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대학생활관 내 범죄로 학생들의 불안이 늘고 있다. 범죄 발생 시 학교 측은 CCTV를 조회해 벌점을 부과하나 실질적인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다. 건강한 기숙사 문화를 위해 학교 측의 노력과 더불어 기숙사 구성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최근 ▲세탁물 도난 ▲택배 절도 ▲동아리방이나 복도 등 공용 공간에서 도난 ▲호실 무단 침입 등의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여름학기, 모 동아리방에서는 키보드, 트랙패드, GPU 등 200만 원가량의 개인 물품이 도난당했다.
범죄 발생 이후 대처 과정은?
기숙사 내 범죄 발생 시 피해 학생은 학생팀의 도움을 받아 CCTV를 조회할 수 있다. 피해 학생은 학생팀에 상황을 설명해 CCTV 열람을 허가받은 후, 기숙사 내 사감실에서 해당 시간과 장소의 CCTV를 확인한다. 혹은 하우스연합회에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연락하면 하우스연합회 소속 학생이 그 내용을 학생팀에 전달한다.
학생팀과 하우스연합회는 하우스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죄질을 판단해 상응하는 벌점을 부과한다. 학생팀과 하우스마스터, 하우스연합회 내 벌점 관리위원이 벌점 기준표 및 생활 수칙에 근거해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이후 벌점 관리위원은 논의 결과를 당사자에게 통보한다. 도난의 경우 50점, 이성 거주 층 출입 시 30점, 타 호실 무단 침입 시 15점의 벌점이 부과되며 사건의 경중에 따라 하우스마스터가 추가로 벌점을 가감하기도 한다. 누적 벌점이 50점 이상 쌓이면 기숙사 영구 퇴사 처리된다.
기숙사 내에서 발생한 범죄는 종종 미해결 상태로 종결된다. 세탁실이나 택배보관실을 제외하면 기숙사 건물 내 CCTV가 충분치 않고, 정황을 발견해도 신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도난을 당했으나 사건 해결을 포기한 모 학생은 “학교 내 CCTV만으로는 절도 정황을 포착하기 어려워 경찰이 와도 사건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유를 밝혔다.
범죄 근절을 위한 노력
하우스연합회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기숙사 내 CCTV 설치를 요청했다. CCTV 설치를 위해서는 대학생활관 구성원 전원이 설문에 응답해야 한다. CCTV 설치가 사생활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하우스연합회는 지난 9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CCTV 설치 관련 설문을 각 학번 단체 채팅방에 올렸고, 야시장 행사 당시 본부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1월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 한해 대면 설문을 완료했다. 하우스연합회는 취합한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팀에 CCTV 설치를 건의했고 관련 논의를 준비 중이다.
하우스연합회 정선혜 총하우스장은 “대면 수업 전환으로 대학생활관 거주자가 증가한 것은 반가우나, 도난 및 범죄 소식 역시 늘어 안타깝다. 도덕적인 대학생활관의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대학생활관 거주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주자의 양심과 범죄 없는 대학생활관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