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부터 8월까지 쏟아진 폭우로 광주 북구와 남구 곳곳이 침수됐고, 도로, 주택, 상가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 이번 침수의 원인은 단순 자연현상 때문이 아니다. 지금 광주에는 단순한 복구가 아닌, 도시적 구조 점검이 필요하다.
광주에 온 폭우와 그 피해
2025년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광주광역시 북구와 남구 지역에 시간당 최대 86mm, 사흘간 최대 600mm가 넘는 규모의 폭우가 왔다. 이번 폭우로 짧은 시간 동안 강한 비가 내리며 도로는 잠기고, 건물에 물이 들어와 피해를 봤다. 문흥동과 양산동, 백운광장 등에서는 침수 차량과 역류한 맨홀, 지하상가 고립 상황까지 벌어졌다. 광주 시내에 도로 침수·파손은 707건에 달하며, 상가·주택 등 건물 침수 263건, 차량 침수 124건 등이 잠정 집계됐다. 도로 통제와 함께 학교 수업이 조정되고 사람 3명이 실종되는 등 광주는 폭우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됐다. 또한 2025년 8월 3~4일 전남 무안에서 시간당 142.1mm, 광주 일부 지역에는 최대 195.9mm의 폭우가 쏟아졌고, 광주에서 172건의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또한 GIST 캠퍼스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교내 지역에서는 7월 17일에 시간당 최고 66mm로 425mm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8월 3일에 시간당 최고 83mm로 165mm의 극한호우의 강수량 기록했다. 이로 인해 행정동, 전컴 ABC동, 생명동, 기계공학동 등 건물노후화로 건물 창호 주변 등에서 다수 누수가 일어났다. 첨단 3지구에서의 도로로 물 유입, 도로에서 후문 2개소로 다량의 물 유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운영팀의 대처로 GIST 건물의 지하 전기실 및 기계실의 침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장성 로컬푸드에서는 2번에 걸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GIST는 피해로 창호주변 코킹 보수, 옥상 방수, 배수수위센서 교체 등에 약 6천만원 상당의 시설 복구 비용을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누수로 인한 전등 및 전열 누전 보수 비용으로 약 1천만원, 조경/토목에서도 약 2천만원, 합계 9천만원 상당의 유지 보수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광주가 잠긴 원인: 기후와 도시 구조
이번 폭우 피해는 단지 비가 많이 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광주 도심의 침수는 기후 변화로 인한 국지성 폭우 증가와 도시 구조와 배수 설계의 근본적인 문제가 결합한 결과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한 시간에 50mm 이상 내리는 ‘국지성 폭우’가 1970년대 연평균 2.4회에서 2013~2022년 사이 5.7회로 급증했다. 또한 최근 네이처(Natur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선 대비 최대 2배 이상 시간당 극한 강수가 증가할 수 있으며, 특히 7월의 대류성 강수 빈도와 강도가 집중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즉, 7월과 8월에 폭우가 예견됐던 셈이다.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의 원인은 자연적 문제만이 아닌, 오래된 하수도 배수 구조 등의 도시 구조의 문제다. 2012년에 지어진 대부분의 광주 하수관로는 시간당 80mm의 비를 감당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번처럼 시간당 80mm가 넘는 폭우 상황엔, 하수가 넘치고 역류하는 상황이 생긴다. 2019년부터 노후 하수관로를 중심으로 교체 공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민원 등으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해 취약 지역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북구 문흥동, 양산동 등은 지대가 낮고 하수관이 오래돼 지름이 좁고 내부가 이물질로 잘 막히는 구조다. 여기에 도시들이 저지대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도로가 움푹 들어간 구조로 설계돼 있어, 비가 고이고 빠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한 광주방송은 배수펌프장은 전력 문제 등으로 제시간에 가동되지 않았고, 이미 고인 물은 빠지지 못한 채 도로와 지하차도를 채웠다고 보도했다. 배수펌프나 빗물을 임시 저장하는 시설인 저류조도 부족하거나 아직 건설 중인 곳이 많다. 실제로 문흥동 일대의 빗물저류시설은 2027년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시민 실천 수칙: 폭우 시, 반드시 지켜야 할 5가지 행동 수칙
폭우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의 신속한 판단과 실천이 중요하다. 먼저 침수가 예상되는 저지대나 하천변 등 위험 지역은 사전에 확인하고 접근을 피해야 하며,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상가처럼 물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공간에는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된다. 또한 기상청이나 행정안전부의 공식 앱을 설치해 실시간 재난 알림을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폭우 시에는 맨홀이나 전신주 주변을 피해야 하며, 감전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차량이 물에 잠기기 시작하면 즉시 운행을 멈추고, 차량에서 내려 인근 고지대로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
폭우는 반복되겠지만, 피해는 미리 예방하여 줄일 수 있다. 기존의 도시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피해도 반복된다. 광주의 배수 인프라 개편과 함께, 시민 개개인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라도 도시와 시민이 함께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