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투
황다민(도전,25)
세상이 짜다
받는 돈은 같으나 물가는 올랐다
이웃 간 주고받던 정겨운 인사도
서로의 것을 기꺼이 나누던 정도
상대방을 생각했던 모든 배려도
값이 올랐다
주위의 모든 것이 짭짤하여
나는 그저 쭈그러들 뿐이다
조금 더 쪼그라들 뿐이다
이보다 더 짠 것이 있을까 하여
주위를 둘러보면
온몸이 부풀어 오른 이들이 눈에 띈다
그 부푼 배 안에는
누군가의 노력이
누군가의 희망이
누군가의 행복이
그득그득 차 있다
차마 내 배에는 담을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다만 더 쪼그라들면
존재마저 사라질까 두려워
눈물로라도 간을 맞춰본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도
이미 생긴 기울기를 없애기엔 모자라서
언제까지 쪼그라들 것인가
바다라도 만들어야 할까
떠오르는 의문 위로
한 방울, 한 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