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GIST에서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는 AI 기술을 이용한 중대 분자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 개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올해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사업에서 연평균 50억 원 규모 연구비를 최장 10년간 지원하는 혁신연구센터(IRC)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스트신문>은 화학과 안진희 교수를 만나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화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안진희 교수다. 유기화학과 의약화학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 연구에 매진해 왔으며, 최근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의 센터장을 맡게 됐다.
Q. 중대 분자란 무엇인가?
중대 분자(Mid-sized molecules)는 저분자 화합물과 대분자 화합물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약물 개발 분야다. 전통적으로 의약품은 저분자 화합물과 바이오(대분자) 의약품으로 나뉜다. 저분자 화합물은 분자량이 500g/mol 이하로 주로 경구 투여가 가능하고, Rule of 5(*)에 부합하는 특징이 있다. 바이오 의약품은 주로 분자량이 5,000g/mol 이상으로 항체, 백신 등과 같은 단백질 기반의 치료제이며, 주사로 투여된다.
Rule of 5를 따르지 않는 중대 분자 영역은 “Beyond Rule of 5” 또는 “Rule Breaker” 영역으로 부르기도 한다. 독특한 약물학적 특성을 통해 높은 세포 투과성, 경구 투여 가능성을 갖는 저분자 화합물의 장점과 높은 선택성과 강력한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바이오 의약품의 장점을 모두 지닌다. 중대 분자의 가장 유망한 응용 분야 중 하나는 약물 접합체(Drug Conjugates) 기술로, ADC(Antibody Drug Conjugates, 항체 약물 접합체), PDC(Peptide Drug Conjugates, 펩타이드 약물 접합체), SMDC(Small Molecule Drug Conjugates, 저분자 약물 접합체)가 포함된다. 암 치료에 사용되는 ADC는 특정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기술로 중대 분자 연구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며, PDC 및 SMDC 기술도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Q. 중대 분자 연구는 왜 필요한가?
신약 개발 연구는 발전해 왔지만, 암을 포함하는 많은 질병이 정복되지 않았고 새로운 질환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중대 분자 연구는 ▲암 ▲신경계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과 같은 난치성 질병과 신종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대 분자 연구의 발전에 따라 미충족 의료 수요를 맞출 신약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는 여러 질병에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과 희망을 제공하며,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Q.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는가?
우수한 AI 인프라 기반의 중대 분자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다. 분자량 700-2,000g/mol의 다양한 화합물을 기반으로 기존에 치료할 수 없던 질병의 신약 개발을 진행할 것이다. AI 기술은 대규모 데이터 분석, 약물 설계 최적화, 예측 모델링 등에 응용된다. 신약 개발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절감함으로써, AI가 제안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통해 신약을 효율적으로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본 센터는 앞으로 10년간 운영될 예정이며, 각 단계를 3, 4, 3년으로 나누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1단계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우수한 물질 및 논문 특허를 도출하는 것이다. 2단계는 연구에서 확보된 원천기술로 신약 개발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 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립화가 가능한 지속적인 기술료 수입을 달성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Q.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의 개소는 어떤 영향력을 가질지 궁금하다.
먼저, 우수한 연구진과 함께 연구적인 면에서 진보를 이루고자 한다. 두 번째로는 정복하지 못한 질병에 고통받는 분들께 희망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인 글로벌 신약이 개발되는 밑거름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과학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기여하고 싶다.
안 교수는 “AI 기반 중대 분자 센터를 유치함에 따라 기대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연구에 매진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AI 기반 중대 분자 연구 센터의 개소가 사람들에게 치료에 대한 희망과 향상된 삶의 질을 제공하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 Rule of 5: 약물 유사성과 특정 약리학적 활성을 가진 화합물이 경구 활성 약물이 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지는지 평가하는 법칙이다. 그 조건으로는 ▲5개 이하의 수소 결합 공여자 ▲10개 이하의 수소 결합 수용체 ▲500 Da 이하의 분자량 ▲5 이하의 Log P(분배 계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