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비상벨, 아마 다들 한 번씩 보았을 것이다. 과연 비상벨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또, 어떤 때 누르라고 만들어 놓은 걸까? <지스트신문>에서 조용호 경비소장과 박훈수 경비원을 만나 이를 알아봤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조: 안녕하세요, 저는 GIST 경비실의 경비소장을 맡은 조용호라고 합니다. GIST 경비실에는 2011년부터 근무했고, 경비소장을 맡은 지는 3년이 됐습니다. 저는 경비소장으로서 경비원 교육, 근무 관리 등을 수행하며 GIST의 경비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박: 저는 GIST 경비원으로 근무한 지 올해 9년차인 박훈수라고 합니다. 경비 3개 조 중 A조 조장을 맡고 있고, 경력이 오래된 만큼 재밌는 이야기를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상벨은 어떨 때 누르는 건가요?
조: 몇 년 전 원내에서 한 여학생을 낯선 사람이 뒤따라온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여학생이 근처 건물로 피신해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 이후로, 학교에서 원내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벨을 설치했습니다. 원내에서 수상한 사람이 뒤쫓아오거나, 심하게 부상을 당한 경우와 같은 긴급 상황에 비상벨을 눌러 주시면 신속하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비상벨이 울리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조: 우선 비상벨 상단의 경광등이 빨갛게 점등되고,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립니다. 범행을 시도하려는 사람에게 위협을 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비상벨의 통화 기능도 작동하게 되는데, 이때 경비실에 어떤 긴급 상황에 처하셨는지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저희는 어디에서 비상벨을 작동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소 확인 후, ‘GIST POLICE’가 적힌 이동 수단을 타고 그쪽으로 바로 출동할 겁니다.
비상벨이 실제로 사용된 적이 있나요?
조: 다행히도 비상벨을 설치한 이후로 원내 구성원이 비상벨을 작동시킬 만한 긴급 상황은 없었습니다. 다만, 다른 학교 학생이 한번 사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워크숍 차원에서 학교를 방문했다가, 어쩌다 술을 많이 마신 모양이었습니다. 만취한 상태로 학교에서 길을 잃었는데, 핸드폰도 잃어버리고 도움을 청할 만한 사람도 없어 참담한 심정에 벨을 눌렀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희가 안전히 귀가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본인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망설이지 마시고 벨을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언제든지 벨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매일 점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른 일들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조: 매일 순찰을 하며 원내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과속 차량과 주정차 위반 차량을 단속하기도 합니다. 112나 119가 원내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 저희가 목적지까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원내에서 발생한 사고들을 파악해 보고하고 있습니다.
원내 순찰을 정말 꼼꼼히 해야 합니다. 외부인들이 원내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원내에서 난폭 주행을 하는 사람을 적발한 적도 있었고, 비행 청소년들이 원내 화장실에서 술·담배를 하는 것을 적발해 경찰에 인계한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많이 줄었지만,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집중해서 순찰하고 있습니다.
일하시면서 재밌는 일도 되게 많았을 것 같아요. 하나만 소개해주신다면?
박: 술과 얽힌 이야기들이 되게 많습니다. 야밤에 만취해서 원내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저희가 기숙사까지 데려다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경찰이 새벽에 연락을 줬었습니다. 술에 취한 우리 학생이 탈의하고 돌아다니는 걸 경찰이 발견했는데, 귀가를 도우면서 입힐 옷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사감 선생님께 부탁드려 옷을 가져다드렸었죠. 우리도 젊을 땐 참 혈기왕성했지만, 술은 딱 본인이 조절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 마시길 바랍니다. (웃음)
힘들었던 일을 꼽자면?
박: 긴급 상황에서 우리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들이 종종 있습니다. 한번은 원내에 불법체류자가 침입해 자전거 절도를 시도해, 저희가 신고를 받고 검거해 경찰에 인계했었습니다. 다행히 엄청난 사고는 없었습니다. 절도범이 아주 건장한 남자였는데, 강력하게 저항하는 경우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박: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가 가장 보람을 많이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또 3월 말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외부인의 방문을 통제하고 있는데, 많은 분이 격려해 주셨습니다. 음료와 과일을 전해주신 학생들, 교수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한 번은, 대면 통제를 하려면 마스크를 수시로 교체하는 게 좋겠다며 한 방문자께서 마스크를 나누어 주셨는데,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GIST 구성원분들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조: 최근에 학생들이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많이 이용하십니다. 그런데, 차로에서 위험하게 역주행을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가 아슬아슬한 상황들을 많이 목격합니다. 안전을 위해 원내에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GIST 구성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조: 엄밀히 말하자면 경비원이 GIST의 구성원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GIST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분들의 눈높이에 부족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너그러운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가 관심을 두고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리고, 총장님께서 지난해부터 저희 경비원들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써 주셔서 근무환경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총장님, 처장님, 그리고 관계 행정 직원들께 모든 경비원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총장님께서 작년 몸소 경비실로 가져다주신 수박도 너무 잘 먹었습니다. 성실한 근무로 보답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