습이 불가능해 실험교육강사나 조교의 시범 실험 영상으로 실습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실험 과목에 적합한 플랫폼 관련 질문에서는 ‘실험 과목은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응답이 많이 있었다. 한 학생은 “직접 하지 않는 실험은 의미가 없다. 실험 수업은 진행하되 추후 실험 기구 등을 직접 접할 기회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교직원은 수업 위해 노력 중…그러나 평가 공정성 등 지적돼
▲온라인강의 전반 ▲실시간 강의(Zoom 등 활용) ▲녹화 강의(GEL 등 활용)에 관한 설문은 질문마다 1점(매우 그렇지 않다)부터 7점(전적으로 그렇다)까지의 범위에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각 문항의 평균 점수(7점 만점)로 분석했다.

삽화 = 이헌효 기자
삽화 = 이헌효 기자

교수는 온라인강의를 위해 노력하냐는 질문의 답은 평균 5.93점, 학교가 원활한 온라인강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냐는 질문의 답은 평균 4.93점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온라인강의를 위한 교직원의 노력에 다수가 공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온라인강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냐는 질문에도 평균 5.27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성적평가의 공정성 여부는 평균 3.61점으로 높지는 않다. 공정성 점수가 높지 않은 이유는 평가를 온라인으로 진행함에 따라 부정행위 통제 등이 비교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GIST는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학기 성적 부여는 최대한 교수의 재량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온라인강의에서는 학습 동기 부여가 대면 강의에 비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 3.10점이라는 낮은 점수로 드러났다.

한편, 온라인강의의 공부량이 대면 강의에 비해 많은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4.94점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부 교수가 대면 강의에는 없는 출석 인정, 시험 대체를 위한 과제를 출제하는 것의 영향이다.

온라인강의 특성 잘 활용 중…상호작용 등 개선점도 존재
온라인강의는 Zoom 등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나 GEL 등을 이용한 녹화 강의로 진행된다. 설문에서는 각각의 유형별로 의견을 조사했다.

삽화 = 이헌효 기자
삽화 = 이헌효 기자

실시간 강의의 경우 채팅, 소회의실 등 플랫폼의 기능을 잘 활용했냐는 질문에는 5.48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학생은 수업 중 활발한 상호작용을 선호하는가의 질문에서는 4.63점의 높은 점수가 나왔다. 실시간 강의만이 가지는 장점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의 바람과는 달리 실제로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냐는 질문에는 3.33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현재 대부분의 실시간 강의는 저작권 등의 우려로 수업 녹화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수업을 자유롭게 녹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했다(관련 질문 5.58점). 강의 시간에 놓친 것을 쉽게 복습하기 위함이다.

삽화 = 이헌효 기자
삽화 = 이헌효 기자

녹화 강의는 반복 재생과 복습이 쉬운 장점을 잘 활용했냐는 질문에 4.54점의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녹화 강의에서 질의응답이 어려울 것이라는 염려가 있다. 하지만 이런 염려와는 달리 질문 기회를 제공했냐는 질문에 4.7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오프라인 대비 비슷한 질이냐는 질문의 점수는 4.30점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다.

또한, 많지는 않지만 일부 학생은 녹화 강의에서 효율적인 수강을 위해 빠른 재생 및 건너뛰기 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관련 질문 3.66점).

온라인강의 모범사례
설문에서는 온라인강의의 참고자료 마련 등을 위해 온라인강의 모범사례를 조사했다. 언급된 사례의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기능의 적극적인 활용 ▲과목의 특성을 고려한 강의 진행 ▲학생과의 적극적인 소통 ▲온라인강의 장점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양질의 강의를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교육학부 이수정 교수(담당 과목: 시의 이해 外)는 온라인 토론수업과 조별 과제를 잘 진행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Zoom의 소회의실, GEL의 포럼 등을 활용해 온라인강의에서 부족한 상호작용을 잘 보완해 토론 수업의 모범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기초교육학부 김재길 교수(담당 과목: 미분방정식과 응용 外)는 수학 과목에서의 모범사례로 언급됐다. 김재길 교수는 판서가 많은 수학 과목의 특성을 반영해 판서 공간을 고려해 강의자료를 제작한다. 학생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고, 학생이 강의 내용을 쉽게 따라오도록 녹화 강의, 칠판 등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기도 한다.

화학과 서지원 교수(담당 과목: 유기화학1)는 전공 강의 과목에서의 모범사례로 언급됐다. 서지원 교수는 스탬프 기능을 활용해 학생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실시간 강의 이후 녹화본을 공유해 효과적인 복습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강의에 등장하는 복잡한 물질은 분자모형을 직접 준비해 캠으로 공유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해당 강의에서 질의응답 등의 소통이 활발한 것도 언급됐다.

더 나은 온라인강의를 위하여
학생들은 온라인강의의 좋은 점을 대표적으로 ▲공간 제약이 없음 ▲반복 학습 가능 ▲시간 제약이 적은 것을 꼽았다. 반면 개선해야 하는 점은 ▲인터넷 및 방송장비 ▲구성원 간 상호작용 ▲평가의 공정성이 언급됐다.

설문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학생 간에 예체능 과목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 익명의 학생은 “예체능 수업은 별도의 악기나 시설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사실상 수업 진행이 힘들다. 그리고 개인 레슨도 동영상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강의 외적인 부분으로는 동기 및 선후배 간 친밀도를 쌓기 어렵다는 점이 있었다. 그리고 자택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나타났다. 도서 대출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해당 도서를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는 UNIST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강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점은 더욱 활용하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 남은 2개월 동안 지금보다 더 양질의 온라인강의를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