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년 9월 1일부로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 양자변환연구단 김유수 단장이 GIST 화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김유수 교수는 한국인 최초 일본 이화학연구소(이하 RIKEN) 수석 과학자(Chief Scientist)로 선정되고 도쿄대 교수직을 맡은 세계적인 석학이다. 20년가량 일본에서 연구한 김유수 교수의 GIST 부임 동기와 목표를 들어봤다.

김유수 교수는 어떤 연구를 수행하는가?
김유수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주목받는 표면과학 분야 연구자다. 김 교수는 주사터널현미경(STM)을 독자적으로 개조해 고체 물질 표면의 분자 또는 원자가 자극을 받은 후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는 분광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단일 분자 내에서 생성되는 광전류를 원자 수준에서 측정한 연구(《Nature》, 2022), 나노 물질의 전자구조와 광학 물성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정밀한 나노 분광법의 개발(《Science》, 2021) 등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런 연구로 업적을 인정받아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기술 표창(2018)과 일본 화학회 학술상(2019)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개별 자극의 종류마다 달라지는 양자상태 간의 상호작용을 분자와 원자 수준에서엄밀히 밝혀낼 수 있는 분광법의 실현에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런 목표를 RIKEN에서 일부 성취한 김 교수는 “물질이 지닌 양자상태의 근본원리를 밝혀내고자 한다. 이 근본원리를 통해 단순히 상호작용의 결과를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정량적으로 상호작용을 계산해 내는 완전한 형태의 분광법을 개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밀한 나노 분광에서 더 나아간 ‘극한 나노 분광’을 정립할 것이라는 목표를 드러냈다.
일본에서의 20년 연구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배경은?
김유수 교수의 현재 연구 목표는 기후 위기와 기초과학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교수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 위기 상황에서 과학은 생존을 위한 학문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김 교수는 격변하는 세계 상황 속에서 기초과학의 역할과 연구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가 찾은 답은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변화에 대응하는 응용과학이라면 그것을 근본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기초과학의 역할이라는 사실이다. 김 교수는 “기초과학이 방법론적인 과학으로서 심도 있고 효율적인 응용 연구를 가능케 하는 수단이란 것을 깨달았다. 기후 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의 발전이 필수적이다”라고 언급하며 본인의 연구에 대한 정체성을 드러냈다.
일본에서 연구를 오랫동안 이끌어 온 김유수 교수는 기초과학의 발전에 있어 자신의 연구 발전뿐만 아니라 후배자 양성을 위해 분야 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어져야 함을 느꼈다. 김 교수는 연구 자원이 한정된 기초과학 분야의 과학자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발전하는 청사진을 공유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교류를 활성화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연구를 폭넓게 공유하여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GIST 캠퍼스를 거점으로 하는 IBS 양자 변환 연구단을 설립하여 RIKEN 및 동경대와 교류하면서 두 나라 간의 국격을 넘은 연구 공유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IBS 양자 변환 연구단과 RIKEN 및 동경대의 교류
김유수 교수는 연구 교류 활성화를 위해 연구자 간의 수평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RIKEN 및 동경대에서 이러한 수평적 연구실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 교수는 직급에 관계 없이 선배와 후배 연구자가 서로의 연구를 이해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아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연구실 문화를 형성해 왔다. 양자 변환 연구단에서는 이를 더욱 폭넓게 적용하여 RIKEN 및 동경대의 동료 제자 연구원들은 물론, GIST 내의 타 연구실과 활발한 상호교류가 이루어지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유수 교수가 이끄는 IBS 양자 변환 연구단을 통해 GIST가 양자 기술 및 정밀 측정 분야에 있어 국제적인 연구 교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