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학 파견 학생들 발목 잡은 코로나19

0
1428
삽화 = 김혜인 기자

이용주 대학장
“학생들과의 약속…꼭 지키겠다”

삽화 = 김혜인 기자
삽화 = 김혜인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GIST대학의 해외대학 파견 프로그램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위험이 커지자 파견 대학들이 대안으로 사이버강의를 진행하거나 프로그램 자체를 취소한 것이다. 파견 예정 학생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가운데 이용주 대학장은 선발 학생들의 파견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학교가 추후 어떤 조치를 취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IST대학의 SAP를 통해 UC 버클리로 파견된 학생들은 모두 조기 귀국했다. SAP는 학생 당 2,500만원을 지원하는 해외파견 프로그램이다. GIST대학은 올해 봄학기(1월~5월)에도 SAP를 통해 미국의 UC 버클리로 8명의 학부생을 파견했다.

하지만, 3월 이후 미국 현지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이에 UC 버클리는 학교 시설을 폐쇄하고 봄학기 강의 전체를 사이버 강의로 전환했다. 외출 자체도 어려워지자 학생들은 한국이 코로나19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3월 중 전원 조기 귀국했다. 한 파견 학생은 “외출이 어려워지고 식당도 포장만 돼 식사는 대부분 숙소 내에서 해결했다. 미국인을 만나기도 어려워져 아쉽지만 조기 귀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됐던 다른 해외대학 파견 프로그램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6월부터 학부생을 칼텍으로 파견해 연구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칼텍 SURF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이미 취소됐다. 9월부터 시작되는 칼텍 SAP도 현재로선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학부 2학년 학생들을 해외 3개 대학(UC 버클리, 보스턴 대학,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파견하는 해외대학 여름학기 수강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그램으로, 58명을 파견하는 UC 버클리의 경우 학생 한 명당 약 750만원을 지원한다. 원래는 3개 대학을 합쳐 총 113명을 파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는 세 개 대학 모두 파견이 취소됐다. UC 버클리와 보스턴 대학 측에서는 사이버 강의로 여름학기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케임브리지 대학은 본 여름학기 프로그램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UC 버클리로 파견 예정이었던 한 학생은 “해외대학 여름학기 수강 프로그램은 GIST에서 내세운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라 기대가 컸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이 피해를 볼 상황에 처하자, 학교 측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 학생들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액의 수업료를 사이버강의에 지출하기보다는 나중에라도 해외에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용주 대학장은 “우리는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모두 내년에라도 파견 기회를 주고자 한다. 군 복무 등의 사정으로 당장 내년에 가기 어렵다면 전역 이후에라도 다녀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이 대학장은 “해외대학 여름학기 파견은 국가의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예산을 다음 해로 옮겨 사용하는 일은 국가가 얽혀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럼에도 우리는 학생을 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파견 예정 학생들은 학교를 믿어주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한편 학생들은 다양한 입장을 고려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UC 버클리로 파견 예정이었던 한 학생은 “내년에 다시 파견을 보내주는 방안이 학생들에게 최선일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올해 여름학기에 이대로 사이버 강의라도 듣는 것이 최선인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본인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선발 학생들과의 소통도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파견 예정 학생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학생들에게 그 내용을 빠르게 공유해주길 바란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에서는 우리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줬으면 좋겠다. 일방적인 통보를 받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는 의견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