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및 융합 교육, 지역 균형 발전 되새겨야
GIST는 올해 새로운 총장을 맞이했다. <지스트신문>은 김기선 신임 총장을 만나 지금까지 GIST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물었다. 김 신임 총장은 GIST의 설립 철학인 ‘국제화 교육, 융합 교육,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우리 원의 현황에 대한 견해와 발전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GIST 제8대 총장이 된
소회와 포부는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하면 큰 뜻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 큰 뜻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할 만큼 시간이 느리게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세상이 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사회에서 활동하는 30대가 되었을 때 하나도 쓸모없을 수 있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이처럼 빠르게 바뀌는 때에 한가하게 포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당면한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 문제에 대한 적극책을 강구해야 한다.
GIST의 현재 위치, 현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이야기를 하려면 GIST가 어떤 기관이고 왜 필요한 기관인지에 대해 정말 긴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불과 몇십 년 전인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학원 시스템은 학부 시스템에 비해 안정화 되지 않았다. 대학이 기초 교육을 담당한다면 대학원은 연구 중심 교육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대학원 교육이 거의 전무했다.
미국에선 매우 높은 수준의 이공계 연구가 진행됐지만, 우리나라엔 그 수준에 견줄만한 대학원 교육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미국식 대학원 시스템을 도입한 KAIST가 설립됐다. KAIST를 통해 표준 대학원 교육 시스템이 정착됐고 이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
KAIST는 대학원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그러나 설립 25년이 지난 후, 정부는 KAIST가 잘 수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국제화 교육과 융합 교육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과학은 국경이 없는 학문이기 때문에 단순한 영어 교육에서 벗어나 국제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융합학과 체제의 필요성 또한 제시됐다. 기존의 단일학과 체제로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 양성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교육기능을 갖춘 새로운 연구 기관 설립을 통해 국제화 교육과 융합 교육의 혁신이란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다. 이것이 GIST가 어떤 기관이고, 왜 설립됐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우리 원의 설립 철학은 ‘국제화 교육과 융합 교육 실현, 그리고 지역 균형 발전’이다. 실제로 우리 원은 국내 대학들의 국제화 교육과 융합 교육의 보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우리 원이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이런 성과가 조명을 덜 받는 것 같아 아쉽다. 이는 GIST 구성원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부분이다. 학생들이 항상 마음속에 이를 담고 공부했으면 한다.
우리는 GIST의 현재 위치와 현황 파악을 위해, 지난 25년간 국제화 교육과 융합 교육을 잘 실현했는지, 그리고 지역 사회를 발전시켰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GIST는 설립 직후, 학생 정원의 15%를 외국인 학생으로 선발했고 영어 교육과 외국인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화 교육에 앞장섰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설립 철학이 퇴색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GIST는 설립 당시에 5개의 전공이 융합된 정보통신과, 기계과와 전기과가 융합된 기전공학과 등 설립 철학에 부합하는 융합학과들을 개설했다. 그러나 오늘날엔 이 부분이 퇴색되고 단일학과 체제로 돌아선 것 같다.
지역 발전에 있어서는 그 역할을 정말 훌륭히 수행했다. 원래 이곳은 과수원과 논만 있던 대촌리라는 지역이었다. GIST가 지어지면서 대촌리는 광주 첨단지구로 지명이 바뀌었고 우리 원은 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만약 우리 원이 없었더라면 광주 인구의 10만, 20만 정도가 줄었을지도 모른다. (웃음)
앞으로의 GIST 발전 방향과 새로운
성장 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리 원은 일반 대학과는 다르게 교육 기능을 갖춘 연구기관이다. 즉, 우수한 엔지니어와 연구원을 배출해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과학기술 인재 양성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원 주변에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닌 ‘연구시설을 갖춘 과학단지’가 함께 구성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앞으로 GIST의 핵심 성장 동력은 미래형 산업단지인 AI산업단지가 될 것이다. 이 단지는 연구소처럼 보이지만, 주거 환경과 연구 환경, 산업단지가 모두 컴팩트하게 결합한 미래형 산업단지다. 이를 성공적으로 구현해내는 것이 GIST 미래 25년의 숙제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지난 25년간 GIST가 설립 철학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러지 못했다면 초심을 찾아, GIST에게 주어진 숙제를 하는 것이 우리 원의 발전 방향이 될 것이며 이 역시 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학보사의 역할과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GIST가 수동적이고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극적으로 주어진 것만 하고 그 자리에서 만족하게 되면 우리 원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은 능동적인 자세를 갖고 끊임없이 자기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GIST 학생들은 국가장학생으로서 큰 혜택을 받고 있다. 이에 걸맞게 우리 학생들은 해야 하는 일만 하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여러 가지 도전을 했으면 한다.
<지스트신문> 역시 뻔한 사실만을 적어내기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다양한 도전을 했으면 한다. 젊음은 도전의 기회이며 학교는 시행착오의 장이다. 도전하고 실패해보며 이를 덤덤히 받아들여라. <지스트신문>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고, 학생들을 계몽하는 역할을 선도해 학보사의 가치를 더 높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GIST 구성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보기에 GIST 학생들은 아무래도 학업 때문에 바쁘다 보니, 여러 가지 방향으로의 도전보다는 공부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저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자리 잡혔으면 한다. 이러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총장뿐만 아니라 구성원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특히 총장 본인은 무한도전 프로그램과 같이 도전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크다.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키고 도전하는 학생들을 학교가 나서서 지원할 것이다. 학생을 최대한 지원해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학교에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원의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앞으로의 4년이 됐으면 한다. 여러 생각을 나누면서 앞으로 GIST의 발전 방향과 그 대책들을 수월히 찾기 바란다. 함께 생각해야 대책이 나오고 조직이 발전할 것이다. 기자들과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은데, 시간 제약 때문에 너무 아쉽다. 오늘 인터뷰가 구성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