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우리 청년세대,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허나 왠지 모르게 친절함 이면에 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더는 대학 강의실에서 옆자리 사람과 거의 대화하지 않는다. 서로 말 걸지 않는 것이, 무관심이 미덕이라 여겨진다. 상대를 철저히 존중해 버린 나머지 상대방은 없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셈이다. 이런 현상을 ‘친밀성 상실 현상’이라 부르고 싶다....
음식과 사랑과 시
그리고 애매모호함에 대하여
어렸을 때부터 음식을 급히 먹었다. 내 앞에 놓인 그릇은 내가 해치워야 할 몫이었고 주어진 음식을 다 먹어 치우는 것이 그저 즐거웠다. 밥을 급하게 먹을 때마다 어른들께서 ‘소화가 잘 안된다, 위가 고생한다’며 음식은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이런 말들은 튼튼한 위장을 가진 어린 나에게 하나도 와닿지...
지난 3월 9일의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초박빙 승부였다. 탄핵을 당하고 2020년 총선에서 궤멸적인 타격을 입은 국민의힘이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어낸 것은 그들 입장에서 여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권을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에 대한 능숙한 대처 능력을 필요로...
본문은 6월 6일 프로젝트 "PEOPLE-19"이 주최한 ‘취준 청년 수다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청년 취업난이 심하다는 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테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는 ‘청년 취업=어렵다’라는 등식이 완전히 자리 잡은 듯하다.
2021년은 어떠한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또 한 번 청년 취업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쳤다. 그전까지 청년들은 취업 준비기간이...
지난 5월 9일 막을 내린 문재인 정부는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을 외면했지만, 독일은 용기있는 개혁으로 위기를 골파한 대표적 성공 사례다. 1990년 통일 이후 독일은 ‘통일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1992년부터 통일 특수가 줄어들고 막대한 통일 비용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1993년에는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피폐한 동독 지역 재건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재정적자, 사회보험...
르브론은 2월 8일 38,388골을 넣음으로써 NBA 통산 득점 1위에 올랐다
이 기록이 얼마나 위대함은 이것이 깨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봄으로써 알 수 있다. 25세 이하의 어린 선수 중 돋보이는 선수는 23세 루카 돈치치가 있다. 그는 23세의 르브론보다 1,200점 뒤처져있다. 앞으로 6시즌 동안 부상 없이 70경기씩 32.5골의 페이스로 득점을 올려야만 돈치치는...
<지스트신문>에 독자기고란을 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기고를 결정했다. 현재 KAIST 학보사 <카이스트신문>의 편집장인 필자에게는 KAIST와 많은 공통점을 가진 GIST의 학보사 <지스트신문>에의 기고가 무척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에 기고 전 <지스트신문> 지면을 찾아보고, 최근 신문인 54·55호를 읽으며 <지스트신문>은 어떤 기사를 쓰나 슬쩍 염탐했다. 기사를 읽어보니 이제 막 발행...
Interview라는 단어는 Inter(~사이에서) + view(보다)로 이루어져 있다. 직역하자면 ‘너와 나 사이에서 보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너와 나 사이에서 무엇이 보일까?
두 사람이 대화하는 과정을 떠올려보자. 먼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마주 보는 상황을, Inter된 상황이라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 생각한다. 단순히 마주 보는 것을...
의식하기 이전에 이미 속에 들어와 있는 문장이 있다. 처음 내 의지로 영화관을 방문했던 즈음부터, 칸, 베를린, 베네치아, 시체스, 선댄스 따위 이국의 축제 이름을 알게 되고, 고다르, 트뤼포, 오슨 웰스를 찾아보게 된 인생의 한 분기까지, 그 문장은 내 위와 목구멍 언저리를 꾸준히 돌아다녔고, 난 한 마리 소처럼 영화가 무엇인지,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