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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축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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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불참에 휴강 취소까지

문행위 “복면가왕”으로 콘텐츠 보완할 것

[기사입력 : 2015.09.09 23:16 | 기사수정 : 2015. 09.10 04:43]

정정보도 요청으로 기사에 수정된 내용이 있습니다.

다가오는 축제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밴드 동아리들이 축제 공연에 불참을 선언한데다 예정돼있던 축제 당일 휴강이 취소된 까닭이다. 이에 문화행사위원회는 대책을 마련하고있다. 이번 축제 준비의 속사정을 취재해 보았다.

밴드의 축제 불참 선언

우리 학교에서 활동하는 밴드는 휴강 익스프레스’, ‘MAIN’, ‘도도한 쭈쭈바가 있다. 연예인을 부르기 힘든 축제 규모 상, 매년 있던 밴드들의 공연은 부족한 축제 콘텐츠 속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해왔다.

<2014년도 축제, 밴드의 공연>

하지만 세 밴드들이 축제 참여를 포기하면서 축제 공연에 참가하는 동아리는 막무가내()’, 싱송생송(합창), 지블루스(재즈), 이그니션(힙합) 4개다. 이번 축제는 보다 조용한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밴드 동아리 대표들은 11월 초로 예정된 3대 밴드 합동공연 준비로 인해 축제 참여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도도한 쭈쭈바 동아리장인 지창우(14)합동공연에서는 세 밴드들이 서로 세션을 섞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연습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축제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휴강 익스프레스 동아리장인 박덕환(14)계획하고 있는 공연시간이 2~3시간이 넘는다. 축제날 공연 일정에 맞출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축제 불참 이유로 작년 축제 공연의 낮은 참여도도 언급되었다. 메인 한정직 대표는 작년 축제는 주점과 공연의 시간대가 겹치게 되었다. 때문에 주점으로 관객들이 전부 가버렸고, 마치 우리는 술 마시는 데 배경음악을 깔아주는 듯 했다.”라며 연습한 것에 비해서 관객의 참여도가 너무 낮으니, 보람이 생기지 않았다. 배치가 적절하지도 않아 주점과 공연을 함께 볼 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연예인이 오지 않으니까 우리 학교 축제 대신 다른 학교 축제를 보러 가는 사람 또한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밴드 동아리 대표들은 우리가 축제 참여를 거부한 것은 축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세 밴드가 함께 공연을 하려는 시도가 중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소요시간이 길어 축제에 참여할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수업과 함께하는 축제날

2015년 우리 대학 학사력에는 102일이 지스트 대학 축제/지스트 체육대회로 적혀 있다. 낮 시간에는 원내 체육대회에 참여하고 저녁 시간에는 학생들이 준비한 축제를 즐긴다는 방안이다. 대학원생도 대학생도 다 같이 축제와 체육대회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지난 78, 교학팀은 원내 체육대회 날짜를 원래의 102일에서 924일로 변경하는 안을 대학원/대학 학생대표에게 제안했다. 이전부터 관례적으로 9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체육대회가 개최되었던 점과 추석연휴가 926()부터 시작됨을 감안할 때 924일로 일정을 옮기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되리라는 것이었다.

문행위는 이 안에 반대 했지만 투표를 통해 결국 체육대회 날짜는 924()로 옮겨졌고, 자연히 휴강날짜도 옮겨졌다. 이렇게 체육대회와 축제날이 엇갈리다보니, 축제날 휴강은 무산되고 말았다.

최민준 문행위장은 본디 휴강의 권한은 교수에게 일임되어 있다.”라며 휴강 약속 없이 축제를 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차라리 금요일인 102일에 축제를 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수업 수가 적은 금요일이라면 학생들이 축제에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문행위는 축제날을 924일로 옮기는 방안과 102일을 고수하는 방안 중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 체육대회와 축제가 연계되지 못해 본연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지만, 넉넉한 축제 분위기를 택한 것이다.


<학사일정과 현재일정 비교>

문행위의 대안과 불안요소들

문행위는 밴드들의 불참으로 인한 축제 콘텐츠 부족을 추리라는 컨셉 아래 복면가왕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복면가왕은 높은 참여도가 필요한 콘텐츠로,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또한 문행위는 축제 공연은 오룡관에서, 주점은 제 2학생회관 앞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문행위는 축제공연과 주점을 분리시켜 각각의 행사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 위함이다.”라며 오룡관은 학교 내부에서 대여하여 준비 예산의 절감의 효과가 있고, 좋은 무대시설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점 위치에 대해서는 부스들의 준비와 이동에 대한 편의, 학생들의 접근성이 용이함을 고려하여 제 2학생회관 앞으로 선정하였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룡관은 접근성이 떨어져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간은 아니다. 학생들을 기숙사와 거리가 먼 오룡관으로 유도하는 것이 문행위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행위는 아무래도 팀장급 위원들이 여름방학동안 버클리에서 계절학기를 수강하느라 학교에 남은 문행위원들과 효율적으로 회의를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한, 체육대회와 축제 날짜를 조정하는데 있어서 대학원과 협상을 하느라 최종결정이 늦어지게 되었다.”라며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하여 좋은 축제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준렬 기자 dynamic98@gist.ac.kr

그때 지스트는 어땠을까? ① 총학생회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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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 돌아보기 – 자치기구를 중심으로>

① 총학생회의 탄생

② 하우스제도의 도입과 부결

③ 임시대표자회의와 짧은 임기의 4대 집행부

④ 하우스제도의 완전부활

입학한지 한 학기를 이제 막 보낸 새내기들은 2010년 우리대학이 처음 시작하던 때를 떠올릴 수 있을까요? 봄이면 꽃이 피고, 편안한 기숙사와 세 동의 대학건물이 있는 이곳이 불과 5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고 말하면 아마 믿기 힘들 겁니다. 이렇게 외형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힘든 것처럼 우리 대학에 먼저 왔던 선배님들이 어떤 활동들을 했었는지도 쉽게 느끼기 힘들겠죠.

<학교 뒤 쪽이 왠지 허전하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동안 에 있었던 일들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총 4편으로 이루어진 이번 기사에서는 5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있었던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의 짧지 않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야 했던 선배들의 고민을 엿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학생자치제도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의 탄생

불과 5년 전인 2010, 1기생 100명의 입학으로 우리 대학이 출범했습니다. 그 당시 학생들은 대학원기숙사 82층 침대에서 일어나 오룡관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학교의 여러 시스템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의견을 대표하고 학교와 학생 사이를 중재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 결과 318일 총학생회장 선거를 거쳐 322일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총학생회는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조직적인 구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타 학교 학생회칙을 참고하여 학생회칙의 초안을 만들며 후대 총학생회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엠티와 체육대회, 축제 같은 것들도 총학생회가 주도하여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유일한 학생자치기구로서 1년간의 경험은 후대 여러 자치기구들이 생겨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2011년 총학생회 체계의 확립. 학생자치제도의 활발한 성장기

2대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는 20101110학번 총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때 투표율은 무려 100%를 기록했습니다. 선본도 4개나 출마하였고, 치열한 경합 뒤에 총학생회장으로는 오승용(10, 전기전산), 부총학생회장으로는 오왕석(10, 화학)학우가 당선되었습니다.

2대 집행부의 가장 큰 업적은 학생회 체계를 확립시켰다는 것입니다. 학생회칙을 제정하고 문화행사위원회, 동아리연합회, 여학생대표 등 여러 기구들을 신설하였죠. 또한 운영위원회와 전체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각 기구들이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면서도 총학생회의 일을 함께 심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운영위와 전학대회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단과대가 없는 우리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학년 별로 대표자를 뽑는 학년대표자협의회를 도입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 만들어진 학생회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집행국(6) : 사무국, 대외협력국, 학술, 복지국, 소통정보국, 재정관리국

상설기구 : 문화행사위원회

자치기구 : 동아리연합회, 학년대표자협의회(1학년, 2학년)

여학생대표회(학생회칙 상으로는 여학생대표)

: 현재 폐지, : 이후 이름 변경(소통정보국 -> 소통국, 재정관리국 -> 재정관리자)

<2011년 총학생회 구성도. 지금은 없는 학년대표자협의회가 눈에 띈다.>

2011년의 총학생회는 이렇듯 어느 정도 갖춰진 체계위에서 향후 총학생회 활동의 모델이 되는 여러 사업들을 발굴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2011 총학생회 연간보고서는 이들의 성공적인 활동을 잘 보여줍니다.

참고링크 : 2011 총학생회 연간보고서 http://www.gistory.me/?module=file&act=procFileDownload&file_srl=99740&sid=831845f28a8a6656546b4e03ddcf6325&module_srl=19887

전체학생대표자회의와 운영위원회의 도입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는 우리나라 정치구조에서 국회본회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산, 결산을 심의하고 매 학기마다 학생회의 업무를 감사하는 것이죠. 학생회칙을 고치고, 학생회의 새로운 업무를 결정하고 승인하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전학대회는 우리 총학생회 활동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학대회를 만들고 나니 그 구성원인 전체학생대표를 누구로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고민 끝에 그들은 2011년도에는 집행기구 구성원(총학생회장단, 상설기구장, 동아리연합회장단, 여학생대표) 들에 학년대표자협의회를 더해 전학대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당시 학년대표자협의회는 1학년 대의원 15, 2학년 대의원 6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전학대회는 총 27명으로 꾸려져 학내의 여러 일들을 결정하고 진행했습니다.

전학대회에 학생대표자협의회 대의원을 더한 이유는 전학대회가 감사기구로서의 역할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전학대회가 집행기구 구성원으로만 채워진다면 자신이 집행한 것을 스스로 감사하는 형태가 되고 말겠죠. 학생대표자협의회 대의원들은 다른 구성원들과 달리 집행업무 없이 의결업무만을 담당했기 때문에 전학대회는 감사기구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국회의 상임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구입니다. 전학대회 의사결정에 앞서 안건들을 검토하고 전학대회의 의결이 필요 없는 안건들은 운영위 선에서 바로 처리되기도 합니다. 운영위는 집행기구 구성원들로 꾸려지며 2주에 한 번씩 열립니다.

이렇게 운영위와 전학대회가 꾸려지고 운영된다면, 행정적인 업무는 운영위에서 결정되며, 이를 전학대회에서 최종 승인받음으로써 신속하면서도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총학생회 집행부가 학생회비를 걷고자 합니다. 그 경우 집행국의 안건 발의 -> 운영위 의결 -> 전학대회 의결 -> 학생들에게 공지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때 운영위의 집행기구 구성원들은 전학대회 통과를 위해 좀 더 꼼꼼하게 예산을 검토하게 됩니다. 또한 이것을 학생들의 대표인 전학대회 대의원들에게 다시 한 번 검토받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운영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행기구와 의결기구가 제대로 분리되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당시 학년대표 21명 중 15명이 1학년이었는데, 이들은 자치활동의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전학대회 의결과정에서 집행기구 구성원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학대회와 운영위원회 구성 비교표.

언뜻 보면 별차이 없어 보이지만 대표자협의회에 인원이 많아 규모와 역할에 큰 차이가 있다.>

또한 학년대표제는 학년끼리의 소통의 강조되지만 선 후배간의 소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이는 선후배의 구분 없이 2년 동안 같은 과에 소속되는 기초교육학부의 특성과도 맞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012년부터는 전공제도가 생길 예정이었기 때문에 학년 대표로 각 전공으로 나눠진 학생들을 대표할 수 있을 지도 문제였습니다. 뭔가 새로운 기준이 필요했죠. 때문에 총학생회에서는 집행기구와 의결기구가 상당히 겹치는 한계를 해결하고 전공제도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대의원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게 됩니다. 그 새로운 제도는 무엇이었을까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최철민 기자 ferror@gist.ac.kr

되짚어본 가을학기 수강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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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학기 수강신청에서 있었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내년 수강신청에서 변하는 점을 알아보았습니다.

[기사입력=2015.09.03 18:46]

817일에서 821일은 가을학기 수강신청 기간이었다. 지난 학기([관련 기사] [심층보도] 2015 수강신청 대란, 그 원인은 )와는 달리, 일정지연이나 갑작스러운 공지와 같은 큰 지장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수강신청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올해 수강신청은 어땠는지, 내년에는 어떻게 개선될지 알아보았다.

무난했지만 다소 아쉬웠던 수강신청

15학번 학우들은 불편을 겪었던 지난 봄 학기 수강신청보다 나아졌다는 반응이다. 서버는 예정시간에 맞춰 열렸으며 필수과목의 정원도 늘어났다.

다만 대형 강의의 레시테이션 시간이 유제우스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아 몇몇 학우들이 불편을 겪었다. 수강신청에 실패해 급하게 대형 강의를 신청했다가, 나중에야 레시테이션 시간과 다른 수업시간이 겹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대형강의 레시테이션에 대해 공지를 하였다면 좀 더 조심하여 수강신청을 하였거나, (시간표가) 겹치는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미리 공지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레시테이션이 등록되지 않아 문제가 생긴 한 학우와의 대화>

15학번 최재원 학우는 수강신청에 실패하게 되면 결국 원하지 않는 강의를 학점 때문에 강제로 듣게 된다.”라며 하지만 적어도 시스템상의 오류 때문에 수강신청에 불이익을 받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공지를 정확하게 하고 공지한 내용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사지원팀은 대형 강의의 레시테이션 시간을 일부러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사지원팀의 김현정 직원은 대형 강의의 경우 레시테이션이 두 시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학생들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레시테이션을 들을 텐데, (임의로) 둘 중 하나의 시간을 넣을 수도 없고, 둘 다 넣을 수도 없었다. 앞으로는 시스템에 시간표가 등록되지 않으니 주의하라는 공지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선수 과목이 일부 공지에서 잘못 표기되는 문제도 있었다. 학내 공지에 다변수 해석학의 선이수과목으로 일반 미적분학만 적혀 있다 보니, 고급 미적분학을 수강했던 학우들은 당황할 소지가 있었다. 이에 대해 학사지원팀 김현정 직원은 공지를 엑셀파일로 하다보니 편집과정 중 GS1011 과목이 삭제되는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교학팀과 정보운영팀은 수강신청과 관련한 문의가 있을 경우 교학팀이나 학사지원팀에 연락해달라고 학우들에게 부탁했다. 이규대 정보운영팀장은 설사 하드웨어나 시스템적 문제가 생겨도 우리가 임의로 수정할 수가 없다. 교학팀에서 승인이 떨어져야 수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진수향 교학팀장은 과목 확인이라든지 본인의 학점이라든지 하는 수강신청의 방법 등의 문제는 가장 먼저 학부사무실, 아니면 교학팀으로 연락을 하시면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년도 수강신청은?

<설문조사를 통해 확정된 GIST 포털 시안>

내년 봄학기 수강신청부터는 수강신청서버, UZEUS에 따로 접속할 필요가 없어진다.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인 GIST 포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분리되어 있었던 웹메일, 수강신청 등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정보운영팀장은 테스트를 거쳐 빠르면 12월 중순, 늦으면 내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개선과 소프트웨어 개발도 이루어진다. 정보운영팀은 지금 하드웨어가 10년 정도 되는 것이다. 학사시스템도 개발된 지 17년 된 것을 쓰고 있다.”라며 투자가 이루어져 상당히 성능이 좋은 하드웨어가 곧 들어온다. 그 하드웨어에 맞는 빠르고 단순한 프로세스처리 방식을 교학팀과 개발하여 프로세스 병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규대 정보운영팀장과의 인터뷰로 재구성한 GIST 수강신청 서버 개정사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호환성도 개선된다. 앞으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외에도 크롬과 같은 좀 더 다양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서 수강신청이 가능할 예정이다. 또한 엑티브X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규대 정보운영팀장은 모든 브라우저를 다 지원할 수는 없겠지만, 크롬과 엣지(IE를 대체하는 MS의 새로운 브라우저)는 지원할 것이다. 5개 정도의 브라우저를 지원하기 위해 시험중이다. 업데이트 이후에는 수강신청서버에서 엑티브X나 크롬의 플러그인 설치가 없어질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도 봄학기 수강신청에서 올해 봄학기 수강신청에서 있었던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진수향 교학팀장은 지난번에 생긴 문제점들을 파악했기 때문에 사전에 숙지하고 공지할 것이다. 또한, 교수님들께 연락해서 어떤 예외사항은 없는지 미리 파악해서 지난번과 같이 부랴부랴 대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

광복 70주년, 민중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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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입력 : 2015.08.15 04:22]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평화의 소녀상 / 사진 = 서승우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 오전 10시 30분 광주시청 앞에서 일제의 전쟁범죄를 경각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이 열렸다.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90)와 정신근로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84) 외에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등 정치인 다수가 참석했다.

이 평화의 소녀상은 광주지역 최초의 소녀상으로, 광주지역 청년 봉사단체 ‘착한사람들의 모임’(이하 착사모)이 기획했다. 착사모는 소녀상 건립을 위한 방법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후원과 재능기부를 요청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소녀상은 지자체나 기업의 광고 후원 없이 청년들의 모금과 재능 기부로 세워졌다.

착사모 대표 전경훈(24)씨는 소녀상 바닥기초공사와 헌시, 후원자 조각, 홍보영상 편집 등 소녀상 건립에 필요한 모든 일이 재능기부를 받아 완성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상편집을 담당하는 김승수(26) 씨, 기획과 재정을 맡은 최원준(38)씨와 조각을 맡은 염승섭(25) 씨 등 다양한 출신과 나잇대의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원했다.

<소녀상에 화환을 걸고 있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 사진 = 서승우 기자>

<객석을 향해 인사하는 착사모 대표 전경훈  ‘착사모’는 이번 소녀상 건립 이외에도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가정에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사진 = 서승우 기자>

재능 기부뿐만 아니라 모금도 인터넷을 통해 성공리에 진행되었다. ‘착사모’는 1월 30일부터 펀딩포털 와디즈(WADIZ)와 ‘착사모’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금사업을 시작했다. 애초 2000만 원을 목표로 진행한 모금사업은 4월 29일 2500만 원 가량이 모이면서 기업의 광고후원 없이 성공리에 모금목표를 완수할 수 있었다.

 제막식 행사 중 평화의 소녀상 설명을 맡은 조각가 안경진(39) 씨는 “청년들이 모금을 통해 광주에 소녀상을 건립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더는 소녀가 앉아있지 않고 서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적극적이고 강인한 모습이었다”라며 “저의 작은 재능이 그런 할머니들의 뜻에 참여할 수 있다는데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강덕원(21) 씨는 “광주 전남 지역에 일제 때 피해도 컸고 그 피해의 흔적인 유적지도 많이 있는데 이것들을 알리고 보존하는 일이 아직 많이 없었던 것 같다.”며 “청년들이 좋은 뜻으로 만들어낸 이 행사가 끝이 아닌 시작으로 일제에 입었던 피해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 아동센터의 황의천(50) 씨는 “아이들에게 평화소녀상에 관해 설명을 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길러주기 위해서 아동센터연합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라며 “일본이 세계와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

부정행위에 맞닥뜨린 우리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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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입력 : 2015.06.10 00:27 | 기사 수정 : 2015.06.10 01:52]

<사진 = 지스트대학 학생 명예규약 출처 : 학사편람>

우리 학교의 모든 학우들은 입학 시에 지스트대학 학생 명예규약에 서약하도록 되어있다. 교육과 연구의 전 과정에서 윤리적 태도를 지켜,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시에 학칙과 규정에 의해 처벌을 받겠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 들어 시험 중 부정행위와 과제에서의 표절이 적발되면서, 학생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부정행위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관련한 규정과 절차는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시험 중에 스마트폰을?

지난 513, 페이스북 내 커뮤니티인 ‘GIST 대나무숲에 한 글이 올라왔다. 이번 중간고사 시험 중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참고 : #1144번째 Shouting) 이에 지대숲, 지스토리는 이와 관련한 글로 가득했다.

실제로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4221시 시험 도중 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수차례 목격하여 시험 감독관에게 이를 알렸다. 제보자는 검색 후 시험지에 무언가를 작성하는 모습을 보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단답형 빈칸 채우기 문제의 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당시 시험 감독관께 말씀을 드렸으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이후에도 수차례 더 스마트폰을 조작했다.”라며 시험감독 체계에 의문을 표했다. 동시에 담당교수가 부정행위를 고발 한 것을 마치 학우를 강제로 F를 받게 하기 위한 행위로 취급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담당 교수는 익명의 제보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학생을 좋은 사람들로 잘 키우고 이끌어가야 할 책임을 맡고 있는 GIST 대학으로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이를 반성하고 앞으로 잘 생활하기를 결심하는 학생들의 지도는 그리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실은 익명의 탈 뒤에서 정의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발전보다 남의 약점에 더 신경을 쓰는 학생들을 어떻게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인도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더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자세한 의견을 듣기위해 담당 교수에게 세 차례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처리가 마무리되어 있지 않은 사안이므로, 이 처리가 마무리 될 때까지는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라며 응하지 않았다. 다만 이메일을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시험장에서 감독관이 해당 학생에게 부정행위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당시 내가 해외여행 중이었기에 편지로 학생과 전후사정에 관한 내용을 주고받았고, 그 정황에 따라 내 처리 방향을 정하고 이를 학생에게 통보하였으며, 귀국 후 학부장님께도 보고를 드렸다.”라며 해당학생이 이 과목의 정식 학점을 받으려면 후에 다시 신청을 해서 강의를 수강하여야 하겠지만, 반성의 의미에서 끝까지 강의를 듣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는 내 의견을 함께 전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담당 교수님에 의해 부정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를 비판하고 부정행위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실은 제보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도 달라질 것은 없지만,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보자가 누구인지도 알지도 못하고 또 알려고 할 생각도 없으며, 제보자가 이 사안의 처리에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닌데 제보자를 비판한다는 주체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부정행위자를 옹호한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제보자나 부정행위를 한 학생이나 다 똑같은 우리 GIST의 한 식구라고 나는 여기고 있으며,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으면서도 이들을 다 어우르며 아름다운 GIST를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고민하며 일을 처리해 가고 있는 것이다. “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이 일은 조급한 처리를 요구하는 한 문제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문제는 우리 GIST가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발전되어 가는 과정에서 거쳐 갈 수밖에 없는 성장통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은 내 희망은 GIST가 한국에서 명예 시험제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자랑할 수 있는 그런 멋진 대학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추가로, “이 일은 제보의 유무와 관계없이 처리되고 있었던 사안이며, 이 문제는 과목의 목적에도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서, 실은 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 반 전체에서 모든 학생들이 과제의 하나로 함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재 서로의 생각들을 정리를 해 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Ctrl + C, Ctrl + V, 표절의 유혹

시험 중 부정행위가 적발된 데 이어, 한 인문과목의 서평과제에서도 표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교수에 따르면, 서평 과제에서 총 2명의 학생을 표절로 적발했다. 한 학생의 경우 서평 전체를 인터넷 블로그 글을 그대로 가져와 제출하여 강의계획서에 명시한 대로 F 학점을 주었다고 전했다. 다른 한 학생의 경우 서평의 일부분을 인터넷에서 가져와 자기만의 표현으로 바꾸지 않고, 인용 표시도 없이 그대로 제출했다.’다만 스스로 적은 부분이 많고 인용과 관련한 교육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 표절 판정은 하지 않았다. 교육 대상이며 연구 윤리차원에서 신경써야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담당교수는 학생들이 이러한 표절을 하는 이유에 대해 도덕적으로 해이한 우리나라의 사회분위기 영향이 있지 않겠나.”라며 가요계만 하더라도 표절한 곡이 당당히 상위 차트에 자리 잡고 있다. 표절을 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도 있겠지만, 이를 용인하게 된다면 노력, 시간 투자 없이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공정함이 최소한 대학사회에는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합당한 처벌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러한 교육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표절이 하나의 옵션이 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관련한 규정은?

우리학교는 표절 혹은 부정시험을 행했을 경우에 학칙 제 53조와 학생 상벌에 관한 지침에 의거하여 처벌하도록 돼있다. 시험 중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은 원내외 활동에 있어서 심히 학생의 본분에 어긋난 행위를 하여 본원의 명예를 손상시킨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지도교수와 소속부서장의 의견을 들어 교학위원회 심의 및 교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체 없이 징계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이번 부정시험의 경우 타인의 답안지를 보거나 참고물을 보고 또한 구두 전달로 답안을 교환 작성하였을 때에 해당되어 해당과목 성적이 무효가 될 뿐만 아니라, 중징계로 7개월 이상의 무기정학에 처해지게 된다. 무기정학을 받은 학생은 징계기간이 끝난 후에도 지도교수, 소속 부서장, 교학위원회 및 교무위원회를 거쳐야 징계가 해제된다. 표절행위에 대해서는 지침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교학팀은 이 역시 부정시험과 마찬가지로 7개월 이상의 양형에 해당될 것으로 전했다.

<참고 = 학생상벌에 관한 지침 제 7조에 따른 징계 절차 과정>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징계 사유가 발생한 경우 해당 소속 부서장 및 담당부서, 즉 학장과 학사지원팀은 이를 총장에게 보고해야한다. 이후 해당부서는 징계 사유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의결 요구서를 작성하고, 이를 교학위원회에 제출한다. 교학위원회는 이를 접수하여 3주 이내에 심의를 하고, 교무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징계를 결정해 이를 담당부서가 7일 이내에 집행해야 한다.

다만 학칙 제 53조에 지도교수와 소속부서장의 의견을 들어징계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담당 교수의 재량으로 공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도 처벌이 가능하다. 담당교수가 부정행위자를 재량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학칙에 의거 담당 교수가 사안의 경중을 판단할 재량이 있다.

김용렬 학사지원팀장에 따르면, ‘부정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듣긴 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발의를 하지 않은 상태, ‘담당 부서인 우리 학사지원팀에 공식적으로 접수가 되어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공식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고 전했다. 따라서 현재 학사지원팀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것이 없기에 학생상벌에 관한 지침에 명시된 징계 절차는 집행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담당 교수가 자체적으로 이를 처리하고 있다. 학사지원팀장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담당 교수가 아니더라도 제보자 혹은 총학에서 건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부정시험이 적발되었던 수업을 듣는 한 학우는 부정행위는 나름 공부를 주업으로 삼고 프로의 단계까지 왔다는 사람이 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라며 초범이란 점을 참작할 수는 있으나 그 참작에도 정도란 것이 있는 것이다. 정학까지는 아니어도 수업 자체는 F를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전반적인 폐해들의 축소판을 보는듯하여 씁쓸하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 수업을 듣는 다른 학우는 다른 사람은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보는데 편법으로 높은 점수를 받으려는 것은 부당하다. 그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등수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학교 규정대로 처리해서 지은 죄에 대한 벌은 확실히 주고 반성 시켜야 한다고 생각은 한다. 그렇지만 우리 학교가 워낙 소규모고 그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으니 조용히 그 학생의 점수를 0점 처리하고 사회봉사를 시켜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고 그 학생이 진짜 반성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함인석 교학팀장은 부정행위와 관련된 문제는 오래된 숙제로, 제재 없이 넘어간다면 다른 이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과 피해를 주게 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명예규약 준수와 자체적인 자정 분위기 형성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부정행위에 대한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는 시험 관리 지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감독 방식과 이의제기 방식이 교수마다 제각각인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대의 경우 성의 철학과 성윤리중간고사에서 학생들이 집단 커닝을 저질렀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교수가 반드시 시험장에 입회하고 학생들이 전자제품을 몸에 지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시험관리지침을 배포한 바 있다.

백승혁 기자. bsh3681024@gist.ac.kr 최철민 기자 ferror@gist.ac.kr

“여행하라, 여행하지 못할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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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협력국 주최 오소희 작가의 여행 특강 열려

[기사 입력 : 2015.06.01 23:58 1차 수정 : 2015.06.02 00:12]

<사진 = 오소희 작가가 대학C여행은 어떻게 인생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지난 529일 오후 330분 대학 C104호에서 오소희 여행 작가의 특별 강연이 열렸다. 대외협력국의 주최로 열린 이 강연에는 70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했으며, 오소희 작가는 여행은 어떻게 인생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행을 통한 열림, 섞임, 나눔에 대해 강의했다.

오소희 작가는 그녀의 저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를 통해 세 돌 된 아들을 데리고 터키로 여행을 떠난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후 라오스, 남미 등을 여행하며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등을 써냈다.

이번 강연에서 오소희 작가는 여행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녀 우리 사회의 모범생으로 살아가던 그녀는 불현듯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대학이나 회사에서는 단순한 지식과 이익을 얻는 방법을 가르칠 뿐,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기성세대는 좋은 대학과 회사에 들어가면 인생의 많은 것들이 해결된다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오소희 작가는 이러한 의문을 여행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세돌 된 아이를 데리고 훌쩍 떠난 터키를 시작으로 아이와 함께 라오스, 시리아, 남미대륙 등을 여행했다. 단순히 새로운 곳에 가서 그곳의 겉모습에 감탄하는 여행이 아니라, 그곳에 스며들어서 그곳과 관계를 맺는 여행을 통해 인생에 관해 가지고 있던 의문들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시리아에서 사귄 친구에게 하나밖에 없다는 아기의 돌 사진을 받았는데, 그 지역에서는 물건의 가치가 높을수록 남에게 베푸는 문화가 있었다. 이 사진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남에게 베풀고 마음을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라며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2시간 동안 긴 강연이었음에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활발한 질의응답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김아린 학우(14·기초교육학부)보통 유명한 여행지를 찍어놓고 선 긋듯이 이동하는 여행이랑 달리 여행지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여행을 하신 분이라서 작가님의 여행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였다.

이 강연을 기획한 김가환 대외협력국장(14·기초교육학부)신입생을 대상으로 어떤 주제의 특강을 듣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연애와 여행에 대한 주제를 원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2학기에는 연애 특강이 준비되어 있다. 귀한 시간 내어 강연에 참석해 주신 학우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박민철 기자 eyejor@gist.ac.kr

 

TA 제도 진단.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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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5.05.27 22:18]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오늘 TA hour는 카톡이나 문자로 대체하겠습니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지스트 대학생에서 TA hour를 취소한다는 글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한 기초과목의 TA의 경우 개인적인 사정이라는 이유로 몇 주간 TA hour를 취소하기도 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석연치 않을 수밖에 없다. TA로서의 책임감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학우들도 있다. 과연 어디서부터 TA 제도가 삐걱거리게 된 것일까? 또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TA들의 주된 업무는 무엇일까?

TA hour가 자주 취소되어 이용하고 싶어도 못했다며 불만을 표한 한 학우. 그는 과연 TA가 최소 업무시간은 채우는 것인지 의문을 표했다. TA들이 쓰는 고용계약서에 따르면 월 최소 10시간에서 최대 32시간을 일하도록 돼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주 TA hour를 취소하고도 업무시간을 채울 수 있던 것일까?

확인해 본 결과 해당 TA는 최소 업무 기준인 10시간 이상을 일해 문제될 것은 없었다. 다만 TA hour 외의 일로 그 시간들을 채웠는데, 이는 학교 측과 학생들이 생각하는 TA제도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TA hourTA의 주된 업무라 생각하는데 반해, 학교에서는 TA를 조교의 역할, 즉 교수지원 인력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TA들의 업무는 사실상 고용주인 교수가 지시한 일이다. 만약 교수가 TA hour에 대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 TA들은 TA hour를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 TA제도의 목적이 본디 TA hour가 아닌 교수 지원이기에, 만약 TA가 교수가 지시한 일로 10시간만 채운다면 그들은 근로계약서 상 하등 문제가 없는 것이다.

학사지원팀은 ‘TA hour를 운영하는 것에도 교수마다 입장 차가 있어 이에 대해 행정적으로 규제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Alexander 교수(수학)“TA hour를 고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라며 TA hour를 운영하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미 교수 Office hour가 고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학사지원팀은 학생들의 입장을 대신하여 교수에게 TA hour를 운영해달라고 권고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TA hour를 이용하는데 있어 TA의 태도 때문에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경우도 있다. 몇몇 과목을 빼고선 몇 주간 TA가 연속적으로 TA hour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만약 공지에 선배들의 놀러갈게내지는 고생한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면 TA hour를 가는데 소극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TA hour를 이용하려면 심리적으로 높은 장벽을 넘어야하는 셈이다.

“TA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TA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들도 있다. TA 대부분의 업무가 숙제 채점 및 첨삭인 것에 반해 제출한 숙제에 대한 첨삭 부분이 부실하고, 질문을 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답변을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4학기 째 TA를 하는 한 학우는 “TA도 결국 학생이기 때문에 항상 원하는 수준까지 답변할 수 없다. 때문에 TA는 선생님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데 선배로서 힌트를 주는 정도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는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학사지원팀과 교수들도 학생들의 불만에 공감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용렬 학사지원팀장은 “TA는 원래 박사과정 이상의 대학원생들이 주로 맡아서 해야 한다. 아무래도 학부생들은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학부에서 TA로 활동하는 것이 대학원 과정에서 TA로 활동하는 것보다 메리트가 없어 지원이 많이 없는 상태이다. 결국 학부생들 중에서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소 성적 기준을 두고 교수가 TA를 뽑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TA hour를 활발히 운영 중인 조경래 교수(생물)원래는 박사 이상의 사람들이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 상 3, 4학년에게 TA를 맡기고 2학기 이상 하게 해 전문성을 높이려 한다.”라며 만약 TA hour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Office hour를 이용할 수 있다. 교수들도 그 시간 동안은 학생들을 위해 고정해 놓은 시간인 만큼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TA hour가 언제죠?”

현재 TA hour는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 공지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글이 쉽게 묻힐 뿐더러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학우의 경우 공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TA hour를 이용하지 못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승희 학생 외 2명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58명의 응답자 중 39명인 약 24.7%정도가 공지를 못 봐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회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학생들의 커뮤니티인 ‘Gistory’에 기존 페이스북을 대체하는 새로운 TA hour 공지 게시판을 만들려고 했으나 Gistory 사이트 결함으로 게시판을 만들지 못한 상태이다.

TA hour, 이 모든 문제의 근본은 어디일까?

TA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항상 g-class와 페이스 북 모두를 이용해 공지를 하고 시간 변동이 거의 없는 TA hour를 운영하고 있는 TA에 따르면 아무리 공지를 해도 시험 기간이나 퀴즈 전 주에나 이용 학생이 잠깐 늘어나고 상시 이용하는 학생은 1~2명 정도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서 TA들은 TA hour를 열심히 할 의지를 잃기 십상이다.

결국 TA hour를 둘러싼 여러 문제는 결국 TA와 학생들 간의 악순환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의 TA hour 이용률 저조와 TA의 빈번한 TA hour 취소가 서로 꼬리를 물고 심화되어 결국 어느 누구의 책임이 될 수 없게 된 것이다.

해결 방안은 없을까?

현재 발생하고 있는 TA hour에 대한 문제는 결국 학생과 TA간의 배려와 인식 변화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경래 교수(생물)이용률이 낮아지면서 TA들도 더 대충 TA hour를 운영하고 그러니까 학생들은 더 TA hour를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그렇지만 각각의 교수님이 나름의 교육 철학이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이를 규제하는 항목을 만드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학생들이 먼저 참여를 하고 지속해서 피드백을 주면서 바꿔나가야 할 항목 같다고 말했다.

조경래 교수는 이에 덧붙여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해결 방안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손꼽았다. 또한 그는 학생회 차원에서 TA hour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 등 교실 밖의 교육에 대해 인식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우리학교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을 더 생각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비추기도 했다.

학사지원팀도 “TA의 활동 내용에 따라 교수 추천을 받아 상과 10만원의 상품권 포상이 있기는 하다. 이를 더욱 확대해 TA들의 활동을 장려할 예정이다.”라며 나름의 방안을 내놓았다. 또 학생들이 직접 TA를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TA들이 어떤 업무를 진행하는지 보다 학생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다. 학사지원팀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기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TA hour 공지 문제의 경우 G-Class를 이용한다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A들에게 해당 과목의 g-class는 편집 권한이 주어진 상태이기에, 학생 전체에게 메시지와 메일을 보내는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이런 기능을 활용하여 공지하는 TA가 이미 있고, 이에 몇몇 학생들은 다른 TAG-Class를 통해 공지를 개제해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상태다. 학교는 다른 TA들에게 G-class와 같이 보다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공지하기를 권고해야 할 것이다.

TA hourLiberal Art College인 우리 학교가 자랑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이다. 비단 숙제를 물어보고 하는 것 외에도 선배들과 교류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학우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불만사항이 있다면 건의를 할 수 있는 인식이 다져져야 한다. 또한 TA들도 페이스북 공지에 친분을 표하는 댓글이나 너무 잦은 변동 사항을 만들지 않는 등 학우들의 참여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는 행동들을 지양하고, 학우들이 편하게 TA hour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은 서로 간의 배려를 통해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더욱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최소영 기자 soyoung13@gist.ac.kr

<지스트 사람들> 과학과 철학, 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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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 사람들> 11학번 정유희 학우

[기사입력=2015.05.27. 17:56 | 기사수정=2015.05.27 18:44 ]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뭐하지…?” 많은 학우들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겁니다. “그냥 대학원 가서 석박사 하면 되겠지…” 정형화된 진로방향에 휩쓸려가는 느낌이 들지는 않으신가요? 그렇지만 진로에 관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지스트 사람들>은 졸업생들이 선택한 다양한 진로들에 대해 알아보고, 학우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아직도 미래가 막막하신 분들, 지스캐치가 기획한 <지스트 사람들>을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지스트 사람들> 세 번째 주인공은 11학번의 정유희학우입니다. 정유희 학우는 올해 초 우리 대학을 졸업하여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이하 과사철 과정)’에서 재학 중입니다. 우리 대학 대다수의 학우들은 과학/공학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데, 정유희 학우는 과학철학을 진로로 선택하여 상당히 색다른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과학보다는 인문학에 더 가까운 과학철학, 그리고 정유희 학우의 진로결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사진 = 정유희 학우>

Q1 : 과학철학, 과학사가 무엇인가요?

A1 : 과학철학은 자연과학의 본성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분야입니다. 자연과학이 어떤 현상을 관찰하고 원인을 밝혀내는 학문이라면 과학철학은 과학자가 밝혀낸 것의 의미를 찾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나아가 자연과학이 진리인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예를 들어 물리철학의 경우 물리량의 측정이 과학이론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가?’, ‘과거 현재 미래로 흐르는 시간은 실재하는가?’ 등을 묻죠. 생물철학의 경우 유기체들은 어떤 원리에 의해 분류되어야 하는가?’ 등에 대해 묻습니다.

과학사는 말 그대로 과학의 역사입니다.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과학의 영웅들을 살펴보고, 그들이 어떻게 놀라운 업적을 낼 수 있었는지를 추적합니다. 대개 이 영웅들은 뛰어난 천재가 고난을 뚫고 탐구에 매진하여 과실을 딴 신화처럼 내비쳐지는데, 사실 이들의 삶은 시대와 환경, 수많은 우연, 한계 등이 촘촘히 연결된 거대한 서사입니다. 과학사는 이런 갈래들을 하나하나 톺아보며 무엇이 이 영웅들을 만들어 냈는지 큰 그림을 그립니다.

Q2 : 과사철 과정 생활은 어떤가요?

A2 : 우리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인문학 계열을 전공하던 사람이 반 정도 되는데, 그래서인지 이공계열인 지스트대학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비약을 조금 넣자면, 과학 활동만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실재론에 치우치기 쉬운데, 철학분야에는 실재론과 반실재론 간의 긴장이 팽팽한 편이에요. 어느 쪽이든 근본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 덕에 과학이 과연 객관적인가?’ 라는 물음도 자연스럽죠. 이것이 학과의 분위기에 적용되어 과학조차도 객관적이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공부하는 방법도 대학 때와는 조금 다른데, 주로 논문 읽고 쓰기, 토론과 논평 등을 합니다. 토마스 쿤, 칼 포퍼와 같은 과학철학의 대가들의 책을 주로 읽고 논평하죠. 과학철학 대가들의 생각을 더듬어 가는 것도 중요해서 그들의 저서를 많이 읽습니다. 과학 공부를 할 때 이론을 많이 배웠다면 과학철학에 와서는 대가들이 했던 물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Q3 : 어떤 과정을 통해 과학철학이라는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나요?

A3 : 저는 철학수업을 들으며 고전에 큰 흥미를 느꼈고, ‘철학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낀 철학의 맛이란 철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과학의 맛과는 색다른 맛을 의미합니다. 연구중심대학인 우리대학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취업보다는 연구와 탐구에 흥미가 많이 갔고, 평소 흥미를 갖고 있던 철학이 더해져 자연과학의 근간을 이루는 과학철학 분야에 매료되었습니다.

지스트에서 제공하는 기회도 진로 선택에 영향을 주었는데, 대표적으로 Evolutionary Biology and Field Trip 프로그램이 그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진화생물학 수업을 들은 뒤, 인도네시아의 윌러스 라인에 직접 답사를 가서 진화의 흔적을 찾아보고 오는 프로그램입니다. 평소 진화론에 흥미를 갖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진로선택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과학철학으로 진로를 선택한 것과 진화론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이 둘은 사실 꽤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답니다. 과학철학의 한 분야인 생물철학에서는 진화론의 증거 찾는 것에 주력하지는 않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예를 들어 자연선택은 진화의 얼마나 강력한 요인인가? 혹은 인간의 행동은 진화론으로 얼마만큼 이해될 수 있는가? 등 꽤 밀접한 연구를 합니다. 제가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분야도 진화론을 깊이 탐구하는 것이기도 해서 윌리스 라인 답사가 저에게는 꽤 많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Q4 : 앞으로의 계획은?

A4 : 진화론에 관심이 많아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분야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진화, 과학철학, 종교와 문명 이런 분야가 흥미로운데 아마도 재밌는 것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석사과정을 하고 있는데, 제가 박사 과정을 해도 되는지도 석사과정에서 결정하려 해요. 우선은 제 지도교수님이신 장대익 교수님이 과사철 과정에서 박사까지 하셨고, 한국에서는 과학철학/진화론 분야에 저명하신 분이기 때문에 교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갈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5 :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5 : 지스트대학은 일반 대학에 비해 독특한 점이 많아요.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소수정예 교육, Liberal Arts 교육 등 여러 특성이 있습니다. 이 특성들은 다른 시각에서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될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지스트대학이 규모가 작고, 타 대학과 교류가 적다는 단점을 느껴 대외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영화제 자원봉사, 과학기술 토론대회 등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이 배웠지요.

하지만 졸업을 하고서야 느낀 것은, 지스트대학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장점을 잘 누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았나 하는 것 입니다. 지스트 교수님들의 방문턱은 정말로 낮습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가깝게 지내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있는데, 이러한 혜택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누려왔던 것 같아요. 부디 후배님들은 교수님들께 자주 찾아가고 g-surf나 계절학기, 교내 대회 등 지스트에서 제공하는 특권들을 잘 누리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진로를 전향하고자 하는 분들께 한 가지 더 당부 드리자면, 진로를 선택할 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공계에서 타 분야로 진로를 전향하여 많은 현실적 조건이 변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 학비, 학위 기간, 병역 등이 진로를 선택하는데 있어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 꼭 경험자들과 상담을 거친 후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선배가 됐든 교수님이 됐든 꼭 경험자와 상담한 후 결정하기를 강하게 권장합니다.

심규대 기자 dk2998@naver.com

[가정의 달 특집] 설문조사로 본 가정 속 지스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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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5.05.25. 23:03]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지구가 멸망해서 다른 별로 이주해야 하는데 지구에서 단 한 가지만 가져 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가져가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한국의 대가족제도를 가지고 가겠다.”라고 답한 바 있다. 토인비는 가족 간의 유대와 질서를 통해 효도, 사랑, 배려를 실현하는 한국의 대가족제도를 부러워하였다.

그러나 토인비가 부러워하던 대가족제도는 더 이상 찾기 힘들어졌다. 실제로 2010년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와 각 연도별 ‘인구주택 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세대 가구와 단독가구는 증가한 반면, 2세대 가구와 3세대 가구는 계속해서 감소했고 앞으로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족의 규모나 의미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이렇듯 핵가족화와 개인화가 가속화되면서 가족 구성원들과의 유대관계도 과거와 같지만은 않다. 특히 기숙사 생활을 통해 가족과 따로 생활하고 있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경우 이를 더욱 체감한다. 대부분 반복적인 일과를 보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부모님께 연락드리는 것을 종종 잊곤 한다.

<지스캐치>에서 5월 5일에서 7일까지 3일간 ‘부모님과의 유대관계’에 대한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우리 대학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부모와 교류를 많이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를 게시한 ‘지스트 대학생’ 페이스북 페이지 멤버 수 기준 698명의 학생 중 84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학생들 중 49%는 ‘한 학기에 한두 번’ 집을 찾아간다고 답했다. 윤지현(14・기초교육) 학우는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지만, 집에 한 번 다녀왔을 때 드는 시간과 돈이 부담되기 때문에 자주 집에 가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라며 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적은 것에 대한 이유로 타지 생활을 꼽았다.

부모와의 통화 횟수의 경우, 일주일 동안 ‘1회 이하’라는 답변이 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2-3회’의 답변이 32%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통화 시간은 일주일에 ‘10분미만’이라는 답변이 77%의 비율로 압도적이었다. 10분 미만의 시간은 간단한 안부만 주고받을 정도의 대화를 하는 정도이다.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80%가 방학동안 기숙사나 집 밖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민준(14・기초교육) 학우는 “주로 방학 때 기숙사에 잔류하는 편이다. 우리 학교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여 알차게 방학을 보내는 수단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방학 때 집에서 생활했다면 기숙사에 잔류한 것만큼 알차게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기숙사에 잔류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부모 부양의 경우 응답자 중 약 10%는 결혼 이후에도 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면서 부양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90%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만 부양을 하거나 부모 스스로 노후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부모와의 교류에 소홀해진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부모와 자식 간의 교류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통계청에서 10대와 20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족과 만나는 횟수가 2008년에는 ‘거의 매일’이라는 답변이 8.5%,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는 답변이 22.3%를 차지했다. 반면 2014년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거의 매일’의 답변이 3.6%,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는 답변이 17.6%를 차지하였다. 사회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났음에도 연락의 빈도는 적어진 것이다.

가족 간 교류가 줄어들면서 개인주의적인 분위기가 가정 내에서도 짙어지는 추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에는 모든 연령층이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렇지만 2014년 조사 결과에서는 ‘가족과 정부, 사회가 부양해야 한다’는 답변이 모든 연령층에 아울러 높게 나왔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견도 2002년에 비해 10% 정도 높게 나타났다. 12년 사이에 가정 내 유교적 분위기가 약화되고 개인주의의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따라 결혼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의식도 변해가고 있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사회조사: 결혼에 대한 견해’의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2002년에 비해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10대와 20대가 2012년에는 10%이상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흥미로운 것은 60세 이상의 인구에서도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의견이 10% 가량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모든 세대에서 인식이 달라진 것을 보여준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 거주하는 우리 대학의 특성상 학기 중에는 학업과 시간적・경제적인 이유로, 방학 중에는 대학생으로서의 다양한 활동 등을 이유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란 쉽지 않다.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TV를 시청하며 과일을 먹는 모습보다 각자 방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는 모습이 더 익숙하기만 하다. 오늘,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리는 것이 어떨까.

<지스트 사람들> 10학번 오왕석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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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에 자리 잡은 다섯 개의 돌 1기 입학생에서 1기 졸업생으로

[기사입력=2015.05.21 18:47]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뭐하지…?” 많은 학우들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겁니다. “그냥 대학원 가서 석박사 하면 되겠지…” 정형화된 진로방향에 휩쓸려가는 느낌이 들지는 않으신가요? 그렇지만 진로에 관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지스트 사람들>은 졸업생들이 선택한 다양한 진로들에 대해 알아보고, 학우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지스트 사람들> 두 번째 주인공은 10학번 오왕석 학우입니다. 현재 지스트 신소재공학부 Soft Nanomaterals and Energy 연구실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오왕석 학우를 만나 그가 겪었던 지스트에서 4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먼저 졸업한 선배의 경험이 우리들의 대학생활에 참고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연구실에서 오왕석 학우 /사진제공 = 김기용 miraculum7@gist.ac.kr>

대구 토박이가 광주로 오기까지

Q. 태어나서 대구에서 스무 살까지 살았던 대구 토박이다. 어떻게 광주에 있는 대학의 첫 입학생이 될 수 있었나?

A. 재수를 시작할 때 쯤 우연히 집에 굴러다니던 과학동아를 본적이 있다. 그 과학동아 광고에 지스트대학이 소개 되어있었는데, 과학뿐만 아니라 인문까지 폭넓게 가르치겠다는 교육철학을 보고 참 괜찮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고 재수하는 내내 기억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러다 수능 뒤에 원서를 다 쓰고 나서 쉬고 있는 어떤 날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지스트라는 대학이 있다고 군외모집이니까 갑자기 써보자고 하셨다. 원래 그런 쪽에 관심 있는 분이 아니신데 어떻게 참 신기하게 그런 정보를 알아오셨다. 마침 원서접수 마지막 날이라 급하게 다른 대학 지원할 때 썼던 자기소개서를 고쳐서 원서접수를 마쳤다.

원서접수를 마치고 지스트대학에 대해 알아보니 처음 가졌던 인상처럼 좋은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과학자가 꿈이긴 했지만 인문학에도 관심이 많았고, 서울의 종합대가 얼마나 좋은 교육환경이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스트대학은 그런 나에게 맞는 교육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합격발표 전에 아버지와 함께 광주를 방문했었다. 전라도지역 자체가 처음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캠퍼스가 외국 분위기도 나면서 멋있고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합격한 이후 합격자 초청행사에서는 교직원 분들과 교수님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지스트대학에 진학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위업달성! 숨마쿰라우데 졸업

Q. 1기 졸업식에 갔다가 숨마쿰라우데(졸업 GPA 4.3 이상)로 졸업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본 기자의 두뇌로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호들갑)

A.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처음부터 조기졸업이나 숨마쿰라우데를 노린 것은 아니다. (웃음) 사실 1학년 1학기 때는 생존을 목표로 공부했다. 아무래도 주위 친구들은 상당수가 과고 출신이고, 나는 재수한 일반고 출신 이었다. 절박한 마음으로 공부했다. 학기가 끝나고 결과를 보니 안심이 되면서, 열심히 하면 되는 구나를 느꼈다.

이후로도 위기는 많았다. 하지만 점차 대학교에서 시간관리 하는 법을 터득하면서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학년 때는 모르지만 나중에는 이정도 숙제량이면 어느 정도 시간 투자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되지 않나? 2학년 때 총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유기화학 같은 시간투자가 많이 필요한 과목을 공부하면서 힘들었지만 시간관리를 잘 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학년이 되어서는 서지원 교수님 연구실에 있었는데 막연했던 공부가 실제 연구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되면서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들에 대해 더욱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전공에 진입해서도 계속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모든 과목이 재밌었던 것은 아니고 하기 싫은 과목도 있었지만 성격자체가 하기 싫다고 미뤄두기보단 하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지기 전에 빨리 행동을 시작해버리는 성격인 것도 어느정도 도움이 되었다. 1학년 2학기 때 송계휴교수님의 고급물리과목을 들을 때가 특히 그랬던 것 같다. 또 운이 좋게도 수강신청을 실패한 적이 없어 항상 듣고 싶었던 과목을 들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1기 졸업생이 되기까지

Q. 요즘 대학생들 중에 4년 만에 졸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휴학을 선택한다. 어떻게 1기 졸업생이 되었는가?

A. 3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느냐 마느냐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휴학을 하고 뭔가 장기적인 활동들을 꾸준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꾸준한 봉사활동이나 해외경험등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 때까지 공부를 쉰 적 없이 많이 하긴 했는데 막상 돌이켜 보면 가물가물했기 때문에 학업을 쉬면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

그런데 4학년 1학기를 SAP를 통해 UC Berkeley에서 보내게 되면서 뭔가 기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에서의 학업량이 엄청났지만, 새로운 환경에 있다는 것이 새로운 원동력을 제공해 주었다. 특히 SAP 기간 중에 미국대학의 봄방학 기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때 미국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이 나에게는 힐링의 시간이었고 계속해서 쉬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다보니 1기 졸업생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되었다.

만약에 이 때 미국을 가지 않았다면 휴학을 했을 것 같다. 휴학을 했다면 뭔가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때 휴학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그 당시 뭔가에 떠밀려서 선택한 길이 아니라 내 스스로 선택했던 길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휴학을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학업을 도피하는 형식의 휴학이 아니라 새로움을 찾아나서는 휴학을 권하고 싶다.

Q. 1기 입학생이자 1기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에 느끼는 감정이 있다면?

A. 1기 졸업생이라는 건 나름 의미 있는 일이긴 했지만 특별한 감정은 들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1기 입학생이라는 타이틀에는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느낀다. 지스트대학이 처음으로 하는 여러 활동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1기생들의 노력으로 지스트 전체가 잘됐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러한 감정들이 대학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때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제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1기생으로서 느끼는 이런 감정들은 앞으로도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거라 생각한다.

Q. 학교의 초창기에 들어왔기 때문에 겪었던 에피소드 같은 것들이 있다면?

A. 여러 가지가 생각이 난다. 일단 1기생들은 1학년을 대학원기숙사 8동에서 보냈는데 침대가 이층침대였다. 또 제 2 학생회관이 없었던 시절이라, 모두 제 1학생회관에서 밥을 먹었는데 1층 식당이 리모델링을 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1학생회관 옆에 대형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거기서 밥을 먹었다. 조금 처량한 느낌도 들었었다. 요즘 입학한 후배들은 아마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1 기들끼리 처음 기획했던 축제도 생각이 난다. 100명밖에 없는 1기생들끼리 엄청난 축제를 할 수도 없고…… 우리끼리 음식 만들어서 팔고 먹고 동아리들 공연 구경하는 작은 축제였다. 작은 축제였지만 1기생들끼리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던 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Q, 대학 4년 생활동안 기억에 남는 좋았던 일이나 아쉬운 일이 있다면?

A. 2학년 때 학술 동아리 홀릭스에서 갔던 술 없는 엠티가 기억이 난다. 밤새 마피아도 하고 족구도 하고 소소한 게임도 했는데 술 안마시고도 엠티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걸 느꼈던 시간이다. 버클리에 여름학기를 갔을 때 학장님이 오셔서 피자도 사주시고 동기들과 다같이 메모리얼 가든 잔디밭에 앉아서 이야기 나눴던 것도 생각이 난다. 학장님과 학생들끼리 굉장히 편하게 이야기 했었던 것 같다.

아쉬운 일은 아무래도 2학년 때 학생회 활동이다. 하우스 제도를 처음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긴 어려움이나 매년 반복되는 이슈들을 해결하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도 열정을 가진 후배들이 있으니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 후배들과도 좀 더 친하게 지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대학원생이 되고 보니 대학생 때 좀 더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은 것도 아쉽다. 여러분은 지금부터라도 여름 방학 여행 계획을 세우시라!

이제는 지스트대학원생으로

Q. 대학원을 선택할 때 해외유학이나 타 대학원진학 그리고 자대진학 정도로 경우의 수를 나룰 수 있을 것 같은데, 자대진학을 선택했던 과정은?

A. 해외유학은 아무래도 병역문제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 물론 조금 무리를 하면 유학을 마치고 병역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나에게 해외유학이 그만큼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학원 연구실을 선택할 때, 연구주제가 무엇인지? 교수님은 어떤 분이신지? 경제적인 지원은 어떤지? 등을 주제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민했었다. 자대 대학원은 아무래도 이런 정보를 얻는데 있어서 편리했다. 이런 정보들이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데 인턴과 G-SURF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 나의 지도교수님은 면담을 했을 때,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주제도 내가 원하던 것이었고 그래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진학하게 되었다.

우리학교에는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그렇다보니 학생들이 너무 당연하게 대학원진학을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물 흐르듯 진로를 결정하게 될 수 도 있다. 후배들에게 이런 것은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대학원의 어떤 연구실에 갈지 미리미리 고민하고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컨택하지 않고 대학원에 진학하면 자신이 원하던 것과 다른 주제를 연구하게 될 수 도 있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Q. 대학원생활을 시작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A. 아직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웃음). 만약 석사과정으로 진학했다면 석사논문 준비로 바빴겠지만 석박 통합으로 진학했기 때문에 길게 보고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다. 박사토픽에 대해 생각하면 막막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책만 찾아보는 것보다 직접 실험해볼 수 있어서 좋고, 내 스스로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 학부 때와는 다른 점인 것 같다. 실험을 하면서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더욱 느끼고 있고, 앞으로 계속 공부를 하면 더 재미있는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Q. 앞으로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A. 과학/공학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 교수는 연구도 하면서 학생들과 서로 배우면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과학적 현상을 밝히는 것도 흥미롭지 만 궁극적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는 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적정 기술에 관심이 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과학 교육, 대학 교육이 지향하는 바에 대해서 좀 더 공부를 해보고 싶다.

4년의 경험이 말하는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한 조언

Q. 현재 대학을 다니며 고군분투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뭐든지 많이 해보라는 말을, ‘행동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사실 지금까지 내가 시도했던 것들이 아주 많은 것도 아니고 멋있어 보이는 일들은 별로 없다. 그래도 내 마음이 가는 일들을 이것저것 해봤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신생대학이라 해볼 수 있는 것도 많고 해야 하는 것도 많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누군가의 행동에 의해서 해결된다. 우리 후배들 사이에서 으쌰으쌰 해서 한번 해보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공부도 그렇고 학생자치활동도 그렇고 어떤 것이든지 좋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친구를 위해 서로 격려를 해주었으면 한다.

지스트대학 학생으로서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은 어디로 가는 길인지, 어디로 갈 수 있는 길인지 정해진 게 없다. 졸업생들도 후배들보다 한 발짝 조금 더 앞서서 그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길을 가는 데에 지스트 학생 모두가 서로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왕석 학우는 혹시나 궁금한 게 있거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며 메일 주소를 남겼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연락해보세요~ wangsuk30000@gist.ac.kr

최철민 기자 ferror@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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