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 없지만 우울한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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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백세희 ·출판사 : 흔 ·출간 : 2018.06.20
·저자 : 백세희 ·출판사 : 흔 ·출간 : 2018.06.20
·저자 : 백세희
·출판사 : 흔
·출간 : 2018.06.20

당신은 얼마나 기분이 나쁠 때 “난 우울하다”라고 표현하거나 느끼는가? 많은 사람은 살아가면서 기분 나쁜 일을 많이 겪고 이에 대해 속상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려 하지 않고 자기의 기분을 숨기려 한다. “난 괜찮아, 이 정도는 별 것 아냐”라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살아간다. 하지만 괜찮은 척을 계속하더라도 우울한 감정은 절대 없어지거나 스스로 사그라지지 않는다. 결국 이들은 항상 우울해하면서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즐겁게 웃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인 백세희 씨 또한 이러한 기분을 느꼈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을 불안하다고 여기며, 정신과 전문의를 찾게 된다.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계속되는 상태)를 앓고 있는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 간의 상담 내용을 담은 에세이다. 저자가 다루는 주요한 고민은 우리들도 자주 느끼는 불안과 우울함이다.

저자는 의사에게 자신이 일상에서 느낀 초조함과 두려움을 얘기한다. 이에 대해 의사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일례로 저자는 자신이 힘든 상황임에도 본인보다 더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끙끙 앓았던 일화를 얘기한다. 이에 의사는 “힘들 때는 내가 제일 힘든 거예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라고 답하며 타인을 걱정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되돌아보라는 조언을 한다. 이러한 조언은 저자를 위로함과 동시에 그녀에게 생각을 전환할 기회를 준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저자와 독자는 많은 공감을 나눈다.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진 모습, 나쁜 일이 생기면 극단적으로 생각하며 쓸데없이 걱정하는 모습, 자존심 때문에 작은 거짓말을 하는 모습 등은 일상 속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자신이다. 독자는 둘의 대화를 읽으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면서 말이다.

사실 의사가 저자에게 말하는 것은 상황을 돌이켜보면 저자가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저자가 칭찬한 영화를 비판하는 친구를 “나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의사는 “그런 게 아니라 영화를 나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또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저자를 째려보는 친구에 대해 저자는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지만, 의사는 이를 “술에 취한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며 부정한다. 저자처럼 우리는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알고 있지만 재차 확인하고 싶은 것’을 다시 한번 말해준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걱정했던 불안에 안심하고,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 책은 우울한 당신에게 괜찮다고 위로를 해 줄 것이다. 저자가 전하려던 의도인 ‘우울한 삶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정희찬 기자 hchwjd2017@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