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대학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학습과 토론의 장이 되기도 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시기 대학 도서관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스트신문>에서는 GIST 도서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GIST 도서관의 오늘날
GIST 도서관은 1997년 LG도서관 개관 이후부터 학생과 교직원의 배움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6일 중앙도서관이 신축되며, 학생들에게 문화, 학습, 휴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2021년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이하 도서관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교육부와 교육학술정보원은 매년 대학 도서관의 소장 도서, 도서관 이용, 자료구입비 등 체계적인 학술정보 현황을 조사한다. GIST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도서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생 1인당 소장 도서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17년 1인당 65권에서 올해 75권으로 15% 증가했다. GIST는 1인당 91.6권으로 종합대 평균인 127.1 권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4대 과기원 평균인 82.5권보다 높았다. 그러나, GIST 도서관의 연간 장서 증가율은 2.2%로, 4대 과기원 평균 값인 3.3%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IST의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는 1,026,468원이었다. 4대 과기원 평균인 858,489원보다 비교적 높았다. 한국도서관협회의 <한국도서관기준>에 따르면, 대학 총결산비 대비 자료 예산 비율은 4년제 대학 기준 2~2.5%다. 대다수 대학과 마찬가지로, GIST의 예산 비율은 2020년도 0.9%, 2021년도 0.8%를 기록하며 해당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도서관 실태조사 결과, GIST 구성원들은 타 대학과 비교해 책을 가까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 1인당 대출 도서 수는 8.2권으로 4대 과기원 평균인 4.9권이나 전체 대학 평균인 2.3권보다 높았다. 또한, 2020년도 7.9권에 비해 대출 도서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 수 대비 대출자 수 비율은 59.6%였다. GIST 구성원이 가장 많이 대출한 책은 주제별로 문학(26%), 순수과학(19%), 사회과학(9%), 기술과학(8%), 예술(8%) 순이었다.
코로나19와 변화하는 대학 도서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출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도서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대출량은 2011년 8.3권에서 2020년 4권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올해는 42% 줄어든 2.3권으로 이전보다 큰 감소폭을 보였다.
코로나19 속에서도 GIST는 작년보다 대출량이 늘어났지만 안도하고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 비대면 수업을 계기로 전자자료의 이용이 늘며, 장기적으로 대출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영주 학술정보처장은 “방역 조치로 학생들의 도서관 방문이 줄어들고, 비대면 수업에 전자자료와 동영상이 많이 활용됐다. 전반적으로 대학생의 자료 이용 추세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옮겨가며, 1인당 도서 대출 수가 줄어드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설문 결과 GIST 구성원들은 전자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및 전자자료의 사용 빈도에 관한 질문에 과반인 57.3%의 응답자가 자주 이용한다고 답했다. 21.1%의 응답자는 전자자료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자자료를 선호하는 이유는 ‘편리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자자료 이용 빈도에서 보통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 77명에게 전자책을 종이책에 비해 얼마나 선호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전자책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49.4%는 전자책을 선호한다고 답했지만, 31.2%의 응답자가 종이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선호 이유로 ‘휴대가 편해서’라는 답이 69.8%의 비율로 가장 높았다. ‘관리의 편리성’(64.2%), ‘대출 및 구매 편의성’(32.1%), ‘환경보호’(18.9%), ‘가격 경쟁력’(1.9%)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전자책의 확산은 독서 환경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자책을 쉽고 편하게 제공하는 전자책 서비스의 영향도 크다. 구독형으로 제공되는 전자책 서비스들은 기존 종이책의 휴대나 구매 과정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어 전자책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GIST 구성원들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자책 사용 경험이 많은 77명 중 75.3%가 전자책 서비스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자책 때문에 종이책 사용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24.7%였다.
도서관의 미래
비대면 온라인 환경에서 이동과 관리가 쉬운 전자자료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 도서관에 예기치 않은 위기로 다가왔다. 종이 자료를 읽고 보관하는 열람실과 서고라는 도서관의 역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도서관 역시 다양한 전자자료를 갖추고, 기존 역할에서 탈피해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전자자료 준비 필요하나, 홍보 부족해
코로나19 시대 대학 도서관은 전자자료 확충에 힘쓰고 있다. 정영주 학술정보처장은 “전자자료 구입비를 높이고 전자자료 이용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종이책에 관심을 갖도록 홍보하고 양질의 도서를 구비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방침을 밝혔다.
GIST는 전자자료 패키지(전자저널, 웹 db) 35종, e-book 총 56,428종을 소장, 구독하고 있다. 우리 도서관의 e-book 소장 수는 4년제 소규모 대학 평균인 52,000종을 약간 넘는 정도다. 또한, 전체 자료구입비 대비 전자자료 구입비 비율 또한 2020년 93.1%, 2021년 92.0%로 전체 대학 평균인 70.3%에 비해 높은 편이다.
GIST는 4대 과기원 도서관 협력 사업을 통해 폭넓은 전자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4개 과학기술원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공유하여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도서관은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e-book 공유 서비스와 학술정보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book 공유 서비스는 과학기술 분야 도서의 이용 통계를 바탕으로 선정된 도서를 KAIST에서 확보된 예산으로 구매한 뒤 각 과기원에서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학술정보 공유 서비스는 4개 도서관 자료와 연구 자원에 대한 상호대차와 원문 복사, 검색 및 분석을 제공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도서관이 제공하는 전자자료 서비스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 구성원 1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GIST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전자자료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5.8%였다. 또한, 4대 과기원 학술정보 공유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평균 3점에 미치지 못하는 2.92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한 60%의 응답자는 ‘서비스가 있는 줄 모른다’고 답했다. ‘접근성이 낮고 불편하다’(40%), ‘자료의 수가 부족하다’(35%)는 지적도 있었다.
학습의 공간 넘어 새로운 공간으로
코로나19 이후 대학 도서관은 열람과 학습만을 위한 시설을 넘어 종합적인 문화와 휴식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GIST 구성원들은 도서관을 다양한 사유로 이용하고 있다. ▲도서 대출 및 독서(78.3%) ▲공부(61.1%)가 가장 많았고, ▲학술 및 연구(22%) ▲스터디 또는 모임(17.8%) 등의 응답이 있었다. 문화생활과 관련된 응답은 ‘편의 시설 이용 및 휴식’이 22%, ‘공연 및 전시 관람’은 6.7%의 비율을 차지했다.
GIST 도서관은 중앙도서관이 개관한 2015년부터 전시, 문화 사업을 추진하여 운영하고 있다. 전시, 문화 사업은 학술정보팀, 도서관 자원봉사자 단체(G.O.L.D), 학생 단체가 주관한다. 공예 수업, 어학 강좌, 악기 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 처장은 “GIST 학생들과 연구자, 나아가 그들의 가족에게 GIST 도서관은 언제나 열린 공간으로서, 소통과 문화 활동의 장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