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쟁점은 부지선정 및 재정 충당 방안
지난 9월 10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전남 나주 본사에서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 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1단계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한전 공대 설립의 타당성 및 전반적인 설립 계획이 발표됐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대선에서 제시한 광주·전남 상생 공약으로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다. 구체적인 착공 시기 및 재정 부담 방안 등의 핵심 사항은 2단계 용역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전공대 구상안, 전폭적인 지원 계획
보고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오는 2022년 개교를 목표로 한 ‘에너지 특화 클러스터 리딩 대학’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20년 내로 국내 최고, 30년 내로 세계 최고 공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대 총장은 노벨상 수상자로 임명할 계획이다.
한전공대 부지는 우리 원의 2배에 가까운 약 36만평이며, 대략적으로 캠퍼스 12만 평, 클러스터(산업집적지) 12만 평, 대형연구시설 12만 평으로 구성된다. 수용 예정 인원은 학부생 400명과 대학원생 600명으로 약 1000여 명이다. 전체 교수 수는 100여 명으로 학생 대비 교수 비율을 10:1로 맞출 계획이다.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지원 또한 파격적이다. 한전은 한전공대 입학생들에게 입학금, 등록금,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과 한전 입사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교수들의 연봉과 연구 지원금으로는 각각 4억 원, 10억 원 이상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전 공대 후보지 선정 두고 지역 갈등 우려
한전 공대 설립에 관한 최대 화두는 설립 위치이다. 보고회를 진행한 컨설팅사에 따르면 후보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으며 신속한 인허가가 가능한 국·공유지가 우선순위이다. 최종 입지는 오는 12월까지 1, 2단계 용역이 완료된 후 내년 상반기 내로 선정될 예정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광주(남구)와 전라남도(한전 본사가 위치한 나주시)가 한전공대 입지선정을 두고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다수의 광역·기초자치단체장 후보자들은 자신의 출마지로 한전공대를 유치한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이로 인해 지역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에 한전은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합의해 설립 위치를 추천할 것을 제시했다. 일정 기간 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용역을 수행 중인 전문가를 통한 입지 선정 추진안도 제시됐다.
한전 설립 타당성 검토
재정 부담 고려해야
이번 중간 용역 설명회에서 제시된 한전공대 예상설립비용은 토지비용을 제외하고 최대 7000억 원이다. 학생 및 교수진에 지원되는 금액을 포함하면 설립 및 운영 비용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교수들의 총 예상연봉만 400억인 상황에서 한전이 막대한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타 기관의 재정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한전은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적자를 냈으며 올 상반기 순손실만 해도 1조 169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뚜렷한 해결책 없이는 추후에도 적자를 피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 및 운영 재정에 대해 한전은 이번 보고에서 범정부 차원의 설립지원위원회 구성 검토를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광주·전남의 재정 지원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최 윤 기자 choiyoon@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