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연구와 학습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우리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어도, 갈등과 고민은 필연적으로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우리가 항상 힘낼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하며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지스트신문>이 상담경력개발센터를 방문해, 그분들이 생활하는 이야기를 들어 봤다.
원희정 선생님 & 이하늘 선생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원희정 선생님(원):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상담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구성원들이 원내 생활에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특히 저는 가족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쪽을 고민하시는 내담자분을 더 자주 만나보는 편이예요. 실제로는 내담자분의 고민이 상당히 다양해서 가족 문제를 넘어 여러 주제로도 상담하고 있지만요.
이하늘 선생님(이): 저는 취업·경력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자기소개서 작성과 첨삭을 도와드리고, 모의면접 프로그램과 같은 진로 관련 프로그램들도 운영하고 있어요. 채용설명회나 취업박람회도 기획·진행하고 있고요. 또 외부기관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취업 정보들을 모아서 매일매일 홈페이지에 올려드리고 있답니다.
상담하시는 일이 어떨 때 가장 즐거우신가요?
원: 즐겁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게 너무나 보람 있고 기쁘더라고요. 사실 걱정거리가 있다 해도, 상담사를 찾아가는 건 아직 많은 분들께 쉬운 결정은 아니에요. 찾아오셨다 해도, 자기 이야기를 처음부터 술술 꺼내 놓기는 더욱 어렵고요. 내담자분들이 ‘진짜 고민’은 살짝 숨기기도 하시는데요, 이럴 땐 고민이 뭔지 발견하기 어렵기도 하죠. 그래도 여러 회기동안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서로에게 신뢰가 쌓이면서 제게 점차 마음을 열어주시는 게 느껴지죠. 갈수록 그분이 어떤 분인지, 어떤 배경으로 살아오셨는지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공유하게 돼요. ‘진짜 고민’도 점점 드러나면서요. 갈수록 고민이 해결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차요.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이럴 때마다 너무 기쁘고, 저를 믿고 의지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외국인분들도 많이 오시나요?
원: 매학기 초에 외국인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내서 상담센터 이용을 안내하고 있어요. 2019년도에는 외국인 학생들과 48건의 개인상담을 진행했었고요. 개인상담의 경우 영어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죠. 대부분 한국학생과 비슷한 문제들을 호소하시지만, 경제적 어려움이나 고향 가족과의 문제도 상당히 있어요. 아무래도 타국에서 몇 년을 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깐,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죠.
면접 준비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주시나요?
이: 주로 모의면접을 많이 진행하는데요, 상황에 따라 ‘1(면접관):1(지원자)’나 ‘1:다수’로 진행해요. 면접은 상황과 느낌을 직접 경험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여러 명이 참가하는 경우엔, 돌아가면서 면접관 역할을 맡아 보면 많이 도움 되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 학생분들은 모의면접을 상당히 잘 활용하고 계세요. 조금만 피드백 해드려도 좋은 영향을 얻어가시곤 하거든요. 제가 도와드린 분이 최종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을 땐, 저도 기쁘고 보람차요.
학생의 자소서 작성은 어떤 방식으로 도와주시나요?
이: 좋은 자소서란 기관 쪽에서 지원자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글이잖아요. 그런데 본인의 특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스스로 생각할 때는 별로 특별한 게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답답해하시는데 자신에게 너무 익숙한 나머지 독특한 점을 찾기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을 많이 도와드리고 있죠. 지나친 것들을 하나씩 짚어 드리면서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도록 말이에요. 기본적으로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좋은 글이 나오거든요.
상담사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모두: 전문 상담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대부분 대학에서 상담심리학과, 심리학과, 교육학과, 사회복지학과 등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으로 학위과정을 밟아요. 이후 심리치료 기술과 관련한 ‘수련’도 하고, 심리검사 자격을 얻기 위한 연수도 받아요. 상담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거죠. 소중한 한 사람을 대하는 일인 걸 생각하면, 이 정도 노력은 당연하기도 하고요. 우리 센터에서는 최소 석사 이상의 학위과정과 각종 수련을 거친 분들이 상담하고 있으니, 전문성은 확실히 믿으셔도 좋아요.
상담 내용은 비밀이 잘 지켜지고 있나요?
모두: 내담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건 상담의 기본적인 윤리에요. 내담자 방문기록이나 개별적인 상담내용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아요. 간혹 학생분들이 지도교수님이나 학교에 본인의 상담내용을 보고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해요. 하지만 개인별 상담내용이나 기록을 요청하는 경우는 없고요, 만에 하나 그러시더라도 드리지 않을 거예요. 저희는 여러분들의 비밀을 지켜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김태 상담경력개발센터장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면서, 다산빌딩에서 뇌 과학 연구를 진행하면서 센터장도 함께 맡고 있어요. 저는 센터의 전체적인 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상담사분과 소통하고 있어요. 때론 교수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정리하기도 하죠.
상담과 경력개발을 함께 맡는 이유가 있나요?
이 부분은 내담자분들의 주 고민이랑 관련이 있어요.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걱정거리가 진로와 상당 부분 연관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센터는 경력개발도 함께 준비하니까, 이럴 때 좀 더 의미 있는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주로 학생분들이 많이 오시는 만큼, 진로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상담과 경력을 묶어서 상담경력개발센터로 운영하고 있어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라고 하셨는데, 힘들 때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분이 아직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데 부담을 많이 느끼시는데요, 실제로는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꽤 많아요. 조현병이나 우울증, 불안 장애 같은 것들은 20대 초반에 정말 많이 나타나거든요. 이런 현상들은 조기 치료가 되게 중요해서, 가능하면 빨리 해결하시는 게 좋아요. 정말로 힘드실 텐데, 본인이 고통을 받는 줄도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러면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더 다치게 되거든요. 그래서 빨리 발견할수록 좋죠.
또, 약물 치료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좋겠어요. 약물 치료는 뇌에서의 미세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꽤 많은 도움을 주거든요. 이외에도 여러 방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혹시 많이 힘드시다면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진료를 받으시길 바라요.
센터장으로서 구성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상담경력개발센터는 마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에요. 센터를 휴식공간이나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셔도 좋아요.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편히 와 주세요. 여러분의 어려움이 깊어지기 전에 좋은 해결책을 드릴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할게요.