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광주과기원 문학상 공모 수상작 ③: 시 부문 당선작
안개꽃
서정현(물리전공,19)
세상이 빗소리와 안개향으로 가득 찰 때면 저마다의 완급이 있는 빗방울들의 낙차를 생각한다. 아직 떠내려가지 않은 어미 청개구리의 봉분에도 빗방울은 악을 쓰며 기어이 부딪히겠지. 들숨과 날숨의 사이보다는 짧고 운과 율의 사이보다는 기다란 당김 쉼표의 공허. 눅눅한 오후 발을 잡아채는 삶의 안개에 홀로...
N포 세대, 청년 실신, 청년 고용 절벽... 수없이 많은 신조어들은 오늘날 20대들의 안타깝고도 처절한 상황을 대변한다. 대학생, 취준생, 직장인을 막론하고 수많은 청춘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그에 맞는 보상은 받지 못한다. 젊은 사회학자이자 책의 저자 오찬호 작가는 20대들을 암담한 현실에서 탈출시키기 위해서 현재 사회구조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지난 11월 10일, 중앙도서관 1층 소극장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작가의 강연이 열렸다. 한국문화기술연구소에서 주최한 이 세미나에서 송호준 작가는 “창작을 위해선 계획이 필요한가? 우연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송호준 작가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것은 그가 제작한 우라늄 방사능 목걸이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을 보고 그는 ‘죽음을 시음해 보고도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할...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계획을 세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모든 계획과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때때로 실패하고 또 좌절한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 집착하기도 한다.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책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는 사람들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영화를 보는 것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곳곳에 세워진 대형 영화관에서, 혹은 집에서도 PC,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관람이 쉬워지면서 외면받고 있는 영화들이 있다. 바로 예술영화다. 과거가 맴도는 거리 충장로에 위치한 광주 유일의 예술영화관 '광주극장'을 가보았다.
관련 기사 : 홀로 남은 예술영화관, 그곳에서 ‘예술영화’를 논하다.
전통과 예술의 영화관,...
코난 도일, 추리 소설의 기틀을 잡다
모든 것에는 흐름이 있다. 추리 소설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추리 소설의 역사를 따라가며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만나보자. 그 시작은 당연히 ‘최초의 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국의 탐정이자 작가였던 아서 코난 도일에 의해...
<히든피겨스>, 편견을 뚫어낸 영웅들
‘거짓 원인의 오류’란 드러나지 않은 요인을 배제한 채 단순히 결과만을 보고 원인을 추적하여 문제의 핵심을 가리는 잘못된 생각을 일컫는다. 햇빛 아래 죽어있는 화분을 보고 ‘식물은 햇빛에 노출되면 죽는다’고 판단하거나 낮은 이공계 여성 비율을 보고 ‘여성은 논리적 사고가 부족하다’고 단정 짓는 것이 그 예다. 드러난 결과만을 보고...
나들이 가기에 좋은 날씨였던 지난 10월 15일,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전시관을 찾았다. 전시관의 입구는 80%가 초록색이고, 끝부분이 분홍색인 쇠사슬로 만들어진 발이 쳐있었다. 루스 부캐넌의 <갈라지다, 갈라짐, 갈라지는>이라는 작품이었다. 안과 밖의 분리라는 개념을 해체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비엔날레는 설명했다.
-안 리슬리가드의 <신탁자,...
영화 <이프 온리(If Only)>가 지난 11월 29일 13년 만에 재개봉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 1일 하루 동안 145개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스크린에서 전국 1만 2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 5위에 해당하는 높은 성적이었다.
요즘 극장에 가면 신작 영화들 사이에서 익숙한 제목의 영화를 마주할 수 있다. 재개봉 영화들이다....
제2회 광주과기원 문학상 공모 수상작: 단편소설 부문 가작
산타를 발견했다
이승필(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그건 이브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아빠랑 엄마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자고 있었겠지요. 그래도 너무 화내진 마세요. 아빠랑 엄마는 초보니까요. 제 수준의 베테랑 크리스마스인은 돼야 어두운 방 안에서도 잠을 안 자고 버틸 수 있는 법이랍니다.
그러고보면, 아빠는 베테랑이란 말을 참 좋아합니다. 소희야. 책을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