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과의 교육·연구교류를 촉진함으로써 국가과학기술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광주과학기술원을 설립함을 목적으로 한다.” 다름 아닌 광주과학기술원법 제1조다. 그만큼 GIST는 국제화를 위한 제반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다. <지스트신문>는 UNIST JOURNAL과 공동취재를 통해 과기원 전반의 외국인 학부생 처우 문제를 점검한다.
<지스트신문>은 GIST에서 외국인 학부생이 겪는 학사 관련 문제를 ▲영문 학사편람 유무 ▲영문 학사 공지 비율 ▲인문·사회 과목 영어 강의 비율 ▲졸업요건 충족 문제 4가지로 구분해 취재했다. 전체적으로 GIST의 학사 안내 인프라는 아직 KAIST, UNIST보다 부족해 개선해가는 중이다. 당국은 물론이고 외국인 학부생과 함께 수업을 듣고 생활하는 GIST의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요구된다.
영문 학사편람과 학내 공지
GIST 대학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GIST 학사편람은 한국어로만 찾을 수 있다. 영어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사편람에는 2018년 기준 개설된 과목과 졸업요건만 나와 있다. 한국어 학사편람에서 찾을 수 있는 이수체계도, 수강신청 가이드라인, 강좌 설명 등 중요 정보가 영어로 번역돼 있지 않다.
10월 한 달 동안 GIST 학내 공지 중 21%만이 국·영문으로 병기됐다. KAIST, UNIST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비율이다. KAIST 홍보실, UNIST 대외협력팀에 따르면 따로 번역업무를 맡는 부서가 존재하지 않고 업무별 주관 부서에서 영문 공지하고 있다.
세 과기원 모두 한국인 학부생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은 한국어로 공지됐다. 반면 GIST는 연구실 정기안전교육 이수 관련 안내, 기말고사 시험시간표 등 외국인 학부생에게 해당하는 내용도 한글로만 표기하고 있다. 여전히 일부는 한글로만 공지되고 있으며 앞서 국영문 병기 없이 공지된 사항에 대해서도 재공지가 필요해 보인다.
GIST대학 자치회는 영어로 행사 공지를 게시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Do Viet Bac(기초,20) 학생은 “영어 안내를 받지 못해 축제 관람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부생이 있는 카카오톡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는 한글 공지만 올라오는 것이 대다수이다.
이외에도 GIST 대부분의 동아리 소개는 한국어로만 진행된다. 반면 KAIST는 총학생회 산하 소통국제화위원회에서 여러 자치회가 영문 병기를 성실히 하는지 평가한다. 이에 KAIST 동아리연합회는 동아리 소개 백서를 영어판과 한국어판으로 각각 출판한다. 모든 동아리가 영문판 백서에 동아리 소개를 올린 것은 아니지만, 한글판 백서에서 동아리 활동, 연락처 지원 방법을 영문으로 작성해 외국인 학부생에게도 기회를 제공했다.
강의와 졸업요건 충족 문제
현재 GIST는 2020학년도 2학기 기준으로 인문·사회 과목 중 영어 강의는 ‘경영학원론’ 뿐이다. 반면 KAIST는 교양과목 중 43%를, UNIST는 교양과목 100%를 영어로 강의한다.
그러나 송종인 교학부총장에 따르면, 당장 영어 강의를 늘리는 건 어려워 보인다. 영어 강의를 위해선 많은 강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초교육학부는 중장기적으로 인문사회 분야의 외국인 전임교원을 초빙을 계획 중이다. 한편 당분간 외국인 학부생은 인문·사회 과목을 MOOC를 이용해 영어강의로 듣는 방법이 검토된다.
외국인 학부생은 가을학기에 입학해 수강에 다양한 불편함이 있다. 졸업 필수 요건인 실험 과목과 전공 필수 과목은 대부분 일 년에 한 번씩 열린다. 개설 학기는 봄학기 입학생에게 맞춰져 있다. 선 이수 과목을 충족하지 못해 이수 학기가 밀려 재학 연한 내 졸업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KAIST, UNIST는 졸업 필수 과목이 봄학기, 가을학기에 동시에 열려 외국인 학부생이 졸업요건을 충족하는 데 문제가 없다.
국제화 서두르는 GIST
GIST가 국제화에 있어 타 과기원보다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내외국인 학생 간의 교류에 있다. KAIST 대학원생인 이다현 씨는 “외국인을 위한 주방이 있지만, 내국인은 사용을 꺼린다”고 말했다. UNIST 대외협력팀에 따르면, 외국인과 한국인 학생들의 정기적인 학생교류 프로그램은 없다.
반면, GIST는 재학생 멘토 지원, 언어교환활동 등을 통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언어교육센터는 한국어 손글씨·말하기 대회, 독서 동아리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내외국인 학생 간의 교류에 힘쓸 예정이다.
송 교학부총장은 “GIST가 외국인 학부생 인프라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GIST 대학 입학 영문 홈페이지 구축, 커리큘럼 보완, 영문 교양 강좌 증축 등 부족한 점을 고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학부총장은 “교수로서는 교원초빙 당시 영어 강의에 관해 공지 받지 못해 영어 강의를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 당국뿐만 아니라 영어 강의 및 공지 동참, 인식 개선 등 한국인 재학생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외국인 학부생 인터뷰 – GIST Do Viet Bac(기초,20) 학생
재학 중에 불편한 점은 없었나?
카드 발급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불편했다. 이에, 제2 학생회관이 카드 결제만 가능해 카드가 없을 때 2개월 동안 학사기숙사 B동 기숙사 1층 자판기에서 라면을 주로 먹었다. 이후 들어올 유학생을 위해 제2 학생회관이 현금 결제도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
GIST 캠퍼스에서 영어로 작성된 공지사항을 5~6개 밖에 못 봤다. 이를 통해 영어로 된 안내문이나 공지가 많지 않다고 느꼈다. 동아리 안내나 행사에서 영어는 공지사항보다 적었다.
한국인 학생과의 교류는 어떤가?
충분히 교류가 진행됐다. 멘토와 LEC 파트너, 친구, 교수, 직원 등 많은 분들께서 잘해주신다. 교내에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물어볼 수 있고, 항상 저를 도울 의향이 있다.
학사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는가?
졸업 요건과 학점제 운영 방식은 제공됐다, 하지만 이수체계도가 없어 다음 학기에 어떤 과목을 들어야할지 모르겠다. 이를 혼자 준비하기에는 비효율적이고 확신할 수 없다. 그렇기에 각 전공의 이수체계도를 영어로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
외국인 학부생 인터뷰 – KAIST Cinthya Paulina(19) 학생
재학 중에 불편한 점은 없었나?
지금까지는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그러나 변화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유학생들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변하면 좋겠다. 대부분 동아리 활동은 외국인 학부생을 받지 않는다. 서너 개의 동아리 만이 유학생을 받는다. 그래서 외국인 학생들은 동아리를 따로 만든다.
한국인 학생과의 교류는 어떤가?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함께 모이는 활동이 많지 않다. 특히 앞서 말한 것처럼 동아리 활동에 있어서 대부분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은 분리돼 있다.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 사이에는 여전히 장벽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부분 유학생은 한국어를 잘 못 해 언어 장벽도 존재한다.
학사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는가?
원 당국과 외국인 학생 간의 전반적인 의사소통이 잘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학사 정보가 충분히 제공됐다고 생각한다. 강의 신청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 이 기사는 UNIST Journal 정성렬 기자(vbn1224@unist.ac.kr)가 함께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